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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ATS 쿠페, 이 좋은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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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4,665mm, 휠베이스 2,775mm의 크기에 문짝은 딱 두 개다. 쿠페. 캐딜락 ATS 쿠페를 만났다. 컴팩트 럭셔리 쿠페다. ATS 세단보다 20mm가 길고 높이는 25mm가 낮다. 도로에 딱 달라붙는 자세를 만들어내는 크기다.

다부진 체격을 가진 미국 사람처럼 옆에서 보면 제법 큰 사이즈다. 2도어 쿠페는 예쁘다. 대신 조금 불편하다. 거의 예외 없이 적용되는 쿠페의 진리다. 4인승으로 뒷좌석에 2명이 탈 수 있다. 불편함은 뒷좌석에 탑승하는 이들의 몫이다. 둘만 타는 게 좋은 이유다. 얄밉고 미운 사람이 있다면 뒷좌석에 태우면 된다.

GM코리아 장재준 대표에게 물었다. 캐딜락 고객들의 특징이 있다면? “남과 같은 거 싫어하는 고객들이 많다.” 시장의 마이너리티, 캐딜락이니까 할 수 있는 대답이다. 독일 디젤이 장악한 시장에서 굳이 아메리칸 가솔린 모델을 택하는 소비자라면, 고집은 있는 사람들이겠다.

앞뒤의 수직형 램프는 이 차의 포인트다. 후드까지 끌어올린 수직형의 제논 HID 헤드램프는 조향 각도에 따라 빛의 방향이 자동 조절되는 어댑티브 포워드 라이팅 시스템과 인텔리빔 하이빔 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했다. LED 시그니처 수직형 테일램프와 LED 스톱 램프를 내장한 트렁크 리드는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시보드를 사선으로 장식하는 선명한 스티치가 시선을 붙든다. 반짝이는 유광 재질로 만든 센터페시아는 터치 방식으로 작동한다. 손가락을 가볍게 터치하면 작동한다. 내비게이션은 아주 깨끗했다. 눈이 다 시원할 정도다.

272마력의 힘을 내는 2.0리터 4기통 직분사 터보엔진은 높은 rpm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가속페달을 툭 건들면 차체가 휘청하고 반응할 정도. 최대토크는 3,000–4,500rpm 사이에서 40.7kg.m을 고르게 만들어낸다. 이 보다 낮은 2,100–3,000rpm 영역에서는 최대토크의 90%를 활용하도록 부스트 압력을 증가시켜 준다.

하이드라매틱 6단 자동변속기는 스포츠 모드와 스노/아이스 모드 등의 드라이빙 모드를 확보했다.

차선이탈 방지장치는 시트가 진동하고 차선을 넘지 않게 스티어링 휠을 조절하는 등 독특한 반응을 불러낸다. 차가 운전에 개입하는 것인데 처음 겪는 입장에선 신기한 경험일 수 있다. 하지만 늘 정확하게 차선을 읽는 건 아니다. 가끔 차선을 읽지 못해 반응해야할 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전방 추돌 경고 장치도 있다. 앞차와의 거리가 빠르게 좁아지면 시트 진동을 통해 위험을 알리는 것이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도로에 지지 않는다.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고, 차체의 흔들림을 정확하게 제어한다.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가속을 하면 쭉쭉 뻗어가는 힘이 한계를 모른다. 울타리를 뛰쳐나가는 맹수처럼 힘차고 거침없이 내닫는다. 힘의 부족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겠다.

후륜구동의 장점도 도드라진다. 안정적인 앞뒤 중량비로 높은 속도에서도 차의 흔들림은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마음에 든다. 정확하게 3바퀴를 도는 핸들의 굵기는 손에 쥐가 딱 좋을 만큼 굵다. 손에 꽉 찬다.

시속 100km일 때 rpm은 1800까지도 내려간다. 페달을 깊게 밟아 가속을 이어가면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진다. 가솔린 엔진의 경쾌하고 힘찬 반응이 이어진다. 빠르게 올라가는 엔진 회전수는 5200rpm까지 터치한다. 변속이 일어나면 4000rpm에서 멈칫거리다 3000rpm까지 후퇴한다.

수동변속 모드를 택하면 rpm이 끝까지 올라가도 변속은 일어나지 않는다. 운전자가 변속레버를 통해 명령을 내려야 비로소 엔진 숨소리가 잦아진다. 충성스러운 변속기다. 1단에서 65km/h까지 속도를 올린 뒤 끝까지 이 속도를 유지하며 다음 명령을 기다린다. 2단에선 110km/h, 3단에서 140km/h까지 속도를 올린다.

오디오 볼륨을 올리면 짱짱한 음질이 살아난다. 12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듣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이뿐 아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도 적용됐다. 특정 비가청 음성 주파수를 방출해 엔진 소음 주파수를 상쇄함으로써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을 제거하는 것. 조용한 실내엔 다 이유가 있다.

복합연비 9.9km/L로 4등급에 해당한다. 캐딜락 ATS 쿠페의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300만원. 프리미엄 쿠페를 이 가격에 소유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 있는 제안이다. 남들 다 타는 독일산 디젤세단이 아니어서 더 좋아할 사람들이 있다. 캐딜락 오너가 될 확률이 높은 이들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수동변속으로 시프트다운 할 때 변속레버의 변속감이 뻑뻑하다. 위로 밀어 시프트업할 때에는 부드럽지만 레버를 반대로 당길 땐 가기 싫은 길 억지로 가는 것처럼 뻑뻑했다. 균일한 변속감이 아쉽다.
나름 경쟁력 있는 차를 많이 팔지 못하는 것도 신기한 노릇이다. 디자인, 성능, 가격 등 어느 면을 보아도 빠지지 않는 상품성을 가졌는데, 판매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 미스테리다. 차를 판매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 판매 의지가 있다면 이럴 수는 없다. GM코리아의 분발을 촉구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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