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전구가 널리 쓰이기 시작할 무렵, 어떤 여객선에 탑재된 발전기와 조명시스템에 큰 고장이 발생했다. 선주는 난리를 피우고… 마침 수리할 직원들이 없어서 난감했던 에디슨은 방금 입사한 젊은 직원을 보고 혼자라도 달려가서 어떻게든 고쳐보라고 지시한다. 아무 준비없이 단 하룻만에 발전기 고장을 말끔하게 처리하고 에디슨의 주목을 받게된 직원, 그가 바로 세르비아출신 Nikola Tesla(1856~1943)였다.
그런데 이후 두 천재들의 관계는 평생토록 원만하지못했다. 직류송전으로 돈을 벌고 있던 에디슨에게 교류송전을 주장하는 테슬라는 점점 못마땅한 사람이 되어간다. 그를 뛰어넘는 천재성에, 다소 폐쇄적인 성향에, 나이도 열 살쯤 밑인 회사직원 신분이었으니 고집불통 사장 에디슨의 입장에서는 당초부터 화합의 대상은 아니었던 것. 결국 에디슨과 결별한 테슬라는 웨스팅하우스사와 손을 잡고 교류송전기술의 상용화를 진행하였고 이 방식이 훗날 미국과 전 세계의 표준이 되었다. DC우선주의자 에디슨이 완벽하게 테슬라에게 패배한 것. 현재 직류송전은 해저전송과 같은 제한적인 경우에만 쓴다.
한때 사람들은 두 천재의 대립각을 ‘직류와 교류의 싸움(War of Current)’으로 표현했는데 요즘의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구동방식에서 그 싸움이 다시 재현된다.
자동차용 모터의 그 구동원으로 직류를 쓸 것이냐(BLDC; Brush-less DC Motor), 교류를 쓸 것이냐(AC Induction Motor)라는 설계자들의 고민이 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에 효율이 좋은 직류모터를 쓰고 전기자동차의 명가 테슬라는 고성능세단의 컨셉에 걸맞는 출력을 확보하기 위해 토크와 반응특성이 좋은 교류모터를 사용했다. 이러한 선도기업의 판단 그리고 시속 60마일까지 2.8초만에 가속할 수 있고 한번 충전하면 400킬로 넘게 달릴 수 있는 MODEL-S 등 시장에서 검증받은 결과물들은 전기자동차 분야에 있어서 ‘교류구동’을 핵심 키워드로 만들어놓았다.
(흔히 PC용 냉각팬용 모터로도 사용되는 BLDC의 예, 출처 : http://www.movingmagnet.com/)
(테슬라 MODEL-S의 AC 모터, 출처 : http://www.greenoptimistic.com/)
TV에 자주 나오는 고전압방전장치 ‘테슬라 코일’로 유명한 사람, 다상(多象) 교류모터를 고안한 사람, 무선통신에 착안하고 라디오까지 만들려고 했던 사람, X-Ray 장치를 생각해냈던 사람, 레이더를 착안한 사람, 테슬라(T)라는 자속밀도의 단위를 만들게 한 사람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천재 니콜라 테슬라는 자동차회사 ‘테슬라’라는 이름으로 재조명을 받았고 그 회사의 힘을 빌어 ‘전기자동차의 DC 대 AC의 싸움’에서 한 번 더 승자가 되려는 형국이다.
박태수(motordicdaser@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