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싶었다. 사업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1994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 입사 한 이유다. IMF를 겪으며 기아차는 현대차로 인수 합병되는 와중에 그는 화성공장 근로자에서 기아차 영업사원으로 변신한다. 2005년부터 12년 연속 기아차 영업왕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기아차 망우지점 정송주 부장(46)의 얘기다. 지난 18년 동안 그의 누적 판매대수는 4,763대로 매년 평균 264대, 작년 한 해에만 403대를 판매했다.
그에게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인드 컨트롤, 즉 심리적인 안정이다. 사소한 데 얽메이지 않고 이래서 좋았고 저래서 나빴고를 따지는 징크스를 만들지 않는다. 심리적 기복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늘 마음을 다스린다.
정송주 부장이 말하는 자동차 영업은 이렇다.
“영업은 나를 팔아야 제품이 팔린다. 물건의 지식만 갖고 있어야 팔리는 게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먼저 인정을 받아야한다. 한 번 팔고 빠지는 영업이 아니라 고객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정직해야 하고 또 부지런해야 한다. 시절이 좋아 잘 팔릴 때도 있지만 어려운 시절엔 머리를 써야 팔릴 때도 있다. 매 순간 정직함과 신뢰, 부지런함으로 12년 연속 영업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1대 250의 법칙을 믿는다. 한 사람이 250명을 움직인다는 법칙이다. 영업에선 가장 중요한 법칙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10대를 판매하나 30대를 파나 바쁜 건 똑같다. 하지만 앞에 분이 잘 소개해줘 나한테 전화오면 1:250의 법칙처럼 나에 대한 믿음, 신뢰, 디테일한 설명이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바로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고객이 필요한 조언을 제때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고객들은 상담 과정에서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사람은 어떤 트림을 많이 선택하나, 할부는 몇 개월로 구매하는 가 등을 많이 묻는다. 이럴 때 나는 구체적인 데이터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조언을 한다.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계약이 이뤄진다”
그는 옛날과 다른 기아차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차들이 많다. K7이 그랜저 아성을 넘어섰다. 신형 그랜저가 나와도 K7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판매가 순조롭다. 카니발과 카렌스도 식구가 많은 가족이나 주말여행을 즐기는 분들에게 제 격인 차라고 강력 추천 드린다. 또한, 중형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K5가 디자인, 연비, 성능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차라고 생각한다.”
고급 차종에서 수입차와의 경쟁은 늘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비교적 쿨한 자세를 보였다. 자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능력이 돼서 수입차로 구매하면, 내 고객이 떠나가니 아쉽다. 하지만 잘 돼서 가니 축하해준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한 고객이 1억 짜리 외제차를 구매하셨다 다시 돌아오셨다. 수입차 타보니 별거 없더라는 말이었다. 지금 그 고객은 K9과 모하비를 타신다. 수입차 구매하겠다는 고객은 수입차 타라고 적극 권유한다. 수입차를 경험해봐야 국산차가 사후 정비에서 수입차보다 훨씬 합리적인 차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동차 영업직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그의 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 영업이란 직업은 일반회사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자신이 느슨해질 수 있다. 남들 놀 때 같이 놀면 최고가 될 수 없다. 영업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꾸준히 열심히 앞을 보고 묵묵하게 걸어 나가야만 이 분야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