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 2
“AS 만족도 1위를 반드시 되찾겠다”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의 말이다. 오토다이어리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을 지난 12월 1일에 단독 인터뷰했다.
2017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AS 만족도를 언급했다. 혼다코리아는 2015년까지 수입차 업계 AS 만족도 1위였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자동차 기획조사’의 AS 만족도 부문에서다. 혼다는 이 부문 수입차 업계 단골 1위였다. 적어도 AS 만족도에선 업계 선두를 유지하는 브랜드가 혼다였지만 2016년 조사에서 혼다는 이 부문에서 벤츠에게 1위를 빼앗겼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다는 AS만족도에서 824점, 벤츠는 825점으로 평가됐다. 1점차로 순위가 갈린 것. 혼다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참고로 국산차 선두인 르노삼성차는 814점이었다.
적어도 AS 분야에서는 1위를 탈환하겠다는 게 새해를 맞는 정 사장의 의지다. “판매 확대보다는 고객 만족이 먼저” 라는 것.
고객들의 AS 만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구상을 하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혼다코리아를 구성하는, “딜러와 직원들이 중요하다”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딜러가 만족하고, 직원들이 만족할 때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지표가 하나 있다. 지난해 혼다의 모든 딜러들이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 8개 딜러 모두가 단 한 곳의 예외 없이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에선 보기 드믄 현상이다. 판매 압박에 밀려 무리한 할인판매로 딜러들의 수익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혼다에선 그렇지 않다는 것.
판매량이 많지 않음에도 모든 딜러가 흑자를 볼 수 있는 것은 정가 판매가 자리 잡은 이유가 크다. 딜러간 무분별한 할인 경쟁을 자재해 결과적으로 딜러 모두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재고를 크게 줄인 것도 딜러들의 부담을 줄였다. 혼다코리아의 재고분량은 10일 분 정도다. 판매량에 맞춰 적정 재고수준을 유지해 불필요한 재고 부담을 최소화 시킨다는 것. 들여오는 대로 완판중인 어코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도를 가겠다. 무분별하게 할인판매를 하면 결국 소비자도 피해다. 제 값 주고 산 기존 소비자의 피해도 생각해야한다. 할인판매는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생각보다 여파가 크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판매 가격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비자와 판매 딜러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것. 모든 딜러들이 흑자를 볼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다.
혼다코리아를 경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물었다.
“IMF 사태 때였다.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 정상적인 판매가 힘들었다. 내부 요인의 변화는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지만 환율 변동 같은 외부 요인은 대처하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그는 답했다. 팔수록 손해였던 당시는 혼다는 물론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들에겐 악몽과도 같은 시절이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온 수입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러웠다. 그는 “(내수시장에서)수입차 점유율이 20% 수준에서 정체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수입차의 고도 성장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다. 양적인 성장보다 이제는 질적인 발전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의미다. 결국 AS 만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혼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전체적으로 끌어올리는 게 시대적인 흐름과도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디젤게이트와 인증서류 조작 시비 등으로 어지러운 지난 한 해였다. 혼다는 이런 시비에서 한걸을 비켜 서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윤리 경영’을 소개했다.
“혼다는 자체적으로 직원 윤리강령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항목이 담긴 체크리스트가 있고, 업무 과정에서 직원 스스로 이를 체크하고 회사에서도 이를 관리하고 감시한다”는 것. 편법이나 눈속임 등을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췄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 사장은 업계에서 소문난 등산 애호가다. 휴가 때마다 각 대륙의 높은 산을 찾아다닐 정도다. 최근에는 스웨덴의 북쪽, 극지탐험을 다녀오기도 했다. 무거운 배낭을 직접 메고 120km 넘게 걷는 여정을 소화할 만큼 강한 체력을 자랑한다.
정우영 사장은 76년 기아기연공업을 시작으로 대림자동차를 거쳤고, 2003년부터 혼다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