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참 야무진 살림꾼 SM6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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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6에 야무진 살림꾼이 추가 투입됐다. 1.5 디젤 엔진을 얹은 SM6 dCi다.

1.6 터보와 2.0엔진으로 구성된 가솔린 엔진에 더해 1.5 디젤이 추가되면서 SM6는 비로소 3각편대의 완성체를 이루게 됐다. SM6 가솔린이 올해 상반기를 장악했다면 8월 출시를 예약한 디젤은 하반기 르노삼성차의 실적을 견인할 태세다. 8월 공식 출시를 앞둔 SM6 dCi를 미리 타고 서울을 출발해 부산을 왕복하는 1박2일 시승에 나섰다.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계기판 거리계를 리셋하고 부산까지 달렸다. 이튿날 교통 체증이 심한 부산 시내를 충분히 달린 뒤 다시 서울로 향해 판교 톨게이트를 통과하면서 결과를 확인했다. 추가 주유는 하지 않았다. 총 주행거리는 819km, 평균 속도는 시속 63.5km, 연비는 19.8km/L였다. 메이커가 밝힌 복합연비 16.4km/L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고속도로에서는 80km/h에서 120km/h 구간에서 정속주행 위주로 운행했고 간간이 고속주행도 함께 했다. 부산 시내에서는 체증 구간이 많아 전체 평균 주행 속도가 많이 낮아졌다.

초기 반응이 놀라웠다. 대전 인근에 이를 때까지 연료 게이지가 한 칸도 떨어지지 않았던 것. 중간 급유 없이 서울로 되돌아 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부산 톨게이트에 도착했을 때 연료게이지는 4분의 1 조금 아래를 가리키고 있었다.

대부분 에코 모드를 이용했지만 지루할 때마다 스포츠모드를 택해 힘찬 주행을 즐겼고 운전석 안마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컴포트 모드도 간간이 이용했다.

엔진은 차분하고 얌전했다. 엔진룸을 열고 공회전 소리를 들어보면 와글거리는 디젤 특유의 엔진소리가 들렸지만 실내에선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스포츠모드에서도 거슬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가속페달을 꾹 밟아 힘을 쓰기 시작하면 잠깐 소리가 커지는가 싶더니 속도를 올리고 난 뒤에는 이내 새끈거리는 숨소리 정도만 들릴 뿐이었다. 엔진 자체의 소리가 조용하다기보다는 그 소리가 실내로 들어는 것을 잘 차단했다고 보인다.
구조 최적화 및 차체 강성 보강과 함께 차음 윈드쉴드글라스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엔진룸과 실내를 중심으로 각종 흡차음재를 대거 적용했다고 르노삼성차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엔진 소리를 듣기 좋게 만들어 들려주는 커스텀 엔진 사운드도 효과가 커 보인다.

속도가 높아지는데 따라 가속력은 반비례한다. 스포츠모드를 사용하며 끝까지 밟으면 극한적인 속도를 향해 달려갈수록 점차 힘겨워하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문제라고 얘기할 순 없다. 이 차의 특성이 그렇다고 보면 된다. 110km/h 이상의 속도는 어차피 ‘그림의 떡’인 게 현실이다. 110마력, 25.5kgm의 힘으로도 아주 가끔은 ‘그림 속의 떡’을 몰래 집어 먹을 수도 있다.

부산 감천 문화마을의 몇몇 급경사로도 문제될 게 없었다. 폭염으로 도시 전체가 찜통이었던 날, 에어컨을 시원하게 작동시키고, 운전석에서 하늘만 보이는 급경사로를 거뜬히 올랐다. 중간에 완전 정지후 출발도 문제없었다. 실생활에서 힘이 부족해 불편을 느낄 일은 없다고 봐도 좋겠다.

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은 연비 운전에 딱 좋은 기능이었다. 시승차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아닌 정속주행 기능만 수행하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다. 대신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까딱거리며 차의 속도를 조절하는 재미도 컸다. 고속도로에서는 크루즈컨트롤 시스템과 손가락만으로도 충분히 스마트하게 차를 컨트롤할 수 있었다. 속도 조절이 2km/h 단위로만 조절되는 건 함정. 시속 5km 혹은 10km 단위로 조절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SM6에 올라간 1.5 디젤 엔진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된 르노의 주력 엔진중 하나다. 르노와 닛산은 물론 벤츠 등에서도 사용한다. 다양한 브랜드의 26개 차종에 적용돼 1,300만대 이상 에 장착된 엔진이라고 르노삼성차는 소개하고 있다. SM3, QM3에도 1.5 dCi 엔진이 사용됐다.

기름 한 방울까지 아끼는 오토스타트 스톱 기능은 차가 멈출 때면 거의 어김없이 작동했다. 시동이 꺼지면 핸들도 잠긴다. 브레이크를 먼저 해제한 뒤 핸들을 돌리는 게 요령이다.

LED 헤드램프는 오토 하이빔 기능이 있다. 조절레버를 아래로 눌러 하이빔 상태로 고정하면 도로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하이빔이 작동되고 해제되는 것. 밤길, 인적이 드믄 지방 국도를 달릴 때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주행 모드에 따라 5종류의 컬러로 변하는 실내조명,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 분위기를 수시로 바꿀 수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밖에 S-링크 7인치 미러링 시스템, 마사지 시트 기능 등 기존 SM6에 적용된 다양한 편의 장치도 대부분 그대로 적용됐다.

SM6 dCi는 야무진 새 며느리다. 단정하고 품격 있는 외모에 포근한 심성을 갖췄고 낭비를 모르는 알뜰함까지 더했다. 부산 차표를 절반 가격에 구해오는 야무진 며느리의 등장은 옆집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안팎 상황이 어수선하지만 르노삼성차는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물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법. 르노삼성차는 SM6에 디젤 엔진차를 투입해 연초에 시작된 SM6 바람을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 의지는 가격에 반영될 예정. 아직 확정된 가격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최대한 공격적으로 책정하겠다는 계획이다.

SM6 dCi는 8월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느낌이 좋다. 기대를 걸어본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크루즈컨트롤 시스템 조작은 조작 단계가 번거롭다. 오른손으로 변속레버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른 뒤, 왼손으로 핸들에 있는 작동 버튼을 누르고 다시 그 아래 있는 속도 조절 버튼까지 눌러야 모든 과정이 끝난다. 오른손 왼손을 사용해 3개의 버튼을 사용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심플 이스 베스트. 단순함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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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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