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티볼리 에어 2만대를 포함한 티볼리 라인업의 판매목표를 8만5,000대에서 9만 5,000대로 수정했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로 10만대 판매를 넘보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가 선전하면서 티볼리 판매도 함께 늘고 있어 일부에서 우려하던 두 차종간 ‘판매 간섭’ 대신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서둘러 판매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 에어의 지난 21일 마감기준 누적 계약이 2,200대를 넘었다. 티볼리는 3,300 수준으로 두 차종을 합치면 5,500대를 넘겼다. 두 차종의 계약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쌍용차는 전했다. 티볼리 에어 출시에도 불구하고 티볼리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판매간섭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
판매간섭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음이 판매 실적을 통해 밝혀졌다는 게 쌍용차의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쌍용차는 판매목표를 상향조정했다. 8만 5,000대였던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의 올해 판매목표를 9만 5,000대로 높인 것. 10만대를 넘보겠다는 의지다.
쌍용차는 이 같은 시장 반응에 힘입어 티볼리 에어의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B 세그먼트에서 시작한 티볼리의 바람을 티볼리 에어를 통해 C 세그먼트로 확장시키겠다는 것. 티볼리는 QM3 및 트랙스와 경쟁하고 티볼리 에어는 그 윗급인 투싼, 스포티지와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전체적으로 쌍용차의 시장을 넓히겠다는 게 요지다.
B 세그먼트에서 치고 올라오는 티볼리의 기세에 현대기아차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눈여겨 볼 장면 하나. 3월 16일 진행된 미디어 대상 기아자동차 니로 사전 발표회장이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티볼리를 직접 거명하며 니로의 가격대비 우수성을 강조했다. 경쟁사의 경쟁 모델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업계의 불문율이다. “A사 B모델” 정도로 얘기하고 제원 등을 통해 듣는 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풀어주는 정도로 수위 조절을 한다. 하지만 이 자리에선 마케팅 담당 임원이 직접 경쟁 상대로 티볼리를 지목하고 니로와 비교했다는 데 기자들은 주목했다. 그만큼 티볼리가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5년 판매 실적을 보면 기아차의 위기감을 이해할 수 있다. 티볼리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4만5,021대를 팔아 컴팩트 SUV 시장 1위를 차지했다. QM3는 2만4,560대, 트랙스 1만 2,727대였다. 스포티지와 투싼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두 차종의 1.7 엔진 모델만 떼어놓고 보면 투싼 1.7이 2만3,012대, 스포티지 1.7이 8,167대로 티볼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현대기아차로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실적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선 쌍용차가 이제 티볼리 에어를 앞세워 스포티지 및 투싼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