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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SM6의 엔진 오토스톱이 재시동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어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 차가 멈추면서 시동이 꺼진 엔진이 재시동 걸리지 않는 상황이 시승 도중 발생한 것. 엔진 오토스톱 장치는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가 멈춘 상태에서 시동을 끄고 다시 출발할 때 재시동을 걸어주는 장치다.

기자는 SM6 1.5dCi 시승차를 타고 17일 오전, 영동대로 경기고 사거리 영동대교 방향 내리막 길에 접어들었다. 정지 신호등에 차가 멈췄고, 엔진 스톱이 정상 작동해 시동이 꺼졌다. 차가 멈춰있는 동안 기자는 뒷좌석 차창을 보기 위해 시트에서 몸을 들어 움직였다.

문제는 출발 할 때 발생했다. 시동이 꺼진 차가 재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도로 한복판에서 차는 움직이지 못했다. 브레이크 패달은 밟아도 제대로 밟히지 않았고 유격이 없이 팽팽했다.

전자식 브레이크를 해제하고 변속레버를 옮기는 동안 서있던 차는 엔진이 꺼진 채 내리막길을 따라 서서히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탄력을 받은 차는 서서히 속도를 높여 40km/h를 넘었다. 브레이크는 거의 동작하지 않았다. 그대로 가면 언덕 아래에 있는 전방 차량과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 급하게 변속기를 후진기어에 옮기자 서서히 속도가 줄었고 간신히 앞차와의 추돌을 피할 수 있었다. 앞차와의 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차를 완전히 멈춘 뒤, 변속기를 P에 놓고 시동 버튼을 누르자 그때서야 엔진은 시동이 걸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런 증상과 관련해 “오토스톱이 작동해 엔진이 정지한 상태에서 운전석에서 몸을 떼거나, 안전띠를 해제하거나, 도어가 열리면 엔진이 완전히 정지한다. 이때 10초간 재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차가 멈춘 상태에서 운전자가 시트에서 몸을 살짝 떼었던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즉 운전자 몸이 시트에서 이탈하자 엔진 시동이 완전히 꺼졌고, 10초간 재시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던 것.

이 같은 추정이 맞다면 오토스톱 작동 방식이 문제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운전 도중에도 운전자의 몸이, 즉 엉덩이가 시트에서 잠깐 떨어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10초간 재시동이 안걸린다는 것도 문제다. 차분히 기다렸다 다시 시동을 걸면 되지만, 이를 모르는 운전자라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거의 모든 운전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이런 상태에서 차가 앞 혹은 뒤로 밀리면 사고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는 것.

르노삼성차 측은 이와 관련 “정밀 조사를 실시해 조치를 하겠다”고 알려왔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