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미국 자동차 시장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정 회장은 LA에 위치한 미국 판매법인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2012년 1,449만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3.4%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인 이래 매년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2015년에는 5.7%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경제 성장률 둔화와 기준 금리 인상 불확실성 증가로 소비심리 둔화가 심화되면서 8월까지 1,167만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8월까지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96만4천대를 판매, 2.5% 성장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 0.5% 보다 2.0% 포인트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8.3%를 기록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인 미국 시장은 단일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주요 시장이다.

정 회장은 고급차, 친환경차, SUV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미국 고급차 시장에 선보이는 제네시스 G80와 G90(국내명 : EQ900)의 성공적 안착은 물론, 친환경차 및 SUV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복안이라는 것.

제네시스는 지난 2010년 미국서 1만6,448대가 판매돼 중형 럭셔리 시장에서 6.0%를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만4,917대가 판매되면서 출시 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넘겼다. 올해는 8월까지 1만8,578대가 판매돼 역대 최대 점유율인 13.8%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지난 8월 제네시스 브랜드로 새로 태어난 G80을 투입했고 9월 제네시스 브랜드 최상위 모델인 G90을 더해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달 G80의 가격을 공개하면서 시작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로 책정하는 등 고급차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제네시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시작 가격이 4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 점검을 마친 뒤 멕시코 누에보 네온 주(州)로 이동해 7일(현지시각) 예정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행사를 주관할 예정이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2014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1년 7개월여 만인 올해 5월 양산을 시작했다. 멕시코 공장은 관세율이 높은 남미지역 공략에 유리할 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에 가입돼 있어 북미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