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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주말을 토요타 씨에나와 함께 했다. 한국토요타가 지난 2월 선보인 2015년형 모델, 3세대 씨에나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2015 뉴 시에나는 전륜구동인 씨에나 3.5 리미티드와 사륜구동인 씨에나 3.5 리미티드 AWD 두 종류다. 국내 시판 미니밴중 유일한 사륜구동 모델인 씨에나 AWD를 시승했다.

외관의 변화는 거의 없다. 헤드램프에 LED 주간주행등을 더했고 리어램프에 블랙베젤이 더해진 정도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 펑크가 나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럿플랫 타이어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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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를 주머니에 넣은 채 차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잠긴 문이 열린다. 운전석에 앉으면 달라진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변화는 인테리어에 집중됐다. 대시보드가 변했다. 토요타측 설명으로는 “풀체인지급” 변화다. 다양한 기능과 정보를 표시하는 4.2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TFT LCD디스플레이, 3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기능이 더해졌고 에어컨, 변속기, 멀티미디어 컨트롤 버튼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뉴 통합형 센터스택 컨트롤도 눈에 뜨인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7인치 TFT 터치스크린형 디스플레이 오디오시스템을 채용했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7인치 디스플레이와 연동한다. 에어백은 1개가 더 늘어 총 8개다. 조수석 대시보드에는 듀얼 챔버 에어백을 사용한다. 에어백 가운데 오목한 공간을 만들어 에어백이 터질 때 몸을 더 잘 보호해준다. 사각지대 감지장치와 후측방 경고시스템은 전모델에 기본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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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콘솔은 작은 창고다. 끌어당겨 더 넓힐 수도 있다. 어지간한 물건들이 다 들어간다. 그 바로 뒤, 2열 시트는 이 차의 메인 시트다. 2열 시트는 작은 침대다. 머리부터 발까지 몸 전체를 완전히 맡길 수 있다. 이동하는 순간 편안한 단잠을 누릴 수 있는 자리다. 세단이나 SUV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다. 1, 2, 3열 시트 구성은 2+2+3. 3열 시트는 한 번 조작으로 접고 펼 수 있다.
트렁크의 움푹 패인 공간은 3열 시트가 접혀들어가는 곳이다. 시트를 펴면 그 자리는 골프백 넣기에 딱 좋은 공간이 된다.

차 높이 1,790 mm. 길이는 5m가 넘고(5,085mm), 너비는 2m에 육박(1,985mm) 한다.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3열도 비교적 넓다. 씨에나에 공간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 7인승 미니밴의 강점이다. 9, 11인승이라면 누리기 힘든 여유다. 물론 대가는 치러야 한다. 고속도로 전용차선에 들어갈 수 없다. 한국에서는 치명적 약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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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리터 가솔린 엔진은 266마력, 33.9kgm의 힘을 낸다. 힘 센 엔진은 조용했다. 고급 미니밴에 어울리는 조합이다. 조용함에 더해 필요한 덕목은 부드러움이다. 여럿이 함께 이동하는 미니밴은 세단이나 SUV와는 또 다른 특성을 요구한다. 승차감도 조향성능도 부드러움이 먼저다. 단단한 서스펜션이나 예민한 조향은 미니밴과 어울리지 않는다.

핸들이 3.5회전하는 것은 그런 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금 둔하다 싶을 만큼 여유 있고 부드러운 조향감. 5m 넘는 미니밴을 운전하기에는 이 같은 핸들이 어울린다.

가속페달은 20% 정도만 활용하는 게 좋다. 부드럽게 다룰 수 있어서다. 서서히, 조금 더딘듯하게 속도를 높이지만 기다리면 아주 빠른 속도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작동한다. 변속순간을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강한 힘이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rpm이 먼저 오른 뒤 기어 변속이 느껴진다.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약간의 이질감은 가속페달의 깊이를 조절하면 사라진다. 차의 특성을 알면 누구나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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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 전후의 속도에서 순항하면 차는 편안하다. 살짝 살짝 흔들림조차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요트에서 받게 되는 부드러운 흔들림이다. 엄마 품처럼 포근하고 부드럽다. 그래서 편하다.

마냥 부드럽지는 않다. 노면 충격을 받아 넘길 땐 적당히 단단한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스포츠카의 단단함과는 다르다. 충격을 이겨낼 정도, 하지만 과하지 단단함이다. 스스로 미니밴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있다.

시속 100km에서 1,800rpm을 편안하게 유지하고 킥다운을 걸며 깊게 가속을 이어가면 6,200rpm을 터치하고 4,800rpm까지 후퇴하기를 반복하며 기어를 바꿔간다. 시속 140km에서도 움직임은 쾌적함을 잃지 않는다.
대시보드에 배치된 변속레버를 수동 모드로 옮기면 스포츠 모드가 된다. rpm이 조금 높아지며 예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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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8.1km/L로 5등급에 해당한다. 배기량이 크고, 차 무게가 2,145kg으로 무겁다. 좋은 연비를 기대하기에는 악조건이다.

여럿이 타고 움직이는 미니밴인만큼 안전은 포기해선 안 되는 덕목이다. 2015 뉴 시에나는 2014년 말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가장 안전한 차’(Top Safety Pick+)로 선정됐다. 미니밴중에서는 유일하게 씨에나가 최고 등급에 올랐다. 씨에나는 포근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탑승자들을 품는다.

고급 미니밴이다. 가정용으로 사용하기엔 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의전용으로는 이 보다 더 좋은 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 손님맞이가 잦은 회사라면 씨에나가 필요하겠다. 물론 어른을 모시고 사는 대가족에게도, 자녀들이 많은 가족에도 좋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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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에 들어갈 수 없다. 7인승 미니밴의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크고 넓은 차체로 공간에 대한 스트레스를 벗어버린 대신 치러야하는 대가다.
길고 넓어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려면 조심해야 한다. 코너를 돌 때엔 차 뒤가 신경쓰기고 폭이 좁은 주차장에선 차를 넣은 뒤 몸이 빠져나올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차를 세운 뒤 차 안에서 뒤로 이동해 옆문이나 리어게이트로 나올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