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렉서스 올 뉴 ES의 진화,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나?

Lexus 2016 All New ES300h (1)

렉서스 ES의 변화가 눈부시다. 2012년 출시한 6세대 ES를 기본으로 안팎을 꼼꼼히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부분모델변경이지만 변화의 폭은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해당 세그먼트 베스트셀러의 입지를 굳건히 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완성도를 높여가는 렉서스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진화다.

All New ES의 개발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스타일링. ‘선진적인 럭셔리’를 표방해 한층 강렬한 앞모습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두번째는 ‘성능’이다. 핸들링과 안정성, 승차감, 정숙성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했다. 이전 세대에서 미국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IIHS)와 한국의 자동차 안전도평가 (KNCAP)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바 있는 ES의 안전 DNA는 그대로 계승됐다. 10개의 에어백과 충돌안전차체, 풍성한 안전장비가  ‘최고의 안전’을 보장한다.

 

앞모습은 크게 변했다. 보닛과 펜더를 제외하고 모두 바꿨다. 스핀들 그릴은 번호판 부위를 가로지르던 바를 없애 한 덩어리로 뭉쳤다. 그릴의 은은한 금속성 광택을 머금은 윤곽도 두껍게 부풀렸다. 헤드램프는 폭을 줄이되 한층 입체감 있게 다듬었다. 안개등을 에워싼 테두리는 세로로 세웠다. 헤드램프과 안개등은 각각 HID와 할로겐에서 보다 밝은 LED로 바꿨다. 차체 도장엔 스스로 탄력 되찾는 투명 막을 씌워 광택을 오랫동안 유지한다.

뒤태도 꼼꼼히 다듬었다. 테일램프와 트렁크 가니시(좌우 테일램프를 잇는 크롬 도금), 범퍼 아래쪽을 손질해 더 낮고 넓어 보인다. 테일램프엔 ‘L’ 형태의 LED 띠를 두 가닥 심어 렉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부각시켰다. 머플러 팁은 기존의 동그란 형태에서 마름모꼴로 바꿔 날렵한 느낌을 더했다. 17~18인치 휠도 한층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바꿨다.

실내도 크게 바꿨다. 스티어링 휠부터 전혀 새롭다. 스포크를 늘씬하게 디자인하는 한편 스위치를 더 직관적으로 배열했다. 계기판은 바늘 길이를 늘렸다. 4.2인치로 키운 TFT 다중정보 디스플레이도 달았다. 그 결과 시인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도어 스위치 패널은 고급스러운 소재와 금속 느낌의 테두리로 감쌌다. 시마모쿠(줄무늬 나무) 트림도 더했다.

변속 레버는 아래쪽을 가죽으로 감싸는 한편 기어 위치를 나타내는 인디케이터를 새로 디자인했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리모트 터치 인터페이스(RTI)엔 ‘엔터(입력)’ 버튼을 더해 한층 쓰기 편해졌다. 동반석 쪽 센터터널엔 무릎 패드를 씌웠고, 천정의 오버헤드 콘솔 조명은 터치식으로 켜고 끌 수 있게 바꿨다.

가죽 인테리어엔 기존의 아이보리와 블랙 이외에 토파즈 브라운과 문 스톤 컬러를 새로 도입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의 시트는 수직 방향으로 실밥을 촘촘히 박아 오래 써도 팽팽한 모습을 유지한다.

All New ES에는 소닉 콰츠, 그라파이트 블랙, 엠버 크리스탈 샤인, 딥 블루 마이카 등 네 가지 신규 컬러를 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내장의 색상은 최근 감각있는 색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토파즈 브라운’, ‘문스톤’ 등을 추가해 4가지 스타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서스펜션 조율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렉서스 올 뉴 ES는 앞뒤 서스펜션의 쇼크업소버를 최적화해 승차감을 높였다. 쇼크업소버는 스프링과 댐퍼로 나뉜다. 스프링은 노면 굴곡이나 요철에서 오는 충격을 1차로 완화시킨다. 충격을 흡수하며 압축된 스프링은 탄성 때문에 원래의 길이로 되돌아가려 한다. 이때 댐퍼는 스프링이 갑작스레 펴지지 않도록 힘을 가한다. 불쾌한 진동을 막기 위해서다.

쇼프업소버의 최적화란 스프링이 압축되고 팽창되는 힘의 비율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공들여 개발한 신차도 출시 이후 주행데이터가 쌓이면서 개선할 점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부분변경은 생산에 차질을 주지 않으면서 이 같은 단점을 지울 좋은 기회다. 이런 개선이 극적인 변화로 이어지진 않지만 장시간 주행해 보면 뚜렷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All New ES는 구조용 접착제의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일반적인 스폿 용접은 접점을 통해 두 가지 다른 철판을 이어붙이는 개념이다. 반면 구조용 접착제는 선의 개념이다. 점과 점 사이에 비는 공간이 없어 한층 단단히 밀착시킬 수 있다. 그만큼 진동이나 비틀림에 강하다.

단단한 차체는 완성도 높은 자동차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차체가 단단하다면 대개 안전성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한편으로 성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스펜션의 부담이 줄어든다. 차체의 진동이나 비틀림을 흡수할 부담에서 벗어나 승차감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핸들링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올 뉴 ES에는 시마모쿠가 사용됐다. ‘시마모쿠’는 ‘줄무늬 나무’란 뜻의 일본어다. 시마모쿠를 가장 먼저 도입한 렉서스의 기함 LS에 이어 ES에도 적용됐다. 이 나무는 24년 창업한 일본의 무늬목 전문 업체 ‘호쿠산’이 납품한다. 늠름한 원목이 렉서스 실내의 매끈한 무늬목으로 거듭나기까지 38일 동안 총 67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이 여정은 원목을 종잇장처럼 얇게 써는 데서 시작된다. 직사각형 종잇장처럼 잘린 원목은 염색을 거친다. 7단계 공정에 걸쳐 짙은 색을 입히고 롤러로 꽉 눌러 붙이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린다. 그 결과 표면은 매끈해지고 무늬결은 뚜렷해진다. 이제 ‘파나소닉 에코 솔루션 인테리어 빌딩 프로덕츠’에서 란 회사가 다시 17일간 9개 공정을 거쳐 다듬는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또 다른 원목을 깎아 ‘시마모쿠’ 씌울 몸통을 만든다. 그 다음 ‘시마모쿠’를 접착제 발라 덧씌운 뒤 열처리한다. 완성된 부품은 금속 뼈대와 합친다. 그러면 스티어링 휠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 다음엔 장인이 에어브러시로 목재 부위를 코팅한다. 섬세한 붓질로 티끌만한 흠집도 지운다. 이후 사포로 일일이 비벼 투명한 광택을 완성한다.

이제 부품은 ‘텐도 목공’으로 옮긴다. 2010년 독창적 디자인의 나무의자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거머쥔 가구회사다. ‘텐도 목공’에서 LS의 운전대는 14일 동안 51개의 공정을 참고 견뎌 최종 완성된다. 최근 렉서스는 ‘시마모쿠’ 적용 차종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스토리가 있는 부품이어서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