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출신의 여성 레이서 라헬 프라이가 아우디 R8 RMS컵 4라운드 우승컵을 차지했다. 기라성같은 남성 레이서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라헬 프라이는 이번 대회의 히로인으로 떠올랐다.
전남 영암 F1 서킷에서 17일 열린 아우디 R8 RMS컵 4라운드에 유일한 여성 드라이버로 출전한 그녀는 2위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지만 1위 드라이버가 패널티를 받으면서 우승컵은 그녀에게 돌아갔다.
라헬 프라이는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이하 DTM)에 참가하면서 탄탄한 기술력을 습득해 왔으며, GT3 레이스를 거쳐 아우디 R8 LMS컵에 지난 2013년 들어섰다. 그리고 같은 해 10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항상 상위권에서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드라이버이다.
경기 직후 라헬 프라이를 만났다.
– 많은 사람들이 우승후보로 점 찍었는데, 어제 리타이어 했다. 심정이 어땠나?
“조금 아쉽기도 하고, 슬프고 답답하기도 했는데, 레이스 과정에서 자기 실수로 사고가 생기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내가 드라이빙을 하는 이유는 챔피언이 되기 위한 것이고, 포인트를 얻어 우승을 하기 위한 드라이빙을 한다.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포인트를 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크다. 이와 달리 어떤 일이든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며, 빠르게 잊어 버리는 것이 다음 경기를 위해 좋다”
– 오늘은 어떤 기분으로 경기 참가했는지?
“솔직히 말씀 드리면, 내가 나쁜 여자가 될 것인가 좋은 여자가 될 것인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나쁜 여자가 된다는 것은 상대 차를 빠르게 추월하는 등의 기술을 쓰는 것이고, 좋은 여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그 기회를 잘 활용해서 경기에 임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은 둘 다 잘 섞어서 활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추월도 잘 할 수 있었고, 경기가 잘 풀렸고, 출발도 순조로워 모든 게 잘 풀렸다. 무엇보다 우리 미케닉들에게 감사한다. 어제 저녁부터 새벽 3시까지 차량을 고치느라고 너무 수고했다. 정말 감사하다”
– 초반과 종반 레이스 운영을 어떻게 했는지, 마지막에 유경욱 선수 추월은 미리 계산하고 있던 전략이었는가?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연료가 줄어들기 때문에 차량이 가벼워 지는 것은 당연하다. 타이어 접지력이 점차 안 좋아지기 때문에 차량을 컨트롤하기가 점차 어렵다. 그래서 푸시 투 패스 버튼을 경기 종반에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아껴 두었다. 선두권과의 거리 차를 줄이고 따라잡는데 사용하기 위해 끝까지 안 쓰고 푸시 투 패스 버튼을 남겨뒀고, 타이어가 더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푸시 투 패스 버튼을 마지막에 쓴 전략이 주요했다”
– 레이스 때는 나쁜 여잔데 일상 생활에서는 착한 여자인지?
“아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잘 모르겠다. 항상 선두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습하고, 경쟁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선수를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오픈 마인드로 눈과 귀를 여는 마음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이스에 들어서면 여성 드라이버라는 생각을 버리고 최대한 열정적인 생각으로 임하고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배려심이 많은 여자라고 생각한다”
전남 영암 = 한국모터스포츠전문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