테슬라 S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왜 한국에서 크게 줄었을까.
테슬라가 한국 판매를 시작한 S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미국보다 크게 짧아 의문을 낳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인증한 테슬라 S90D의 1회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94마일, 473km. 하지만 한국에서는 378km다. 95km나 차이난다. 똑 같은 차가 미국에선 473km를 달리고 한국에선 378km밖에 못간다는 것. 어느 정도 편차는 있을 수는 있지만 100km 가까이 차이나는 것은 같은 차로 보기 힘들만큼 문제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국과 미국간 인증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올해 판매를 시작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의 경우 미국에서 238마일(383km), 한국에서 383km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똑 같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국에서 191km, 미국에서 124마일(199.6km)로 인증받아 미국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았다. 이 같은 사례로 볼 때 인증 방식의 차이 때문에 한국에서 주행거리가 100km 가까이 짧아질 수는 없다는 의미다.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테슬라가 한국의 인증방식에 익숙치않아 벌어진 결과라는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95km의 차이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배터리가 좌우한다는 점에서 테슬라 S90D의 배터리 성능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한 S90D를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S90D에는 90kWh 배터리가 적용된다. 참고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8kWh, 쉐보레 볼트 EV는 60kWh 배터리를 사용한다.
테슬라측에서는 이와 관련한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본지의 질문에 “한국시장에 맞는 최적화된 설정으로 인증 테스트를 거쳤다”고 답변했으나 계속된 질문에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없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테슬라가 한글판 홈페이지에서 S90D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512km로 표기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국에서 378km로 인증받은 만큼 이를 표기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미국 기준 정보를 단순히 한글로 변환해 표기하고 있는 것. 게다가
이 차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다.
테슬라 S90D은 차량 기본 가격만 1억 2,000만원으로 풀옵션을 장착하게 되면 1억 6,000만원을 호가한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