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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형 신하균은 공부도 잘하고 온순한 성격, 동생 원빈은 다혈질에 공부 빼고 뭐든지 잘한다. 4일 르노삼성의 SM6 비교시승을 하는 동안 그 영화가 떠올랐다. SM6 2.0 GDe는 신하균이, SM6 1.6 TCe는 원빈괴 비교할 수 있다.

일산 앰블호텔에서 평화누리공원까지 SM6 2.0 GDe를 타고 오는 길에 sM6 1.6 TCe를 탔다. 기자가 정한 두 차종의 트림은 모두 이번 르노삼성에서 아메시스트 블랙이라는 차량으로 엔진만 다를 뿐 모든 선택사양과 크기(4,850 X 1,870, 1,460mm)도 같다. 르노삼성차가 새로 선보인 아메시스트 블랙 컬러는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수 백 년 된 유물이 빛을 반사하는 그 어떤 명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혹적이었다. 전고가 낮고 길쭉한 차체 바디는 전 세계 유행중인 4도어 쿠페 차량을 연상시켰다.

운전석 옆에 있는 8.7인치 S-링크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하는데 불편함 없이 손끝으로 정확히 입력됐다. 내비게이션은 SK 텔링크의 T-map으로 스마트폰의 T-map을 켜도 되지 않는 수고를 덜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현재 운전 상태를 나타내주며, 운전자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도록 집중을 하게 해준다.

일산 호텔주변을 지나 자유로를 진입해 SM6의 성능을 느껴보기 위해 속도를 한껏 높였다. SM6의 서스펜션은 잘 조율돼서 고속으로 달려도 저속 주행을 하는 느낌을 주는 듯 안정된 승차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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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에 장착된 245/45 ZR18 100W 타이어는 노면과 하나가 되어 부드럽게 춤을 추는 듯한 주행을 보여줬다.

SM6 2.0 GDe가 배기량은 크지만 마력과 토크는 SM6 1.6 TCe보다 낮아 한 번 으르렁 거린 다음에 앞으로 나간다. 하지만 SM6 1.6 TCe는 속도를 높이면 SM6 2.0 GDe에게 “내가 더 잘 달리지”하고 말하는 것처럼 으르렁거림 없이 부드럽게 달리기를 한다. 고속도로 나들목을 나갈 때, SM6 2.0 GDe차량은 부드럽게 코너링이 됐지만, SM6 1.6 TCe차량은 뒷바퀴의 중심이 흐트러진 느낌으로 약간 기우뚱한 느낌을 받았다.

SM6 2.0 GDe는 7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여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0.6kg.m 복합연비 12.3km/L이며, SM6 1.6 TCe 역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조합하여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 복합연비 12.8km/L다. 그러나 두 차량의 최종 연비를 확인했을 때, SM6 2.0GDe의 연비는 13.5km/L였고, SM6 1.6 TCe의 연비는 13.0km/L였다. 물론, 두 차 모두 퍼포먼스 주행을 했지만, TCe차량이 터보차량이라 더 많은 퍼포먼스 운전을 해서인지 기자가 운전한 차에서는 연비가 더 낮게 나왔다.

기자가 두 차를 비교한 결과 SM6 2.0GDe는 안정감 있는 코너링과 온화한 주행으로 영화 우리형의 신하균과 같은 존재이며, SM6 1.6TCe는 탁월한 운동성능을 보유한 영화 우리형의 원빈과 같은 존재라고 여겨진다.

SM6 아메시스트 블랙은 라인업별 RE 최고급 트림에서 추가 비용 없이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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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시승한 SM6 아메시스트 블랙 2.0 GDe는 3,060만원이고, SM6 아메시스트 블랙 1.6 TCe는 3,260만원이다. 으르렁거림 없이 부드러운 가속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TCe차량을 추천한다. 하지만, 인식 상 배기량이 적은 차량에 200만원을 선뜻 추가 지불할지 의문이 있다. 실제로 르노삼성 관계자도 “SM6 2.0 GDe와 1.6 TCe의 판매비율이 8:2 정도”라고 말했다. 자동차업체들마다 ‘중형차=2,000cc’라는 공식을 깨고 있지만 실 구매자들 머릿속에는 아직도 ‘중형차=2,000cc’라는 공식의 각인이 강하게 남아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