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가전략산업으로 꼽은 빅데이터의 본거지에 현대차가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깃발을 꽂았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귀주성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미래 자동차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커넥티드카 개발에 적극 나선다. 현대차는 8일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시 국제생태회의센터에서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당서기와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를 공식 체결했다.
이에따라 현대차는 구이저우성 내 ‘빅데이터 산업 특화 국가급 신구’인 ‘구이안신구(貴安新區)’에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중국 고객들에게 맞춤형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국가급 신구는 중국 최고 국가행정기관인 국무원 직속 관할 하에 도시 일부 지역을 지정해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개혁, 혁신조치를 시행하는 특별 구역이다. 중국에는 구이안신구를 비롯해 현재 총 18개의 국가급 신구가 운영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구이저우성을 빅데이터 종합시범특구로 선정하고 입주 기업에 토지, 금융, 세금 등 각종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빅데이터 산업의 핵심 기지인 셈이다.
빅데이터는 커넥티드카의 핵심 요소다. 빅데이터에서 재가공된 정보를 통해 완벽한 자율주행과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수집, 분석된 데이터들을 가공한 정보들은 연구개발과 상품성 향상, 고객 마케팅, 경영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현대차는 최근 정부 주도하의 인터넷 강국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함으로써 강력한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하게 됨은 물론 차량 IT 기술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지역에 빅데이터센터를 확대해 향후 커넥티드카 성패를 결정짓게 될 ‘정보 분석 및 활용 능력’에서 한 발 앞서 나간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인허가 절차와 입주 준비, 각종 인프라 구축 등을 거쳐 내년 6월경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센터가 위치한 구이안신구 빅데이터 단지에는 아마존과 바이두 등 글로벌 ICT 업체들도 입주해 있다. 첨단 IT 정보와 트렌드를 파악하고 글로벌 ICT업체들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고급 IT 인력 확보에도 유리한 입지다.
현대차는 중국 빅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세계 주요 지역으로 빅데이터센터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현지의 차량 및 교통 정보를 포함해 각종 소셜 데이터 등을 신속, 정확히 모으고 분석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는 3년여전 이미 국내에 빅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하고,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조직을 구성,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활용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국내 빅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주요 거점의 빅데이터센터를 상호 연결해 전 세계의 방대한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 활용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전 세계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개인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이러한 정보들은 연구개발과 상품성 향상, 고객 마케팅, 경영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쟁력 향상에 든든한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현대차의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자동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구이저우성 빅데이터 산업 특별지구에 입주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구이저우성은 중국의 빅데이터 응용 산업의 국가 표준을 제정하는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구이저우성이 교통 및 자동차 부문 빅데이터 표준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 특구 내 유일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가 협업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가 중국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
한편,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社와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시스코 척 로빈스 CEO는 8일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내 한 호텔에서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체결했다.
정의선 부회장과 시스코 척 로빈스 CEO는 지난 4월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만나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인 차량 네트워크와 보안 기술에 대해 협업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커넥티드 카 개발 전략과 기본 개발 방향을 발표했다. 개발 콘셉트인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는 정보통신 기술과 차량을 융합시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자체가 곧 생활이 되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 집중, 우수인재 확보, 과감한 투자 집행과 더불어, 글로벌 전문기업들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방식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ccOS : 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 개발에 착수하고, 독자적인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상진 daedusj@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