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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미국 디자인센터 J Mays과 Freeman Thomas의 초안에, 피터-슈라이어 외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다듬어진 자동차. 199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된 TT 쿠페의 독특한 정체성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작고 가볍고, 빠르고 튼튼하고, 독특한 바디라인을 가진 스포츠 쿠페는 그 이미지가 확실하다. 언뜻, 골프, A3 등 폭스바겐의 양산 플랫폼을 조물조물 만져 탄생한 모델이라 말하는 것은 큰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컨셉과 제작등급이 전혀 다른 자동차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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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Tourist Trophy Sports)를 한 단어로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작고 귀엽고 통통 튀어다니는 ‘탱탱볼’… 사실상 2인승인 작은 승차공간, 약 1.4톤에 불과한 가벼운 차체, 300마력에 근접하는 차고 넘치는 파워와 너무도 당연한 콰트로 사륜구동시스템, 기타 다양한 동적 특성을 결정짓는 요소들이 결합되여 작은 공이 통통 튀듯 재빠르게 거동할 수 있음을 의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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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한 글자 차이라지만… ‘S’ 또는 ‘M’이 들어간 차는 확실히 다르다. )

■ 운동특성
1,984cc 직분사 엔진과 페라리 등 고급 스포츠형 모델들에서도 사용되고 비교적 낮은 RPM 대에서 작동되는 일본 IHI사의 커다란 Turbo Charger가 만들어내는 293마력 힘, 기어변환이 병행처리되어 끊김없는 동력을 전달하는 6단 듀얼클러치 S-Tronics 자동변속기, 언제나 마음 든든한 Quattro 사륜구동시스템 세 가지가 조합되어 최고속도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으로, 지치지않는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탁 트인 직선도로 위 달리기 성능은 ‘막힘없는 시원함’ 그 자체이다. 0~100Km/h 실측치 약 6초. 이후 4000RPM에서 레드존까지를 넘나들면서, 귀가 즐거운 배기음과 터보 작동음이 섞이면서 덧붙이기 가속이 이루어진다.

여기에 일본 ADVAN 30시리즈 초 광폭타이어, 낮은 조향비의 조향핸들, 작은 자성입자 유체와 전자석의 작용을 이용하는 Magnetic Ride Damper기술, 모든 것을 종합하는 다이내믹 모드의 조합이 재빠른 거동을 거들고 있다. 또한 이런 모든 것들에 더하여… TTS가 각인된 전용 브레이크 캘리퍼와 벤텔레이티드 디스크는 고속주행 중인 차를 흐트러짐없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멈추게 한다. 잘 서는 것을 알아야만 자신있게, 잘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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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어물림(실선 플로우)에 대하여 다음 기어물림(점선의 동력플로우)이 미리 대기 중.
그러므로 클러치가 두 개 필요하다.)

다 좋은데… 차량 중량, 255/30ZR 스펙 타이어의 특성, Damper를 포함하는 서스팬션 반응특성 등이 종합된 결과로서 요철이 있는 도로 면이나 매우 급한 곡선구간 주행에서 다소 불안정한 느낌이 있다. 간혹 너무 ‘통통’ 튀거나 어떤 경우 차가 가볍다라는 생각도 스쳐지나간다. 특히, 도로 구간특성에 따라 묵중하고 기분좋은 배기음을 잠재우는 노면소음과 잔진동이 계속되기도 하니 어떤 조건에서는 승차감 우선모드(Comport Mode)에서 조차 장거리 주행 시 피로도가 커질 수도 있겠다. 역시나 Rigid와 Soft,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것은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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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항공기 조종석에 앉아 전면창을 바라보는 듯 푹 가라앉은 느낌에, 조작버튼이 결합된 원형 공조장치, 스포츠 드라이빙 시트, 조향비율이 낮은 스포츠형 조향핸들, 툭툭치며 가볍게 조작할 수 있는 변속레버와 패들-시프트 등  스포츠 쿠페에서 짐짓 기대하고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굳이 장광설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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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M게이지가 계기판 전면에 나선 만큼 달리기에 초점을 두었다면 극단의 편의성이나 휘황찬란함보다는 운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설계지침이 있었을 듯하다. 실내 디자인의 총평은 “보이는 것들에 있어서는 동적인 느낌들이 적극 강조되어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차분하다. 그리고 요즘 볼 수 있는 IT융합 트랜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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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쏙 들어오는 전면 계기판은 고정된 램프점등 영역, LED 레벨미터 표시영역 그리고 중앙의 커다란 LCD 패널영역(Audi Virtual Cockpit)으로 구성되어 있다. 속도와 RPM은 상시 제시되고 ‘VIEW 버튼’을 조작하여 내비게이션, 차량정보, 미디어정보 등을 전체화면으로 확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확대를 선택하였을 때 커다란 지도가 펼쳐지므로 시각적으로 용이하게 참조, 주행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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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하단에 몰려있는 고정식 LED BOOST 게이지와 순간연비 표시기(적용된 Smart Charging System에 있어서 배터리 관리상태를 함께 표시)는 마치 빈티지 테이프-데크의 LED 레벨 미터처럼 교대로 오락가락하며 본의아닌 에니메이션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설계자가 의도를 했든 아니든 상당히 재미있고 그 시각적 자극 때문에 자꾸만 가속패덜과 패들-쉬프트를 조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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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외산차 내비게이션에 있어서 한글입력은 종종 골치아픈 문제인데 아우디 코리아는 그것을 깔끔하게 해결했다. JOG 위쪽 면, 입력패드가 필기체를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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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깔끔한 마감에도 불구하고 선루프가 없어 낙망스럽다는 점, 컵 홀더가 묘한 위치에 있다는 점 등등 개인 선호에 따른 장점과 단점들이 있다. 어쨋든 TTS 내부 디자인 키워드는 운전자 한 사람에 대하여, 제대로 집중하고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에 있다고 판단된다.

■ 가치에 대한 생각
눈이 끌리는 디자인에, 혼자서 또는 동승자와 함께 안정감있는 고속주행을 즐기고 상황에 따라 총알처럼 튀어 나갈 수도 있는 자동차 TTS.  어찌보면 마약과 같은, ‘달리는 맛과 재미’ 때문에 메이커 제시연비 충족이 요원할 모델이기도 하다. 그런데 마냥 달리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약 8,000 만 원의 값어치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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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TTS는 정체구간이 많은 도심 주행에는 전혀 안맞다. 혹시나 연비를 관찰하고 평범한 주행패턴을 고수하는 사람이 독특한 모양새나 장광설 성능정보에 유인되거나 “어찌 알겠어? 나도 가끔 빠르게 달릴 수 있지!”라는 혼자상상에 끌려 구매한다면 그것은 짐짓 TTS의 운동능력을 사장시키고 결국 돈을 낭비하는 사례가 될 것.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아우디 TTS는 기왕에 둥근 바디라인의 사륜 Quattro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사람, 혼자 달리기를 좋아하되 어느 때고 그 재미를 느낄만한 경로 근처에 있는 사람, 좀 더 편안한 세단 등 대체차량이 있는 사람, 극단의 퍼포먼스를 선호하되 BMW M 시리즈나 포르쉐 Boxter 등과는 다른 아이덴터티를 찾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대안이 될 듯하다.

무릇,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뿐 이 세상 모든 물건은 고유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 용도불명으로 가치가 적은 시승차를 그냥 가져가고 싶다는 잠깐의 유혹이 생길만큼… TTS는 묘하고 톡특하다.

박태수(motordicdase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