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발표회를 마치고 바로 옆 서킷으로 이동해 시승까지 할 수 있는 브랜드는 BMW가 유일하다. 2세대 뉴 X1 발표회를 마친 뒤 바로 서킷으로 이동해 차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X1 X드라이브 20d.
차가 커졌다.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4,439x1821x1598mm로 길이는 15mm 줄었지만 너비가 23mm, 높이는 53mm가 확대됐다. 너비와 높이를 키워 결과적으로 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실루엣도 좀 더 SUV에 가까운 모습으로 완성됐다. 시트포지션도 높아져 운전석에서의 느낌이 이전과 많이 다르다. 컴팩트 SUV의 최대치가 이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더 커지면 윗급 X3와 직접 경쟁해야 할 정도다.
X1은 BMW X라인업의 막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동 평행주차 기능 등 프리미엄 옵션들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8인치 모니터가 자리했다.
공차중량 1,665kg으로 비교적 가볍다. 4기통 트윈파워 터보엔진이다. 1995cc 190마력 40.9kgm의 토크다. 마력당 무게비 8.76kg 수준. 주행모드는 스포츠, 에코프로 컴포트 3 종류가 있다.
오프로드
모랫길. 해수욕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모랫길을 가뿐히 통과했다. 조금 굳은 모랫길이긴 하지만 모랫길의 굴곡을 따라 미끌미끌하면서도 부드럽게 통과했다. 언덕길. 하늘을 보며 올라가야하는 가파른 오르막 길, 중간에 멈춘 뒤 다시 출발해도 차는 밀리지 않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2,3초간 제동이 유지되는 덕분이다. 언덕길에서 차가 뒤로 밀릴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다.
내리막 길에선 속도를 조절한다고 브레이크를 밟으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다운힐 어시스트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가속페달 조작없이 시속 10km 전후의 속도로 고정돼 길을 내려간다.
8단 자동변속기는 190마력의 힘을 효율적으로 조율해낸다. 주행상황에 적절한 기어를 거칠지않게 물려준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반박자 정도의 시차를 둔 가속반응을 보인다.
슬라럼
차는 정확하게 회전한다. 횡가속도가 누적되는데에도 차를 조절하는데에 큰 무리가 없다. 과감하게 조절하면 차는 잘 따라온다. 한계를 넘어서면 DSC가 개입해 엔진 출력을 줄인다. 순간적으로 제한되는 출력이 아쉬울때도 있지만 안전에는 큰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서킷주행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서킷에 올랐다. 2.6km 길이에 17개의 코너를 가진 코스다. 650미터 정도의 직선로에서 시속 150km까지 올릴 수 있었다. 놀라운 정도의 가속감은 아니나 충분히 만족할 만한 힘이다. 물론 직선로가 더 길었다면 더 높은 속도를 경험할 수도 있다.
좌우로 이어지는 코너가 쉴새없이 이어진다. 코너에서도 물렁거리지 않고 단단하게 지지한다. 서킷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차체가 높아 기울어지는 불안함이 크겠지만 사륜구동이 차체를 잘 지지하고 구동력을 확보해 생각보다 불안하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된 서킷에서는 약간의 불안함이 오히려 짜릿한 재미로 다가온다. 일반도로라면 안되겠지만 서킷에선 조금 더 과감한 시도가 가능하다. 코너 진입 속도를 조금 더 높여보고, 스티어링 조작도 조금 더 크게 해보면서 차의 반응을 살피고 운전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일반 도로에서보다 120% 정도로 달린다 생각하면 좋겠다.
엔진소리는 차분한 편이다. 가속페달에 따라 낮은 소리부터 제법 높은 소리까지 토해낸다. 매력적인 소리는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드러내는 맨얼굴같은 소리.
복합연비는 14.0km/L로 2등급이다. 엔진스톱 기능을 도입하는 등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공을 들인 결과다.
판매가격 5,630만원이다. 브랜드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다른 차들을 살펴보면,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대시보드에 덧대어진 은색 패널의 접착면이 날카롭게 드러나있다. 플라스틱 패널을 덧댄 부분인데. 손으로 훑어보면 날선 단면을 마주하게 된다. 자칫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덧댄 부분의 단면이 드러나지 않게 꼼꼼하게 잘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직접 입력하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글을 편하게 입력할 수 있게 좀 더 손을 봐야 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