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존재의 이유에 충실한 RAV4 하이브리드

Toyota 2016 All New RAV4 Hybrid_Driving (6)

토요타가 드디어 SUV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장했다. RAV4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한 것. 90년대 중반 모노코크 방식의 소형 SUV 바람을 몰고 왔던 RAV4가 이제 친환경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받아들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는 기본적으로 2개의 모터를 적용한다. 여기에 E4 시스템이 적용되면 뒷차축에 모터 하나가 더해진다. 모터가 3개로 늘어나는 것. RAV4 하이브리드가 그렇다. E4는 드라이브 샤프트를 통해 엔진의 동력을 뒷차축으로 전달하는 전통적인 4WD 방식에서 벗어나 뒷차축에 모터를 달아 이 모터가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게 만들었다.

잘 다듬어진 모습이다. 토요타의 패밀리룩인 킨룩을 적용했다. 길이가 4,605mm로 이전 15년식 RAV4에 비해 35mm가 길어졌다. 2열 공간이 크게 확대됐다. 뒷좌석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도 공간이 여유가 있다.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어 센터 터널도 사라졌다. 더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게 된 이유다.

토요타의 패밀리룩인 ‘킨룩’ 디자인이 RAV4에도 적용됐다. 상향등과 하향등을 하나의 LED 램프로 만든 Bi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범퍼상단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생략됐고 아래쪽으로 입을 벌려 공기 흡입구를 만들었다.

운전석 도어를 열고 닫으면 묵직한 느낌이 온다. 차의 크기에 비해 조금 과하다 싶은 무게감이다. 그 때문일까. 도어가 닫히는 느낌이 아주 좋은 편이다. 다만, 힘을 빼고 문을 닫을 때 가끔씩은 도어가 제대로 안 닫히는 일도 생긴다.

에어백은 8개를 달았다. 운전석 무릎 에어백이 있어 더 신뢰가 간다. 인테리어, 특히 대시보드에는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했다.

계기판에서 rpm 게이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스포츠 모드를 택해도 rpm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파워게이지를 통해 충전중인지, 에코 구간인지, 혹은 파워 구간인지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까지 EV 모드로 움직였다. 엔진 소리 없이 차가 움직인다. 조용한 심야의 주택가에서 움직일 때엔 참 좋겠다. 시속 40km까지는 EV 모드로 달릴 수 있었다. 물론 배터리의 충전 상태가 관건이다.

스티어링휠은 약 2.7 회전한다. 소형 SUV의 경쾌한 움직임에 맞춘 세팅이다. 에코 모드에선 가속페달을 툭 툭 쳐봐도 거의 반응이 없다시피 무감각했다. 차가 운전자를 무시하는 느낌이랄까. 입력치의 50~60% 정도만 출력되는 느낌이다.
스포츠 모드엔 반응이 살아난다. 가속페달에 따라 차체의 탄력이 변한다. 입력한 만큼 출력이 따라오는 느낌. 하지만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입장이라면 스포츠모드를 자주 애용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본연의 장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에코 모드 위주로 차분하게 이 차를 다루는 게 맞겠다.

고속주행에서 차는 안정감 있게 움직였다. 정속주행으로 순항할 때에는 앞바퀴굴림으로 움직이는데 가속 감속 등 구동력에 변화가 생기면 사륜구동상태가 된다. 앞바퀴는 엔진과 모터의 힘으로, 뒷바퀴는 모터의 힘으로 구동하는 것.

가속 중간에 변속이 없이 이어지는 가속감은 CVT 덕분이다. 끊김 없이 고속까지 이어지는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변속으로 인한 흔들림이 없다.

브리지스톤의 255/55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차체를 지지하고 노면을 잘 읽으며 달렸다. 앞에는 맥퍼슨 스트럿, 뒤에는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썼다. 멀티링크 방식보다 승차감에 유리하다는 더블위시본을 뒤에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2.5 리터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엔진출력 152마력, 모터 출력 105마력이고 엔진과 모터를 합해서 이 차가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힘은 197마력이 된다. 공차중량 1,800kg이니 마력당 무게비는 9.1kg 정도가 된다.

복합 연비는 13.0km/L다. 하이브리드차답게 도심연비가 13.6km/L로 고속도로 연비 12.4km/L보다 우수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짜증나는 구간에서 하이브리드의 효율은 오히려 더 좋아지는 셈이다.

소형 SUV는 성능이나 고급스러움으로 승부를 거는 장르가 아니다. 디자인과 기능성, 효율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RAV4 하이브리드는 이런 존재의 이유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소형 SUV로 도심에 어울리는 ‘디자인’ 넓은 공간과 E4 사륜구동시스템의 ‘기능’ 하이브리드의 ‘효율’을 잘 담아내고 있다.

판매가격 4,260만원으로 RAV4 가솔린 4WD보다 약 300만 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앞으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결정되고, 신차 등록과정에서 등록세와 공채매입 감면 혜택 등을 고려하면 큰 차이는 없게 된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를 경험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

오종훈의 단도직입
센터페시아 주변은 건축물처럼 입체감 있게 돌출시켰다. 음지와 양지가 확연히 구분된다. 돌출된 부분의 아래쪽이 음지가 된다. 거기에 몇 개의 버튼이 배치됐다. 이를 조작하려면 등을 앞으로 살짝 숙여 손을 내밀어야 한다. 편하지는 않다.
내비게이션은 답답하고 성가시다. 화면은 좁고 선명도도 떨어진다. 내비게이션 안내음성은 끌 수가 없었다. 차에 타 있는 동안엔 내비양의 그리 살갑지 않은 목소리에 늘 노출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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