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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세단 시장의 열기가 후끈하다. 외인부대의 습격에 전통의 강호 쏘나타가 수세에 몰렸다. 외인부대는 말리부와 SM6다. 말리부는 미국 GM이 개발했고 SM6는 프랑스 르노 탈리스만의 한국판이다.

말리부 1.5 터보와 SM6 1.6 터보 두 모델을 비교시승했다.

시승차는 말리부 1.5 LTZ와 SM6 1.6 TCe 다. 두 모델 모두 가장 비싼 최고트림에 풀옵션으로 무장해 가격이 각각 3,355만원과 3,519만원에 이른다.

■ 디자인
두 차의 앞모습에서 굳이 차이를 따지자면 통합형 그릴과 분리형 그릴로 정리할 수 있다. 말리부는 상하 분리된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얇다’는 느낌도 묻어난다. 그릴과 헤드램프를 슬림하게 배치한 때문이다.
SM6는 선이 살아있다. 헤드램프를 감싸는 선이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는 풀 LED 방식이다. 전체적으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두 차의 뒷모습은 비슷한 듯 다르다. 심플한 말리부, 디테일을 강조한 SM6다.

디자인 설명은 길게 할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 보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판단하면 될 일이다.

■ 크기 / 공간
크기비교

말리부가 압도적으로 크다. 길이가 그렇다. 길이 차이가 75mm, 휠베이스 차이는 20mm다. 덕분에 실내 넓이를 결정짓는 뒷좌석 공간은 말리부가 압도적으로 넓다. 앞좌석 시트를 끝까지 앞으로 밀고 뒷좌석에 앉아보면 완전히 운동장이다.
그렇다고 SM6가 좁은 건 아니다. 말리부와 비교하면 좁지만 성인이 앉기에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무릎공간도 여유가 있다.

머리 윗공간이 문제되는 건 뒷좌석 가운데 자리에서다. 두 차 모두 센터터널 높이는 비슷했다. 2열 가운데 자리에 앉아보니 머리 위가 닿을락말락하는 정도에서 말리부가 조금 더 공간이 남았다. 차 높이 10mm의 차이로 보인다.

차폭은 SM6가 15mm 넓다. 하지만 옆으로 넓은 것을 실제로 체감하기는 힘들다. 차폭이 넓으면 공간감의 확대보다, 앞 뒤 트레드를 넓게 배치해 주행안정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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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성능
성능비교

166마력(말리부)과 190마력(SM6)은 미세한 차이로 다가온다. 확연한 차이는 아니다. 가속을 이어가다보면 SM6의 가속감이 조금 더 질기고 끝이 살아난다. 말리부의 토크는 25.5kg으로 SM6 26.5kgm보다 조금 뒤지지만 그 발생시점이 2,000~4,000 rpm 구간에서 고르게 터지는 구조다. 2,500rpm에 고정된 SM6보다 토크가 고르게 유지된다는 점은 짚어볼만한 대목.

공차중량은 말리부가 1,420kg. SM6가 1,435kg이다. 마력당 무게비를 계산해보면 말리부는 8.5kg이고 SM6는 7.5kg이다. 1마력이 부담해야하는 무게가 가벼우면 그만큼 가속감이 좋아진다.

Driving_shot_SM6

힘의 질감은 SM6가 한 수 위다. 조금은 더 단단한 느낌의 차체와 엔진 사운드에서 비롯되는 느낌이다. 말리부가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토해내는 것과 달리 SM6의 엔진 사운드는 잘 다듬어진 소리를 낸다. 조금은 인위적인 소리여서 듣는 이에 따라선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두 차의 지향점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지점은 서스펜션을 비롯한 하체의 느낌이다. 두 차 모두 서스펜션이 부드럽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말리부는 조금 편안하게, SM6는 살짝 하드하게 세팅됐다. 그 차이는 크지 않다. 말리부는 전형적인 미국 세단의 느낌을 준다. 반면 SM6는 유러피언 세단이라기보다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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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의 느낌도 비슷한 듯 다르다. 말리부에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는 편안하고 부드럽게 변속을 이어간다. 수동변속은 S 모드로 옮겨 기어 단수를 정하면 그 범위 안에서 변속이 이뤄지는 방식. 조금 낯설다.
SM6에는 7단 DCT가 올라갔다. 고속에서 절도 있는 직결감이 느껴진다. 퍼포먼스를 살려주는 부분이다. 빠른 변속은 힘의 낭비를 줄여 효율에도 도움을 준다. 수동변속은 레버를 옆으로 옮겨 쉽게 작동할 수 있다.

시승한 두 차 모두 245/45R19 사이즈의 타이어를 장착했다. 말리부는 컨티넨탈, SM6는 금호타이어 제품. 컨티넨탈 타이어는 회전저항 5등급, 금호타이어는 회전저항 3등급이다. 회전저항은 1등급에 가까울수록 좋은 효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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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서스펜션은 말리부가 멀티링크, SM6가 어댑티브 모션 링크다. 토션빔에 AM링크를 더해 일체형 서스펜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게 어댑티브 모션 링크다. 반경이 좁은 코너에서 비슷한 속도로 달렸는데 두 차 모두 이렇다 할 흔들림 없이 그립을 유지하며 코너를 빠져나왔다. 반경이 큰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갈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코너에서 두 차의 차이를 느끼긴 힘들었다.

SM6는 멀티 센스를 통해 주행모드를 바꿀 수 있다. 말리부는 별도의 주행모드 선택 장치가 없다. S 모드로 바꾸는 정도다.

■ 편의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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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장비는 SM6가 조금 앞선다. SM6에는 대형차급에서 만날 수 있는 편의장비들이 다수 적용됐다. 앰비언트 라이트, 1열 마사지 시트, 운전석 쿠션 익스텐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주차주향보조시스템, 매직트렁크, 스마트키와 연동해 도어락을 자동 해제하는 매직핸들, 차에서 1.5~2m 멀어지면 자동으로 도어가 잠기는 오토 클로징 등이 사용됐다. 말리부 대비 우수한 사양들이다.

말리부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애플 카플레이, 후방주차 보조 카메라, 무선충전 포켓, 파노라마 선루프, 열선 스티어링 휠, 듀얼 풀 오토 에어컨, 1열 통풍시트, 오토 라이트 컨트롤, 자동주차 보조 시스템 등의 편의장비가 있다. 상당수는 SM6도 갖추고 있는 장비다.

인포테인먼트를 관장하는 모니터는 말리부가 8인치, SM6가 8.7인치다. 계기판에 정보를 띄워주는 TFT LCD 클러스터는 말리부가 4.2인치, SM6가 7인치다.

■ 안전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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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비에선 말리부가 앞선다. 에어백부터 차이가 난다. 말리부에는 8개의 에어백이 있고 SM6에는 6개가 있다.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있고 없음에 따른 차이다.
말리부는 총 17개의 초음파 센서와 레이더, 전후방 카메라를 동원해 안전을 도모한다. 차선유지 보조시스템은 조향보조까지 담당해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면서 달릴 줄도 안다. 전방추돌 경고 시스템도 작동이 확실했다.

SM6에는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긴급제동 시스템 등이 적용돼 있다. 두 차 모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ACC)이 적용돼 있다. 말리부의 시스템이 조금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작동 과정도 말리부가 자연스럽고 편했다. 말리부는 핸들을 쥔 채로 모든 과정을 작동할 수 있지만 SM6는 센터 콘솔 앞에 있는 스위치를 누른 뒤 핸들에 달린 버튼으로 다시 세팅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말리부의 ACC는 앞차를 따라 완전 정지까지도 구현한다.

■ 연비
메이커가 밝히는 복합연비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 단 하루, 150km 안팎의 비교적 짧은 거리로 얻은 실연비로 두 차의 연비를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말리부는 12.5km/L, SM6는 12.3km/L다. 비슷한 수준이나 말리부가 간발의 차이로 앞선다.

■ 가격
말리부 1.5터보의 기본 가격은 2,310만원부터 3,181만원이다. SM6 1.6 터보는 2,957만원부터 3,180만원이다. 최상급 트림의 가격은 1만원 차이로 같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SM6는 같은 트림일 경우 2.0보다 1.5가 더 비싸다.

말리부는 공간, 가격, 안전에서 우위다. SM6는 성능, 고급감, 편의장비가 돋보였다. 쏘나타와 K5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 3, 4월 판매 실적을 보면 이미 시장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말리부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 시장은 더 큰 폭으로 흔들릴 전망. 외인부대가 질러놓은 불이 어디까지 번질지 그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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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소비자들에게 넘긴다. 깐깐하게 비교하고 따져보길 권한다. 자신의 취향, 사용 목적을 먼저 생각하고 세심하게 비교하면 나에게 맞는 답을 찾을 수 있다. 일단 구매했다면 뒤돌아 볼 필요 없다. 그때부터는 내차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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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