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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 디자인, 숨어있는 ‘선의 트릭’

“과거에 대한 존중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담았다고 현대차 디자인센터 구민철 팀장은 말했다. 현대차가 새로 선보일 신형 그랜저 얘기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호텔에서 신형 그랜저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공식 발표를 앞두고, 일체의 사진 촬영이 금지된 가운데 신차의 디자인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현대차는 웅장, 위엄, 위대함 등의 감성을 그랜저의 특징으로 규정하고 이를 구현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차를 본 느낌은 그와 거리가 있었다. 그보다는 균형, 안정감, 여유로움 정도의 느낌에 가깝다.

앞 오버행은 여유가 있는 편으로 리어 오버행보다 조금 짧은 수준. 보닛 위로 4개의 선이 배치돼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옆에서 볼 때 보닛 라인이 길고, 리어 데크는 짧게 떨어지는 롱노즈 쇼트 데크 스타일. 쿠페스러운 멋을 낸 디자인이다.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은 ‘직선과 곡선의 트릭’이 숨어있다.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차체 측면의 견고한 직선 라인은 살짝 각도를 틀어서 보면 우아한 곡선을 드러냈다. 직선인데 곡선인 것. 헤드램프에서 시작되는 측면 캐릭터 라인은 리어 휠 하우스 주변에서 끊긴다. 그 뒤로 휠 하우스 주변에는 살짝 볼륨감을 준 선으로 강조한 뒤 뒤로 이어진다. 앞에서 뒤로 이어지는 라인이 아니라 중간에 한 번 끊어주고 이어가는 모습.

차 뒤에서 리어 휠 하우스 주변을 내려다보면 의외로 볼륨감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평평한 ‘면’이 아니라 살짝 들어가고 볼록하게 나온 ‘곡면’이 드러나는 것. 색다른 모습이다.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라디에이터 그릴. 현대차는 ‘캐스캐이딩 그릴’이다. ‘캐스캐이딩’(cascading)은 폭포수가 떨어지는 듯 의미를 담은 말로,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의 웅장한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i30에서부터 시작된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다. 기존 헥사고날 그릴의 새로운 버전인 셈이다. 현대차는 새로운 캐스캐이딩 그릴을 향후 모든 차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거대하게 하나로 보이는 그릴은 그러나 상하로 구분돼있다. 번호판이 붙어있는 부분 위로 열려있고, 그 아래로는 막혀 있어 공기가 드나들 수 없다.

헤드램프 측면으로 ‘현대 풀 LED 시스템’이라고 새겨졌다. 그 아래로는 7개의 LED 램프로 구성된 주간주행등이 배치됐다. 주간주행등은 이날 공개한 렌더링에는 생략되어 있다.

245/40R19 사이즈의 미쉐린 그린X 타이어가 장착됐다.

인테리어는 견고한 수평 라인을 위주로 구성된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모니터는 돌출형으로 배치됐다. 인체공학적 설계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 탑승객 안전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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