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엔진 파문의 직격탄을 맞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전 차종 무이자 할부판매라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차종을 가리지 않고 전 차종을 60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키로 했다. 제타, 투아렉, 페이톤 등 3개 차종은 선납금도 없이 60개월 무이자 할부로 살 수 있다. 현금으로 차를 사면 차이 일부를 할인해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여기에 더해 무상보증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최대 5년 혹은 주행거리 12만 km까지 무상보증을 확대키로 했다. 폭스바겐의 전차종의 모든 부품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르면 기존 무상보증기간 3년에 연장보증기간 2년을 더해 5년간, 주행거리 12만km 이내인 경우 무상보증을 받을 수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1월 판매 조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말까지 이 같은 조건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도 있다.

무이자할부판매와 무상보증 연장 조치는 자동차 판매회사에게는 극약과도 같다. 수익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그 시기를 전후해 차를 구매하는 고객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 이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구형 모델 재고를 빠른 시간 안에 소진시킬 때에나 이 같은 조건을 내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그런 조건을 내건 것은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10월 판매가 반 토막도 아닌 3분의 1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차협회가 공개한 폭스바겐코리아의 지난 10월 등록대수는 947대다. 폭스바겐의 월간 등록실적이 1,000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2,901대를 등록했던 9월과 비교하면 67.4%가 줄어든 것. 미국에서 시작된 디젤 파문으로 소비자들이 폭스바겐을 외면한 결과다.

폭스바겐의 파격적인 구매조건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판매조건이 나아지면 폭스바겐 차를 사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파문이 환경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소비자 개인 입장에선 파격적인 조건에 차를 살 수 있다면 괜찮은 선택이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길게 보면 폭스바겐의 위기상황은 당분가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제가 시작된 미국에서 파문이 가라앉기는커녕 또 다른 엔진으로 번져가는 등 확대되고 있어서다. 사태의 끝이 어딘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위기와, 파격적인 판매 조건은 당분간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