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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수의 내 차 돌보기] 11.내 차의 심장 엔진 돌보기

오토다이어리에서는 2004년 발간된 책 “내 차 요모조모 돌보기”의 저자 박태수 씨의 양해를 얻어 책의 모든 내용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10년 전에 발간한 책이지만 요즘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그 내용은 깊이와 정성이 가득합니다. 책의 내용 그대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엔진은 사람의 몸으로 치면 심장에 해당합니다. 심장인 엔진이 힘을 만들어내면 손과 발에 해당하는 바퀴가 구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액체와 기체가 자동차 각기관을 돕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몸에 피가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듯 자동차는 사람의 몸과 꼭 같습니다. 그래서 관리에 소홀하거나 아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사람이 오랜 시간 골방에 누워 있다가 나왔을 때처럼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엔진은 단순히 네 바퀴를 굴리는 힘뿐만 아니라 제동장치, 안전장치, 전기장치등 모든 장치에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따라서 엔진이 정지하면 자동차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1) 엔진의 생명을 지키는 엔진오일
엔진오일은 엔진의 수명과 직접 관련이 있다.

엔진오일을 주기적으로 갈아 줘야 한다는 얘기는 모두 들어 봤을 겁니다. 5천 킬로 뛰면 교환해야 된다느니, 1만 킬로 뛰면 교환해야 된다느니 하는 얘기 말입니다. 최근에는 교환을 안 해도되는 엔진오일이 등장했습니다. 교환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이 쏠렸죠. 자동차라는 물건은 부품을 계속 바꿔 줘야 하고 정비를 해 줘야 하니 어찌 보면 밑 빠진 독과 같습니다.
그런 차에 교환을 안 해 줘도 된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를 만든 사람이 교환을 하라고 하면 교환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 엔진오일이란도 대체 무슨 역할을 할까요? 엔진오일의 가장 주된 역할은 엔진이 잘 돌아가기 위한 윤활유 역할입니다. 공장에 가 보면 금속 기계에 오일을 넣어 윤활이 잘 되게 해 줍니다. 쇠붙이끼리 부딪치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가시죠? 제대로 돌아가지가 않겠죠. 자동차 엔진도 금속으로 되어 있기에 똑같은 이치로 엔진오일을 넣어주는 겁니다.

또 한 가지, 엔진이 작동하면 굉장한 열이 발생합니다. 엔진오일은 엔진이 작동할 때 생기는 열을 식혀 주는 역할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이 열을 식혀 주는 것은 냉각수이지만, 엔진오일은 자동차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30% 정도를 흡수해 방출합니다.

아주 오랜 동안 엔진오일을 교환하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엔진의 부품 사이사이를 흘러 다니며 마찰을 방지하고 열을 흡수해 줘야 할 엔진오일이 말라 버립니다. 엔진오일이 말라버린다, 처음 듣는 얘기인가요? 실제로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사실은 탁자에 떨어진 물방울이 말라 버리는 식이 아니라 연소과정에서 조금씩 양이 줄어듭니다.

엔진오일이 말라 버리는 과정은 우선 불그스레한 층이 생기고 나중에는 엔진오일이 눌어붙어서 통로가 좁아집니다. 통로가 좁아지면 새 엔진오일을 넣어도 막힌 통로를 뚫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계속 윤활불량에 따른 각종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사람의 경우 혈관이 막히는 동맥경화증이 생겼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운이 없으면 어쩌다 교환주기를 잊어버리고 넘어간 단 한 번의 실수로 엔진이 아예 못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부실한 오일교환으로 더러워진 엔진 안쪽. 본래는 반짝거리는 은색이어야 한다.

위 사진은 엔진오일의 교환 주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입니다. 엔진 뚜껑을 열고 보면 안쪽에 오일이 타서 눌어붙은 모습이 눈에 띕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자동차 엔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태일 겁니다. 후드를 열고 엔진 뚜껑을 열고 이 모습을 직접 보기는 어려울 겁니다. 엔진 뚜껑을 여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니니 초보자라면 할 생각은 마세요. 다만 엔진오일을 자주 점검하고 교환해 주지 않으면 지금쯤 내 차 엔진의 상태도 이럴 거라고 머리 속으로 상상을 해보세요. 오일을 자주 교환해주고 좀 더 좋은 엔진오일을 사용해주면, 3년쯤 후에는 차이가 몇 배나 날겁니다.

그럼 엔진오일을 점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딥스틱(Dipstick)이라고 하는 가느다란 막대기를 엔진오일을 담고 있는 통 안에 깊숙이 찔러 넣고 묻어 나오는 오일의 흔적으로 오일의 상태와 양을 확인합니다. 사실 휴지 한 장과 30초의 시간만 투자하면 내 차 엔진상태의 대부분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엔진오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논리적으로는 매일 엔진오일을 교환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또 엔진오일이란 몇 개월 정도, 몇 천 킬로미터를 주행해도 특별히 특성이 변하지 않으므로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서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몇 개월은 그냥 사용해도 됩니다.

연소실 안의 엔진 밸브 안쪽. 하얀색은 엔진오일이 타서 눌어붙은 것입니다. 좋지 않은 경우입니다.

박태수 <내차 요모조모 돌보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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