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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최고 증가율, 푸조가 달라졌다.

수입차 시장에서 중하위권을 맴돌던 푸조가 달라졌다. 수입차 시장 최고의 증가율을 보이며 선두 그룹을 넘보고 있다.

푸조의 판매대수는 지난 11월말 등록대수 기준 6,6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7%가 늘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브랜드가 푸조다.

연초 200대 수준의 판매량에 머물던 푸조는 지난 10월 1,000대를 넘기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지난해 연말 13위에서 올해 11월까지 누적등록대수 기준 9위로 올라섰다. 10월에는 4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연말 1.59%에서 올해 11월말에는 3.04%로 늘었다.

놀라운 실적을 견인한 건 소형 SUV인 푸조 2008이다. KAIDA의 수입차 등록통계에 따르면 푸조 2008은 올들어 11월까지 3,997대가 팔렸다. 푸조 전체 판매량의 59.9%에 달하는 물량이다. 2008은 출시할 때 이미 대박 조짐을 보였다. 푸조 2008은 지난해 10월 공식 출시하기 전 사전예약이 1,000대를 넘겼다.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가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푸조 본사와 긴급히 협상을 벌였을 정도였다.

일찌감치 베스트셀러 등극을 예고한 푸조 2008은 이후 아이코닉 에디션과 ‘모션&이모션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시기 적절한 마케팅에 힙 입어 날개를 달았다.

푸조 2008의 매력 포인트는 스타일리시한 외형과 합리적인 가격, 최고 수준의 연비 등을 꼽을 수 있다. 2,650만원부터 3,090만 원대의 가격에 수입 SUV를 탈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한 게 시장에 먹힌 것.

17.4km/L의 높은 연비도 푸조 2008의 무시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수동변속기보다 8% 가량 더 우수한 연비를 보이는 MCP 변속기를 통해 이 같은 우수한 연비를 만들어 냈다.

MCP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리는 게 사실. 우수한 연비와 내구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멈칫거리는 변속감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푸조는 이에 따라 연비 효율이 중요한 208과 2008 등 소형차에 MCP를 계속 유지하는 한편, 308 이상에서는 MCP를 빼고 최신형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신형 모델들을 투입하고 있다.

주행성능을 중시하는 준중형급과 연비효율을 조금 더 중시하는 소형급으로 구분해 대응하고 있는 것. 소비자의 디테일한 요구에 적극 대응해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

푸조가 폭스바겐 디젤 엔진 파문을 조기에 차단한 것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계기였다. 초기에 발 빠른 대응으로 충격을 최소화한 것.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 사태가 시작되자 푸조와 시트로엥을 관할하는 프랑스 PSA 본사는 10월 26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PSA는 “차량의 배출가스, 연비와 관련된 면밀한 검토를 실시한 결과 어떤 차량에도 배출가스 테스트를 감지해 테스트 중에만 질소산화물(NOx) 등의 오염물 처리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실제 주행 조건에서는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나 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디젤엔진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숨을 죽이며 사태를 지켜보는 가운데 PSA가 본사 차원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그만큼 디젤엔진 문제에 관해 자신 있다는 의미였다.

PSA 푸조 시트로엥은 한 발 더 나아가 2017년부터 시행 예정인, 차량의 기능∙차량 중량∙전기 소비 등을 고려한 WLTP(세계표준소형자동차시험방식, 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s Test Procedures)와 RDE(실제주행인증방식, Real Driving Emissions)의 도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PSA 푸조 시트로엥은 요소수를 촉매제로 이용한 SCR 시스템(선택적 환원 촉매,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을 채택해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SCR 시스템은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로 알려져 있으며, PSA 푸조 시트로엥은 SCR 기술과 관련해 약 1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PSA 푸조 시트로엥은 2011년 유로5 기준 도입과 함께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게 법적 요건이 된 DPF(미립자 필터, Diesel Particle Filter)를 11년 전에 이미 도입하기도 했다.

대부분 메이커들이 본사 직판체제인데 비해 푸조와 시트로엥은 유일하게 국내 임포터가 수입판매하는 브랜드다. 직판체제는 본사의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으로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푸조 시트로엥의 임포터인 한불모터스측 입장이다. 로컬 시장과 소비자에 좀 더 친화적인 정책을 독립적으로 펼 수 있다고 한불측은 설명했다.

2008에 이어 508과 3008 등이 유로6 대응 새모델로 교체되면서 푸조의 판매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푸조의 성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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