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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영종도에서 자사의 플래그십 SUV인 XC90의 시승회를 통해 새로운 프리미엄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시승행사는 지난 3월에 국내에 출시행사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열렸다. 다소 늦었다. 아니 많이 늦었다. 하지만 볼보의 상황을 알고 나면 이해가 된다. 기자가 볼보의 XC90을 처음 본 것은 2년전인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다. 외형디자인과 실내는 감탄사를 지를만 했다. 실내에 장착된 아이패드같은 세로형태의 터치스크린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만 해도 이런 시도를 한 곳은 많지 않았다.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모델S 정도였다.

볼보는 2015년도에 89년 역사상 처음으로 50만대가 넘는 차량을 판매했다. 역사적이다. XC90은 지난해 5월부터 스웨덴에서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한 달에 약 8,000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 중에 미국이 약 3,000대, 유럽이 3,700여 대를 가져간다. 나머지 1,300여대를 아시아를 포함 모든 나라에서 나누어가져야한다. 국내 도입이 늦어진 이유다. 볼보 코리아는 출시 이후 사전계약에서 약 500여대가 이루어졌고 연말까지 1,000대 정도 계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사고 싶다고 손쉽게 살 수 있는 차량이 아니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상황으로)

시승행사에 동원된 XC90 역시 스웨덴에서 급하게 가져온 차량이었다. 그만큼 물량 획보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오래 전에 볼보의 XC90, 1세대 모델을 시승한 적이 있다. D5엔진(디젤5기통), 2.4리터의 배기량으로 200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모델이었다. 투박한 디자인과 거대한 엔진소리 꿈든 동작 등이 시승 후에 남은 느낌이었다. 당시에도 튼튼하고 안전해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신형 XC90은 시골스러운 모습에서 멋진 모습의 도심지 멋쟁이로 거듭났다고 표현할 수 있다. 디자인만이 아니다. 볼보는 이미 2020년까지 자사의 차량에서 사망자나 중상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게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XC90에서도 이를 실현하고 있다. 시티 세이프티로 알려진 안전 시스템이 보행자와 동물들까지 감시하게 되었고, 주간 뿐 아니라 야간에도 동작을 인식하게되어 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시스템을 인텔리세이프티(IntelliSafety)라고 말한다. 인텔리세이프티는 트림에 상관없이 기본 장착되었다.

항상 안전만을 강조하던 볼보였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더 나아가 시대의 큰 흐름의 하나인 자율주행시스템으로 가기위한 전단계인 반자율주행시스템도 함께 도입되었다.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기능은 액티브 크루즈컨트롤 시스템과 자선유지시스템의 결합으로 차량이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면서 주행하는 것을 말한다. 시승하는 동안 파일럿 시스템은 상당히 정확했고 안전했다. 차선을 왔다갔다하지 않으면서 중앙에 잘 위치시켰다. 가끔 차선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여러 차량들 중에 가장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동작하는 것 같았다. 시승하는 동안, 고속도로에서의 운전은 정말 편했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활성화되어서 손이 자유로왔다. 그렇다고 손을 완전히 놓고서 책을 보거나 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경고메세지가 12.3인치 클러스터에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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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90은 3가지 엔진이 탑재된다. D5, T6, T8으로 나뉘는데 D5는 디젤엔진, T6는 가솔린 터보차저와 슈퍼차저가 결합된 엔진, T8은 T6의 엔진에 모터가 결합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볼보의 3가지 차량의 엔진은 모두 2리터다. 볼보는 가장 큰 사이즈의 차량에도 과감히 다운사이징을 적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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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8 인스크립션 모델을 먼저 시승했다. 차량 가격은 1억1,000만원에 이른다. 판매되는 모델중 가장 고가다. 차량 내부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원목은 바로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것 같았다. 스카디나비안 느낌 그대로이다. 원목과 어우러져 주변의 가죽과 새롭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허리보호를 위한 시트는 자동차라기 보다는 편안한 거실에 앉아있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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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운 9인치의 센서스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대부분의 버튼들을 사라지게 했다. 실제로 센터페시아에는 하나의 다이얼버튼과 오디오 조작을 위한 3-4개의 버튼 이외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터치스크린 사용에도 아주 편하고 좋다. 아이패드나 휴대폰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스크린은 사람 손만 인지하는 정전식 방식이 아니다. 그래서 손가락이 아닌 볼펜이나 손톱으로 또 장갑을 끼고서도 동작이 가능하다. 그래서 였는지 화면의 터치반응은 무척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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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부분의 공간도 부족하지 않았다. 중간 시트는 어린이들이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한 부스트시트가 장착됐다. 키가 작은 어린이가 앉아서 올바른 높이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함으로써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볼보의 안전 철학이 담겨있다. 또 중앙부분에 공조장치를 터치스크린으로 만든 것을 의외이면서 보다 첨단화되었다는 것을 뽑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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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마력의 T8차량은 모터의 힘이 더해져 더욱 과감하고 빠르게 차량을 밀어주었다. 무게가 2,300kg이 넘는 차량을 아무 부담없이 급격한 속도에 도달하게 했다. 가장 기본 모델인 D5 모멘텀 트림 차량도 역시 2톤이 넘는 차량을 손쉽게 빠르게 속도로 진입시켰다. 특히 터보랙을 줄이기 위한 파워펄스라는 신기술이 적용된 엔진 덕택으로 1,2단 기어 그리고 2,000rpm 이하에서도 빠르게 속도를 상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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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90 모델을 통해서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의 시작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독일차 일색의 자동차 시장에서 스웨덴 방식의 프리미엄 차량도 가능함을 알게 해 주었다. 미국내에서도 신형 Q7과 XC90과의 많은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도 XC90의 판매량도 비슷하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볼보 차량이 성숙되었고 한 단계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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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리터 엔진이라고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만큼 충분한 엔진파워를 보여주었다. 또한 차량 스스로가 주행을 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덕분에 시승이 더욱 즐거웠다. 혼자 시승했지만 동료와 함께 시승하는 느낌이었다. 만족스러웠다. 패들쉬프트가 있으면 더욱 좋겠다. 조그마한 기어 노브를 통해 변속하는 것보다는 패들쉬프트를 더한다면 운전의 재미도 더욱 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제법 잘 달린다. 차량 윈도우는 제발 좀 빨리 동작했으면 좋겠다. 성질급한 사람은 답답하게 느끼기에 충분하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