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욕심 많은 장난꾸러기, 뉴 미니 컨트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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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커진다. 미니 컨트리맨. 덩치로 보면 미니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미니 라인업에서 최대 사이즈다. 미디엄이나 라지쯤 되겠다.
길이가 4,299mm에 이른다. 이전보다 199mm가 길어졌다. 휠베이스 역시 2670mm로 75mm 확대됐다.

더 커진 크기는 뒷좌석을 한껏 넓혀놓았다. 무릎 앞으로 주먹 두 개가 들어가고도 여유 있을 정도다. 센터터널은 겨우 손바닥 높이다. 뒷좌석은 2대 1대 2로 나뉘어 3개가 따로 따로 접힌다. 덕분에 450리터인 트렁크 용량은 최대 1,390리터까지 확대된다. 뒷좌석은 살짝 더 뒤로 젖힐 수도 있고,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2세대 미니 컨트리맨의 승부처는 아마도 뒷좌석이 될 듯하다.

수많은 동그라미가 지겨웠을까. 헤드램프는 네모난 동그라미로 변했다. 하지만 장난스러움은 여전하다. 유머가 있는 디자인. 코너링 램프 기능이 더해졌다.


풀 체인지 모델인 만큼 더 강해진 파워트레인을 사용했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4기통 디젤 엔진이 주인공. 뉴 MINI 쿠퍼 D 컨트리맨은 최고출력 150마력과 최대토크 33.7kg•m의 힘을 낸다. 고성능 모델인 뉴 MINI 쿠퍼 SD 컨트리맨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강한 성능을 갖췄다. 그 힘을 조율하는 건 8단 자동변속기다. 시승차는 150마력인 뉴 미니쿠퍼 D 컨트리맨.

사륜구동 시스템도 변했다. 기존 전기기계식 방식에서 전기유압식 사륜구동 클러치 방식으로 변경됐다. 반응속도가 빨라졌다고 MINI측은 설명했다.

카메라 기반 전방 추돌 경고 장치인 ‘액티브 가드’가 전 라인업에 적용됐다. 충돌 위험이 있을 때, 디스플레이에 표시하고 경고음을 울려 운전자의 주의를 촉구하는 한편 10~60km/h의 속도에서는 스스로 제동에 개입한다. 그만큼 더 안전해졌다는 뜻.

신형 미니 컨트리맨은 훨씬 더 부드럽고 잘 다듬어졌다. 차량 설명을 할 때 ‘고카트’라는 말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날카롭고 단단한 고카트의 느낌은 적어도 컨트리맨에선 사라졌다. 하긴 이처럼 큰 사륜구동차와 고카트의 느낌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컨트리맨은 가장 미니답지 않은 미니인 셈이다.

시승차에는 3명의 기자가 함께 탔다. 그래서일까, 차의 움직임은 점잖았고, 가속 반응은 한 템포 늦었다. 치고 나가는 힘이 아니라, 뒤를 받쳐주는 은근한 힘이다. 킥다운을 한 상태로 몰아붙이면 꾸준히 속도를 올려 고속주행까지 이어간다. 강한 힘을 내줘야하는 2, 3단에서의 가속감은 조금 아쉬운 수준. 전체적으로는 토크로 밀고 나가는 느낌이다.

바람소리는 의외로 조용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지만 100km/h 전후의 평상적인 주행 속도에서 실내는 잔잔했고, 조용했다. 차체의 단면적이 넓은 SUV 형태라 바람의 저항이 클 수밖에 없는 체형임에도 속도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바람소리를 들려줬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그렇다고 물렁한 건 아니어서 노면 충격을 거칠지 않게 받아넘긴 뒤 잔진동을 잘 잡아준다. 피로감이 덜했다. 장거리 주행에도 잘 어울리겠다.

2.5회전하는 스티어링휠은 무척 안정적이다. 노면 충격에 따르는 킥백 현상이 없다. 충격을 받아도 핸들은 이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이는 오프로드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다. 노면이 빨래판처럼 울퉁불퉁한 길을 가는데 핸들은 평지에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반응이었다.

툭 밀면 넘어갈 것 같은, 좌우로 기울어진 사면 주행도 거침없이 해냈다. 오르막에서의 재출발도 문제없었다. 다운힐 어시스트가 없어 내리막에선 어느 정도 브레이킹을 해가며 컨트롤해야 했다.

‘MINI 컨트리 타이머’ 기능은 시작적인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추가됐다. 오프로드처럼 까다로운 지형에 차량이 들어서면 운전 난이도의 정도를 자동으로 기록하여 시각적으로 오프로드 주행 시간 및 주행 빈도 등의 데이터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지금은 단지 시각적인 재미를 주는 요소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

고속주행중 제동이 부담이 없었다. 제법 큰 힘이 걸리는 제동구간인데 가볍게 속도를 줄였다. 제동 수준에 비해 노즈 다이브도 심하지 않아 안정된 자세로 제동을 이어가 운전자가 받는 압박감이 크지 않았다. 운전자를 그만큼 편하게 해주는 차다.

90도 정도의 코너를 힘 있게 돌아나갈 대 살짝 밀리는 듯 하던 뒷 타이어는 금방 제 위치를 찾아 차체를 라인 안으로 정돈 시켰다. 전자식 주행안정장치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눈치 채기 힘들었다.

유머 가득한 디자인을 가진, 그래서 장난꾸러기 같은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 라인업중 가장 욕심이 많은 모델이다. 이름답지 않게 한껏 덩치를 키워 넓은 공간을 확보했고, 여기에 개선된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적용해 오프로드까지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니의 시장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욕심꾸러기다.

분명한 건, 미니 컨트리맨이 프리미엄 B 세그먼트의 변화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라는 사실이다.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뉴 MINI 쿠퍼 D 컨트리맨이 4,340만원, 뉴 MINI 쿠퍼 D 컨트리맨 ALL4 모델이 4,580만원, 뉴 MINI 쿠퍼 D 컨트리맨 ALL4 하이트림 모델이 4,990만원, 뉴 MINI 쿠퍼 SD 컨트리맨 ALL4 모델이 5,54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디젤엔진의 공회전 소리는 거슬린다. 엔진 스타트 스톱 시스템이 정확하게 작동해 엔진 공회전 소리를 들을 일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들리는 엔진 공회전 소리는 크게 들려 거슬린다. 실내가 조용해서 그 소리가 더 도드라지게 들린다. 좀 더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미니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할 듯 하다. 전동식 시트의 모터소리, 방향지시등 소리, 버튼의 조작감 등은 프리미엄이라고 느끼기엔 조금 부족해 보인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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