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제네시스, 물 밑에서 10년을 달렸다.

20151104_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런칭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물밑 작업을 통해 고급브랜드 런칭을 준비해왔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개발 착수 시점부터 2008년을 목표로 런칭이 추진됐다. 실제 지난 2006년 국내와 북미에서 고급차 관련 태스크포스팀(TFT)이 운영됐고, 외부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한 시장조사 및 수익성 분석이 진행됐다. 그러나 2008년 1세대 제네시스 차량의 성공적인 출시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브랜드는 출범하지 못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급차 시장이 위축됐고, 내부 기준의 완벽한 충족과 복수의 라인업 확보가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돼 브랜드 런칭을 연기한 것이다.

이후에도 현대차는 전사에 걸쳐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지속적으로 운영했고, 글로벌 고급차 시장조사 및 경쟁 업체에 대한 분석 작업을 계속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1월 1세대 제네시스, 2009년 3월 2세대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 등에서 고급차에 요구되는 성능 및 품질 경쟁력을 꾸준히 개선시켜왔다.

1세대 제네시스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기존 프로세스와는 전혀 다른 컨셉트로 개발됐다. 현대차 최초로 별도의 전담 개발팀을 구성해 설계부터 양산까지 제네시스만의 DNA를 갖추도록 만전을 기했다. PM(프로젝트매니저), 제품기획, 설계, 시험 등의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연구 경력을 가진 연구진 수십 명이 개발에 참여했다.

기존 차량과 전혀 다른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위주의 디자인에서 탈피, 디자인적 관점에서 설계하는 파격을 채택했다. 현대차 최초로 시도했던 후륜 구동방식,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차체구조와 안전 신기술, 감성 품질을 극대화하는 최고급 재질 등은 현대차의 잠재성과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최초로 탑재한 후륜 구동형 6단 자동변속기는 새로운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의 기원이 되었으며, 최첨단 전자기술 집약에 대한 노력은 차량 전자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현대차는 워즈오토 ‘10대 최고 엔진’ 5회 수상이 보여주는 엔진을 비롯한 파워트레인 성능 개선, 미래 친환경 분야 및 자율주행 기술 관련 연구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설계 능력 개선과 품질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했으며, 디자인 역시 간결하고 정제된 방향으로 한번 더 진화했다.

최고의 고급차를 만들겠다는 열정은 대규모 투자 결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2008년 1세대 제네시스 출시 직후 현대·기아차 연구소에 대한 시설장비 업그레이드 계획안이 수립됐으며, 2011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단행됐다. 실제 지난 2011년부터 4년간 진행된 연구소 시설장비 투자금액은 앞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 이뤄진 투자금액을 넘어섰다. 연평균 투자금액이 2010년을 전후로 3배 가량 증가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급차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이 기간 동안 남양연구소에 전자개발동, 파워트레인환경선행연구동, 재료개발동, R&H성능개발동, 주행성능시험동 등이 새롭게 들어섰고, 의왕 중앙연구소에 선행 기술 관련 연구동이 증설됐다.

특히 글로벌 주요 자동차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용 강판을 자체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기초 소재 단계부터 차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연구소와 현대제철이 협업, 차량 구조에 적합한 소재를 개발하고 확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보다 안전하고, 단단한 차량 개발이 가능해 진 것이다. 이에 차체 강성, 주행 성능, 승차감 및 핸들링(R&H), 디자인 등에서 고급차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탄소섬유 등으로 대표되는 추가적인 차량 경량화 소재 부문 역시 선행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며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부품 협력사들도 고급차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고급차 시장과 고객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개발자 럭셔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설계, 디자인, 시험 분야 등 고급차 개발 실무진으로 구성된 수십 명의 인력을 독일 등 유럽으로 보내 최신 럭셔리 문화를 직접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현지 소비자 인터뷰, 경쟁사 공장·박물관·딜러숍 방문, 실 도로 및 트랙 주행 체험, 루이비통 등 비(非) 자동차 명품업계와 포레시아(고급차 인테리어 업체) 등 자동차 명품 부품업계 방문이 이뤄졌다. 또한 호텔, 패션 등 타 럭셔리 산업 분야 전문가 초청 강연과 경쟁 고급차 확보를 통한 개발 실무진의 모니터링 프로그램 등도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는 지난 2013년 11월 출시한 2세대 제네시스를 통해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2세대 제네시스는 설계 단계부터 현대제철의 초고장력강 기술이 본격 적용된 ‘뼈대부터 다른’ 차로, 5대 기본성능(동력성능, 안전성, 승차감 및 핸들링, 정숙성, 내구성)과 디자인을 글로벌 명차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에서 승용차 최초로 전 항목 만점을 받는 등 안전성에서는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섰으며 2014년 캐나다, 2015년 러시아 올해의 차에도 선정됐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잔존가치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세대 제네시스는 전작의 연간 최대 판매량 대비 20% 이상의 판매량 증가와 국내외 호평을 이끌어내며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고급차의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은 두드러진다. 미국자동차딜러협회(NADA)에 따르면 제네시스(4도어)는 올해 미국 시장 미드 럭셔리(MID LUXURY) 차급에서 1~9월 누적으로 1만9146대가 팔려 판매량 기준으로 벤츠 E클래스(3만5325대), BMW 5시리즈/M5(3만3838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아우디 A6/S6(1만7072대), 렉서스 GS(1만6233대), 캐딜락 XTS(1만6023대), 테슬라 모델S(1만5150대), 캐딜락 CTS(1만4253대), 인피니티 Q70(6304대) 등을 앞서는 실적이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 영입 등을 통해 엔진, 변속기, 섀시 등 고성능 기술력을 강화하고, 디자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루크 동커볼케 전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를 영입한 것도 현대 브랜드는 물론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준비는 내부적으로 꾸준히 진행돼 왔다”면서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브랜드 런칭 결정이 올해 상반기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