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차엑스포를 위한 11일간의 세계일주는 강행군이었다.

김대환 조직위원장을 포함해 3명으로 꾸려진 엑스포 대표단은 지난 10월 13일 한국을 떠나 캐나다 미국 독일 스위스 등 4개국을 방문하고 23일 귀국했다. 11일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일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귀국 후 다시 11월 초 일본으로 건너가 혼다 본사를 방문하는 등 전기차엑스포 성공개최를 위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국제 전기차엑스포를 알리고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캐나다에서는 퀘벡주정부 차관과 만나 전기차 세계 선도도시 라운드 테이블 관련 논의를 진행했고, 전기차 관련 업체와 ‘글로벌 전기차 리더스 협의회’ 창립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미국으로 건너간 일행은 테슬라와 구글X 본사를 방문했다. 구글 X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등을 개발하는 연구개발부문. 김 위원장은 테슬라 관계자, 구글 X의 그룹장 등과 개별 면담을 갖고 제주국제전기차 엑스포를 알리고 전시회에 참여하고 최고경영진이 기조발제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캐나다와 미국 일정을 마치고 19일 독일로 건너간 일행은 뮌헨에서 열리는 전기차 전시회인 e-cartech 조직위원장 등과 미팅을 갖고 국제전기차엑스포와의 상호교류를 정례화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는 e-cartech에 직접 부스를 마련해 전시회 관람객들에게 홍보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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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본사도 방문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총괄대표를 만나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가 야심차게 기획중인 EV 프리뷰에 초청의사를 전하고 전시회 참여를 요청했다.

이어 스위스를 찾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전기차 충전 방식의 표준을 다루는 표준포럼 개최와 관련한 협의도 진행했다. 다보스포럼도 찾아가 국제전기차엑스포에 다보스포럼 의장이 찾아줄 것을 제안했다. 스위스에서도 친환경도시로 유명한 체르마트시의 크로스토프뷔르긴 시장은 국제전기차엑스포 참가를 약속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를 알리고,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는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한국, 그중에서도 외딴 섬 제주에서 온 작은 동양인, 그리고 그의 초청을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명함을 내밀어도 알아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찾아오는 이들이 한둘이겠나. 하지만 결국 그들도 전기차 엑스포로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기차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제주를 외면하면서 전기차 사업을 성공시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김대환 조직위원장의 자신에 찬 얘기다. “플랫폼을 제공하고 경쟁을 시키면 오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기차에 관한 한 세계 어디에도 제주도만한 곳이 없어서다.

전기차와 기반 시설의 단위면적당 밀도를 보면 제주도가 세계 최고다. 2013년 160대 보급을 시작으로 지난해 500대, 올해 1515대로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고 있다. 내년에는 4,000대가 잡혀있지만 이를 5,00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중앙정부와 협의 중이다. 2017년에는 2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충전인프라는 계속 확대하고 있다. 약 3.5km마다 1개의 충전시설을 이미 갖췄다.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이 없다. 제주도를 외면하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기차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는 테슬라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브랜드여서다. 하지만 자존심을 굽히며 참여를 애걸하지는 않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고집이다. 전기차 최고의 환경을 가진 제주도를 계속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결국엔 앨런 머스크도 오지 않겠나” 라고 김 위원장은 힘주어 말했다.

제 3회 국제전기차엑스포는 내년 3월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