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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판매망 열세 온라인으로 만회한다

e커머스

르노삼성차가 국내 최초로 온라인 판매 시대를 열었다.

전시장과 영업소 수에서 경쟁사 대비 큰 열세를 보이는 르노삼성차가 QM6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오프라인의 열세를 온라인으로 만회한다는 전략.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박동훈)은 2일 홈페이지에 QM6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e커머스’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주문계약을 넣으면, 영업사원이 배정돼 계약 이후 과정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컴퓨터는 물론 핸드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은 온라인으로 접근하고 영업사원이 이후 세부내용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르노삼성차 이정국 홍보팀장은 설명했다.

고객은 영업소에 갈 필요 없이 르노삼성차 홈페이지 회원에 가입한 뒤 “구매청약 신청‘을 누르면 계약과정이 진행된다. 원하는 트림, 색상과 내장, 옵션, 출고지 등을 선택하고 최종구매 계약을 진행할 영업소 지점을 결정하면 된다. 이후 카카오 페이를 통해 계약금 10만원을 결재하면 계약이 이뤄진다. 잔금납입, 할부, 리스 등 세부적인 계약내용 조정, 혹은 차종 변경 등 계약 변경은 영업사원과의 대면 상담 과정에서 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구매의사를 밝힌 소비자에게 영업사원을 연결시켜주는 기능은 다른 메이커의 경우에도 있다. 르노삼성차 e 커머스의 경우는 계약금까지 결재해 실제 계약고객을 확보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e 커머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차는 QM6에 한정되지만 회사 측은 향후 전 차종으로 대상 차종을 넓혀갈 예정이다. 카카오페이가 사용하기 편하지만 좀 더 다양한 결재수단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차 마케팅담당 방실 이사는 “내년까지 e커머스 대상차종을 전 차종으로 확대하고, 은행이체, 카드 등 안정적인 결재수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차가 완성차 업계에서 그동안 금기였던 온라인 판매에 직접 나설 수 있는 것은 영업 조직이 경쟁사보다 취약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의 영업 조직은 235개 지점에 2,300명이 전부다. 현대차는 820개 지점에 1만 명이 넘는 조직을 갖췄다. 기아차 역시 720개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극복하기 힘든 판매조직의 열세를 인터넷 판매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판을 뒤집은 새로운 시도다.

인터넷 시대가 시작된 이후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는 큰 숙제였다. 자동차 회사가 아닌 제3자의 온라인 판매는 기존 영업조직과의 충돌을 우려한 제조사의 반대 혹은 비협조로 성공하지 못했다. 자동차 회사는 영업사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온라인 판매에 부정적이었다.

영업사원들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회사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하게 되면 자신들의 입지와 기여도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다. 수입에 당장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가 자리잡게 되면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영업조직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미 주요 회사의 판매노조는 이와 관련해 회사측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힘과 조직을 갖추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고 싶어도 섣부르게 나설 수 없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르노삼성차는 경쟁사들에 비해 조금은 더 자유로운 편이다. 영업조직이 크지 않고 느슨해서다. 추격자의 잇점이다. 르노삼성차는 비록 제한적이지만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이런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오프라인에선 한 발 뒤졌지만 온라인에서 이를 만회할 방법을 확보한 셈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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