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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이 즐거운 렉서스 NX, 비결은?

‘가슴 뛰게 하는 자동차.’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바람이자 렉서스의 새로운 지향점이다. 2013년 나온 3세대 IS는 이 목표가 처음으로 구체화된 차종이었다. ‘감성 자극하는 차’를 향한 렉서스의 다짐은 SUV라고 예외일 수 없다. 렉서스는 NX 기획 단계에서부터 단단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꿈꿨다. ‘운전이 즐거운 SUV’로 거듭난 비결은 뭘까.

수퍼카 엔지니어가 개발한 SUV
NX 개발팀 핵심인력은 4명의 LFA 엔지니어였다. 렉서스에서도 아주 특별한 이들이 개발에 참여한 것. 치프 엔지니어 카토 타케아키<사진>는 스포츠카만 8대를 소유한 열혈 자동차 마니아. NX200t의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개발한 부수석 엔지니어 이치하라 스나오는 항공기 엔지니어 출신이다. 9,000rpm까지 회전하는 LFA의 V10 4.8L 엔진의 그의 작품이었다.

치프 엔지니어 카토 타케아키는 “렉서스가 3세대 IS를 개발하면서 얻은 기술적 성취와 노하우를 NX에 두루 녹여 넣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그는 방한했을 때 “드라이빙 좋아하는 맴버들이 NX 개발을 위해 똘똘 뭉쳤다. 핸들링에 대한 고집이 많은 인원들이 모여 논쟁을 했기 때문에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한 용접으로 보강한 차체
철판과 철판을 이어붙이는 가장 전통적 방법은 용접이다. 서로 맞닿은 면의 여러 접점을 이어 붙인다. 띄엄띄엄 점으로 이어진 선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그런데 접점과 그 사이 빈 공간의 결합력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렉서스는 구조용 접착제와 ‘레이저 스크류 용접(Laser Screw Welding, 이후 LSW)’으로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구조용 접착제는 점이 아닌 선의 개념으로 붙인다. 그래서 두 가지 다른 부품을 한층 단단하게 밀착시킬 수 있다. 그만큼 진동이나 비틀림에 강하다. 또한, 렉서스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LSW’를 도입했다. 기존의 스팟(아크) 용접은 고열 때문에 철판의 접점이 녹으면서 변형되는 단점이 생긴다. 또한, 가열해 녹인 뒤 붙이는 방식이어서 2~3초가 걸린다.

반면 레이저 용접은 채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아울러 융점만 정교하게 조준해 쏘기 때문에 변형도 적다. 특히 3~4장의 패널을 붙일 때 효과적이다. 스틸와 알루미늄 등 물성이 다른 소재를 붙일 때도 요긴하다. 나아가 LSW를 쓰면 차체 제작 라인의 길이 또한 40%나 줄일 수 있다. 제작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위를 이처럼 겹겹이 보강했을까? 차체를 짤 때 가장 취약한 부위가 커다란 구멍이다. 승객이 드나들 앞뒤 출입구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렉서스는 NX의 도어 붙이는 부위 테두리를 기존 스팟 용접 이외에 LSW와 구조용 접착제로 보강했다. 이처럼 단단히 만든 차체는 비트림 한계가 높아 안정감을 높여준다. 운전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강약 조절로 완성한 핸들링 성능
렉서스 NX는 토요타 RAV4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차체의 90%를 새로 설계해 전혀 다른 차로 만들었다. 그 결과 뼈대를 나눈 형제보다 차체 강성이 20% 더 높다. 렉서스 엔지니어들은 단지 차체를 단단하게 굳히는데 집착하지 않았다. 다이내믹한 움직임 이끌 최적의 세팅을 고민했다. 그 결과 묘안을 떠올렸다.

핵심은 ‘강약 조절’이다. 완강히 버텨야할 부위는 ‘브레이스(죔쇠)’와 ‘브라켓(꺾쇠)’으로 단단하게 묶었다. 반면 유연하게 비틀려야 하는 부위도 마련해 여유를 뒀다. 핸들링의 ‘손맛’을 부각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렉서스 NX의 차체에서 이처럼 의도적으로 바짝 죄고, 반대로 느슨하게 풀어놓은 부위는 앞뒤 서브 프레임을 비롯해 총 11곳에 달한다.

차체는 부위별로 최대 980메가파스칼(㎫)의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 알루미늄을 섞어 완성했다. 렉서스의 다른 최신 차종처럼 차 바닥엔 바둑판무늬, 엔진룸과 트렁크엔 V자 모양 강철 빔을 겹겹이 짜 넣었다. 나아가 차 바닥과 도어, 필러 등으로 하중을 분산시키는 충격흡수구조로 설계해 모든 방향의 충돌안전성까지 고려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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