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 가스배달 등 절박한 삶을 살았다. 대학생 신분으로 일찍 결혼했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하지만 절박하게 살았던 그의 꿈은 양복을 입고 출근하는 것이었다. 양복을 입고 첫 출근을 한 것은 2001년. 현대자동차 공주지점이었다.
불과 2년 뒤, 그는 전국 판매왕에 올랐고 이후 14년 연속 전국 판매왕의 신화를 써내려갔다. 현대차 공주지점 임희성(43)부장이다. 입사 후 그의 누적 판매는 4,642대로 월평균 25대의 실적이다. 작년 한 해에는 360대를 판매했다. 매일 한 대씩 판매한 셈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거둔 실적이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의 얘기다.
“2003년부터 전국 판매왕이 됐다. 현대에서는 1등부터 10등을 전국 판매왕이라 부르고 영업사원 시상을 한다. 2등은 두 번 했다. 2005년부터 12년 연속 전국 1등을 했다. 사람들은 큰 운수회사랑 거래해서 많이 판 줄 안다. 하지만 나는 중소도시에서 일을 하니 큰 회사와 거래한 적도 없다. 묶음 판매도 아니고 1대씩 판매했다”
그는 매 순간 절박한 마음으로 고객을 대한다. 고객이 최우선이고, 업무가 먼저다.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애들 소풍, 체육대회, 가족 동반여행도 못 갔다. 또 우리 조직의 목표를 보면서 조직과 내가 함께 해야 하기에 더욱 열심히 했다. 그 달의 가망고객은 그 달에 계약을 끝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더욱 절박한 마음에 다음 달에도 영업활동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건강관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매달 20~30대씩 판매를 이어나가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직 과로로 쓰러진 적은 없다.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술·담배를 항상 멀리한다. 평소에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한다. 타이트한 옷을 입어 항상 내 자신에 긴장감을 준다.”
오랜 기간 판매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영업 현장에서 부딪히는 일은 늘 힘들다.
“힘든 일은 엄청 많다. 나의 생각과 고객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을 때 힘이 든다. 그래도 열심히 일을 진행해 판매가 이뤄질 때, 이탈 고객이 다시 돌아올 때 가장 기쁘다. 나는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하고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고객들은 구매과정에 막힘이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을 좋아한다.”
판매왕의 비결을 물었다.
“진심을 다해 고객을 대한다. 고객들은 차에 대해 신경을 쓸 겨를이 없이 바쁘다. 나는 고객 차가 고장나면 정비소에 입고시켜 드리고 가져다 드리며, 고객의 차가 지저분하면 세차도 해드린다. 감성적인 영업이다. 나한테 화물차를 20대 이상 구매하신 고객이 있다. 그 고객의 여동생이 공주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이를 수습하고 처리해줄 가족이 모두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급한 연락을 받고 내가 나서서 교통사고 뒷처리를 하고 입원 시킨 뒤 경찰서에 가서 증언도 했다. 그 화물차 고객이 고마워하셨다”
고객과 상담을 할 때, 그는 많은 질문을 던진다. 타던 차는 어떤 차인지, 어떤 용도로 쓸지, 가족은 몇 명인지 등을 시시콜콜 물어보고 그 상황에 따라 차를 권한다. 경제상태와 주행거리를 고려해 선택 옵션 장착을 추천한다.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 일선 영업 현장에서의 생각은 어떨까.
“수입차 점유율이 크게 오르고 있어 현대차가 위기라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현대차는 수입차보다 가격, 사후 정비에서 경쟁력이 있다. 수입차는 정비업체가 한정되어 있다. 현대차만의 찾아가는 정비 서비스는 수입차엔 없는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를 우리 현대차는 한다. EQ900 같은 경우는 전담 배달 직원이 차를 전달하면서 고객에게 차량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영업사원을 지원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조언은 ‘절제와 마인드 컨트롤’이다.
“자동차 영업은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자기관리는 절제다. 절제하지 못하고 흐트러지면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 고객들과의 상호 교감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은 데 이때 중요한 게 마인드 컨트롤이다. 자동차 영업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직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