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르노삼성차 박동훈 사장 “2017년, 실력만큼의 성과 내겠다”

-오토다이어리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 3

11만 1,101대.
르노삼성차의 2016년 내수 판매 성적표다. 전년보다 38.8%나 늘어난 수치로 연초에 정한 목표 10만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25만7,345대.
같은 기간 수출 실적(14만 6,244대)을 포함한 전체 판매대수다.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1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실적이다.

32,617대.
지난 12월 내수와 수출을 합한 판매량이다. 르노삼성차 역대 최고의 월간 판매량이다.

그 의미가 사뭇 눈부신 숫자들이다. 르노삼성차의 2016년이 그랬다.

실적을 견인한 건 SM6와 QM6다. SM6는 출시 이후 자가용 중형세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꿰찼고, 연간 판매목표 5만대를 지난 10월 일찌감치 달성했다. QM6 역시 출시 두 달 만에 중형 SUV 선두자리에 오르는 등 실적 개선에 큰 몫을 담당했다. SM6와 QM6의 질주는 지금도 계속되는 현재 진형행이다.

SM6와 QM6, 쌍두마차의 질주 뒤에는 노련한 마부, 박동훈 사장이 있다. 그는 “와신상담”의 기간을 보내며 “절치부심” 힘을 끌어 모았고,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한편, 기존 틀을 깨고 “놀이터”의 판을 뒤흔든 그다.

2016년 성적은 좋았지만,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만족할 수 없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저평가됐다. 실력만큼의 성과를 이뤄내겠다”

새해를 맞는 그의 다짐이다.

자동차 시장의 탁월한 전략가, 박동훈 사장에게 르노삼성차의 2017년을 물었다.

-2017년을 맞는 소감과 새해 각오는?

“2016년은 르노삼성차의 중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경쟁사가 만들어 놓은 놀이터가 아니라 우리만의 놀이터를 만들었으니 고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2017년에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다. 또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클리오를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외면 받아온 해치백 세그먼트에서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모델, 트위지를 통해서 다양한 모빌리티 구현에 앞장설 계획이다”

– 2017년 르노삼성차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우리는 지난 2014년 ‘긍지의 르노삼성, 도약 2016’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3가지 비전 목표를 달성하고자 와신상담의 시기를 헤쳐 왔다. 얼라이언스 내 최고 경쟁력, 품질 1위, 내수 3위가 그 목표였다. 이를 통해서 2016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2017년은 VISION 2020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고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이는 르노삼성차의 새로운 4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대외적으로는 꾸준하게 고객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하여 변함없는 서비스와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제품을 꾸준하게 선보여 나갈 것이다. 또한 2017년은 2016년에 얻은 성과를 잘 집결시켜서 임직원들의 자신감을 한층 살릴 수 있는 해가 되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경쟁사와의 판매 대수 경쟁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해 가는 트렌드 리더의 위상을 확보하고자 한다”

-클리오와 트위지는 언제쯤 만나 볼 수 있을까.

“세부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클리오는 2017년 5월, 트위지는 2017년 중반에 출시할 계획이다. 일정은 다소 변경될 여지는 있다. 이미 시장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델인 만큼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가격에 대한 부분은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 지난해 SM6와 QM6가 큰 성공을 거뒀는데 만족하는가.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SM6와 QM6 성공에 만족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나는 르노삼성차의 다른 차종들이 여전히 저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핵심 차종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라인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만족이다. 고객만족이라는 최대 명제를 가지고 신차의 품질부터 A/S까지 르노삼성차는 다르다는 고객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 2016년 성과가 너무 좋아서 2017년에 부담이 클텐데. 어떤 전략을 펼 생각인가.

“2016년 중형세단과 SUV 세그먼트에서 혁신적인 2개의 모델을 출시했고 큰 성과를 얻었다. 다만, 르노삼성차의 역량에 비한다면 2016년 성과에 만족하면 안 된다. 2017년에는 우리의 역량을 극대화해 실력만큼의 성과를 얻어내겠다. 르노삼성차의 개발 능력은 이미 르노그룹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더욱 키워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자동차 생산 능력은 여전히 여력이 있다. 시장의 경쟁에 발맞추기 보다는 우리만의 역량을 극대화 하여 고객이 만족할 제품을 제공한다면 실적은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안 어려운 시기에 축소되어 온 네크워크, 영업망을 다시 넓히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프랑스와 프로보 전 사장이 르노 아태지역 담당 임원으로 르노삼성차를 관할하게 됐는데. 르노삼성차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전임 프로보 사장은 누구보다도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고, 르노삼성차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 내에서 SUV 개발을 전담하는 등 그룹 내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이 같은 역량을 잘 알고, 우리의 열정을 지지하는 전임 프로보 사장이 아태지역 총괄이 된 것은 르노삼성차에게는 더 큰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르노삼성차는 중국의 둥펑르노에 수많은 인력을 파견하여 개발과 생산에 관련된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이제 르노삼성차는 바야흐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서 세계로 뻗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동시에 우리 르노삼성차는 프로보 사장을 도와서 르노의 아태지역 사업이 본 괘도에 오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올해 자동차 산업 전망을 해주신다면.

“2016년에는 국내 자동차산업, 특히 내수 시장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에 따라 업체 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성과를 냈다. 물론, 자동차 산업 전반적인 위험요소는 분명히 고려하고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부품과 소재의 원가 상승, 내연기관에 대한 환경 인증, 친환경 기술에 대한 요구 등등 많은 당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다만, 2016년 우리가 얻은 교훈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 고객이 상상하는 제품, 그 이상의 제품은 언제든지 통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기회요인은 늘 그렇듯 고객, 소비자의 선택이다. 이런 측면에서 2017년 자동차 산업, 내수 시장 전망은 밝다고 본다. 중형세단이 외면 받고 수요가 줄고 있었지만, SM6와 같은 새로운 선택이 주어졌을 때 고객들은 아낌없이 사랑하고 선택해 주셨다. 시장의 어려움을 변명의 이유로 하기 보다는, 여전히 남아 있는 고객들의 요구와 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제품을 통해서 우리의 시장을 키워갈 생각이다”

– 전기차 SM3 Z.E.가 부진한데, 전기차 사업계획은?

“딱히 SM3 Z.E.가 부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는 SM3 Z.E.를 통해서 누구보다도 빨리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전기차를 공급해왔다. 이에 따라서 절대적인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누적 판매대수 최고의 전기차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결국은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와 개화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자 해결과제다. 이제 주행거리는 더욱 늘어나고, 충전 인프라는 빠르게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기업의 역할을 해 온 만큼 준비된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시장이 본격화 되는 시기에 SM3 Z.E.는 주행거리를 포함한 성능 개선 모델을 선보일 것이다. 이와 함께 트위지와 같은 혁신적인 모빌리티 제품을 통해서 다양한 이동 수단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갈 것이다”

– 평소 경영 철학은? 어떤 경영자로 기억되기를 원하는지.

“제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중요한 목표로 잡은 것이 있다면, 임직원들이 르노삼성차를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회사’로 느끼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회사의 뛰어난 실적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혁신적인 제품 등은 결국 임직원들의 자존감과 로열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결국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내 의견을 들어주고 이해하려던 경영자로 기억된다면 좋겠다”

– 절치부심, 권토중래, 우리들만의 놀이터, 사골 등 상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의도적인가?

“의도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솔직하면서도 압축적인 표현을 찾다 보니 그런 단어들이 나온 것 같다. 평소에 직원들이나 기자들이 하는 얘기, 기사들, SNS 등을 많이 보면서 가감 없는 의견을 주고받으려고 한다. 이렇게 얻은 정보들을 저도 가감 없이 말씀 드리는 편이다”

– 10년 후 르노삼성차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가.

“지난 2016년에 그렸던 그림이 10년 후에 완성되어 보여지기를 바란다. 판매 대수 등의 대외적인 덩치는 작을 수 있지만,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확실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트렌드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가족이 자랑스러워하는 회사, 소통이 잘 되는 회사. 이런 모습을 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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