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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즈와 레토나가 돌옷을 입고 예술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돌로 만든 차’ 얘기를 전해듣고 제주도에 있는 하석홍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지엠대우 시절의 마티즈 차량과 기아의 레토나에 돌장식을 더한 자동차 작품. 두 대의 차 보디 부분이 전부 돌로 입혀져 있다. 두 대의 차는 보험까지 가입해 도로 주행이 가능했다.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한 작품을 만든다는 게 하 작가의 생각이었다.

차체를 장식한 돌들이 돌처럼 보이지만 진짜 돌은 아니다. 특허를 가지고 있는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소재를 이용했고 무게도 상당히 가볍다. 마티즈에 덧댄 소재만 약 80kg정도로 성인 1명 정도의 무게다. 처음부터 이동성을 고려한 작품을 염두해두었기 때문이었고 차량이 주행이 가능한 안전 기준에 맞추다 보니 작업에 제약이 많았다고 하작가는 밝혔다.

하 작가는 제주도 일대에서 로드쇼를 한 다음에 해외 전시 계획을 갖고 있다. 차량은 번호판만 부착하고 바로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주도 어디 든지 전시가 가능한 상태이다. 사람들과 가장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자동차를 선택하게 되었다. 자동차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 작가에겐 제주도 전체가 전시장이다. 빛깔 좋은 바다, 선이 완만한 오름 등이 모두 전시장이고 캔버스다. 여기에 작품을 가져다 놓으면 바로 그림이 완성된다는 게 하작가의 해석이다.

20여 년 전에 제주도에 여행 온 학생이 제주 바닷가에서 느끼는 돌의 느낌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바닷가에서 맨발로 돌은 밟아보면서 느꼈던 영감이 하작가가 돌과의 인연이 된 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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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제목은 ‘천자의 수레(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이 타는 차)’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신들이 이동수단이라는 의미다. 마티즈 차량의 작품은 처음 시도한 것으로 약 8개월의 작업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 다음에 레토나는 2달 보름 정도가 소요되었다. 작업 초기에 차량의 구조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차량의 부품간의 이음새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석홍 작가는 “자동차는 기계가 아니라 예술 작품이다. 이 작품들이 제주도를 알리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와 작업을 하면서 기존에 돌에 한정된 장르에서 벗어나는 즐거움도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석홍 작가의 작품들은 11월 17일부터 제주도 돌 문화공원 500장군 갤러리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하석홍 작가는 제주도의 돌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중견작가다. 중국의 미술전문 잡지 ‘화간’이 외국인 중 처음으로 하작가의 작품세계를 다뤘고,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 현대 미술제’에 참가하는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