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레이서가 서킷을 질주하는 가족이 있다. 김종겸, 김학겸의 아들 2명과 아버지인 김영관, 이들 삼부자에게 서킷은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다. 막내 김학겸 선수(22세)가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3라운드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20클래스를 통해 투어링카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처음 박스카에 도전하는 것.
그는 인제 스피디움의 A 코스 2.6km의 랩타임을 1분17초대로 시작 예선 중반부터는 1분 11초로 끌어 올렸고, 마지막에 1분10초982의 기록으로 선두와 불과 1초도 안되는 차이로 줄였다.
투어링카 레이스에 첫 도전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한 명의 젊은 드라이버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유다. 형인 김종겸 선수(서한-퍼플모터스포트)가 KSF 최고 클래스인 제네시스 쿠페 10클래스에 출전해 시즌 선두 경쟁을 진행해 왔기에 동생인 김학겸 선수에게는 부담스러움이 몸이 들어 있겠지만, 서킷에 들어서는 순간은 오로지 경쟁자의 모습만 있을 뿐이다.
김학겸 선수는 “처음 타보는 박스카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점점 카트와 포뮬러를 탔던 드라이빙이 도움이 되고 있어 만족스러운 주행이 가능해졌다”며, “목표는 형인 김종겸 선수를 따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다음 시즌에는 뛰어 넘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형이 많은 반대를 많이 하는 입장이었지만 아버지가 저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투자해 시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며, “아버지한테 죄송하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내년 시즌에는 프로팀에 입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포뮬러 레이스가 진행되면 다시 뛰고 싶다는 김학겸 선수는 “박스카보다는 포뮬러를 타고 싶었지만 국내에는 포뮬러 경기가 없어 투어링카 경기에 출전하게 됐고, 그 나마 어울리는 모델이 후륜구동차인 제네시스 쿠페이기에 20클래스에 도전하게 된 계기”라며, “더 많은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모님의 배려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현재, 김학겸 선수는 일본 유명 선수 출신 코치에게 개인 코칭과 감독 겸 코치인 아버지 김영관과 함께 킴스레이싱 김성철 단장의 조언을 받고 있다. 때문인지 “목요일 처음 차를 타게 되었는데, 이론과 실전 주행은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김학겸 선수는 “이론으로 배우고 몸으로 느끼는 것은 많이 다르지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고 했다.
투어링카 레이스에 들어서면서 김학겸 선수는 친구 드라이버인 김재현 선수(쏠라이트 인디고)의 조언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인캠을 보고 데이터와 주행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수정할 수 있는 부분들을 듣고 있다는 김학겸 선수는 “카트 경기에서부터 경쟁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김재현과 서주원이고, 이제는 팀 메이트와 같을 정도로 친한 사이로 경쟁은 서킷에서만 이루어질 뿐”이라고 했다.
“만일, 투어링카에서도 친구들이 경쟁자가 된다면 최대한 예의를 지키면서 레이스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김학겸 선수는 “레이서인 친구들과 만나면 미래에는 3명이 팀을 만들어서 경기에 참가하자는 이야기를 할 정도지만 아직은 많은 도움과 조언이 필요하고, 현재에 집중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장 힘든 점은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카트와 많이 다른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이라며, “이 때문에 정확한 핸들링이 어려워졌고, 제동을 하는데 있어서 난해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김학겸 선수는 “이번 경기는 투어링카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도전을 하고 있다며, 포디움은 욕심에 불과한 생각”이라고 했다.
KSF 3라운드를 통해 출전을 한 현대레이싱 김학겸 선수는 올 시즌 주목해야 할 신예 드라이버이다. 앞으로 몇 라운드 만에 포디움의 정상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것도 카트부터 다져온 기본이 이를 뒷받침해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모터스포츠전문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