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6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콕 집어 말할 수 없다. 적어도 제원표만 보면 그렇다. 비슷한 트림에서 가격이 조금 낮지만 결정적 요인이라 할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다. 제원표를 보면 QM6가 앞서는 부분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QM6는 10일 만에 사전계약대수 6,365대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SM6보다도 좋은 기록이다. SM6가 중형세단 시장에 등장하며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면 QM6의 충격파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QM6의 경쟁차로는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가 꼽힌다. 이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쟁쟁한 라이벌이다. 이들의 견제를 뚫고 열흘간 6,000대가 넘는 계약을 받은 건, QM6가 바람몰이에 일단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비결은 무엇일까. 국산 중형 SUV 3개 차종의 제원을 비교해 본다.

중형 SUV 제원비교

크기
쏘렌토가 월등히 크다. 크기 너비 높이 모두 쏘렌토가 경쟁모델들 보다 크다. QM6는 높이가 싼타페와 같고 길이 너비는 가장 작다. 휠베이스는 쏘렌토가 가장 길고, QM6가 싼타페보다 5mm 길다. QM6가 길이는 가장 짧지만 싼타페보다 긴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공간 효율성면에서 본다면 의미 있는 수치다.

엔진 성능, 그리고 공차중량의 반전
싼타페와 쏘렌토는 eVGT‘전자식 가변용량 터보차저’ 엔진이다. QM6는 디젤 직분사 터보엔진.
세 차 모두 배기량이 1,995cc로 동일하다. 같은 배기량이지만 싼타페와 쏘렌토는 4,000rpm에서 186마력을 뽑아냈고, QM6는 3,750rpm에서 177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는 싼타페와 쏘렌토가 41.0kgm/1,750~2,750rpm, QM6가 38.7kgm/2,000rpm이다.
싼타페 쏘렌토의 토크가 조금 더 세고, 더 폭넓은 엔진회전 구간에서 꾸준히 발생한다.

엔진에서 나오는 힘은 QM6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공차중량이다. 5인승 4WD, 18인치 타이어 장착 기준으로 세 차의 공차중량은 싼타페 1,860kg, 쏘렌토 1,897kg, QM6 1,735kg이다. QM6가 쏘렌토보다 162kg, 싼타페보다 125kg 가벼운 것.

결국 1마력이 감당하는 무게 즉, 마력당 무게비를 보면 QM6 9.8kg, 싼타페 10.0kg, 쏘렌토 10.2kg 순이다. QM6가 엔진 자체의 힘은 약하지만 훨씬 더 가벼워 전체적인 힘의 효율은 앞선다는 결론이다.

연비
18인치 타이어 장착 2WD 기준 연비는 싼타페 13.8, 쏘렌토는 13.5, QM6는 12.8km/L다. 4WD는 싼타페와 쏘렌토가 12.3, QM6는 11.9km/L다. 구동방식, 타이어 사이즈에 상관없이 싼타페와 쏘렌토가 QM6보다 좋은 연비를 보인다.
CO2 배출량은 세 차 모두 162g/km로 동일하다.

중형 SUV 트림별 가격

가격.
3개 경쟁 차종중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모델은 QM6 SE 트림으로 2,740만원이다. 쏘렌토는 디럭스 트림이 2,765만원, 싼타페 스마트는 2,817만원이다.
5개 트림을 가진 싼타페는 3,318만원인 익스클루시브 스페셜이 가장 비싸다. 쏘렌토 노블레스 스페셜은 3개 경쟁차종중 가장 비싼 3,320만원에 팔린다. QM6는 모두 4개 트림이 있는데 이중 RE 시그니쳐가 3,300만원이다. 트림별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QM6가 제일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는 4WD 가격도 QM6가 170만원으로 가장 싸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4WD 옵션 가격이 210만원이다.

정리하면 QM6는 엔진의 효율, 그리고 가격 면에서 경쟁차를 앞서고 있다. 크기와 연비에서는 열세를 보인다. 어떤 부분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살펴봐야 할 부분은 더 있다. 제원표에 없는 부분이다. 디자인이다. 세 차종 모두 특색 있는 디자인이지만 QM6는 새롭고 참신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미 상반기 중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SM6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와 새로운 SUV의 모습으로 완성시켰다. QM6의 초기 바람몰이에 디자인이 한 몫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더불어 사실상 한 집안인 싼타페와 쏘렌토 이외에 마땅한 대안을 찾기 못했던 소비자들에게 QM6는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하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