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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고 날라, 티구안 넘어선 투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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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이 왔다. 3세대 올 뉴 투싼이다.

싼타페와 닮았다. 현대차 패밀리룩이다. 멀리서보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디자인 참 좋다. 적당히 날 선 칼을 닮았다. 컴팩트 SUV라고는 하지만 작다고 할 수 없다. 길이 4,475mm에 휠베이스 2,670mm. 너비도 1,850mm다. 실내공간도 여유 있다. 컴팩트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는다. 컴팩트라서 작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브라운 컬러의 내장에 가죽시트를 더한 플레티넘 에디션의 인테리어는 고급이다. 화사한 컬러가 분위기를 띄운다. 그렇지 않은 인테리어는 수수하다. 고급 사양 함께 경험하면 훨씬 더 없어보이게 마련이다.

실내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아쉽지 않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다. 뒷좌석은 생각보다 많이 뒤로 넘어간다. 편안하게 드러누워 한 숨 자기 딱 좋다. 시트를 접어 트렁크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음은 물론이다.

R 2.0 디젤 엔진과 U2 1.7 디젤 엔진을 모두 탔다. 모두 앞바퀴 굴림 차였다.

첫 느낌, 조용함이다. 중저속에서의 조용함은 말 할 필요가 없다. 어느 차나 다 조용한 속도니까. 조용함을 실감한 건 고속에서다. 바람소리가 파고들만한 고속에서 뜻밖에 조용함을 느꼈다. 엔진 소리는 바람소리에 묻히고 바람소리는 생각보다 작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 엔진 소리는 rpm을 키우며 가속할 때나 만나게 된다.

시트 포지션은 낮아졌다. 시트가 낮아지면 주행안정감을 좀 더 확실하게 즐길 수 있다. 시트는 느슨하지만 코너에선 확실하게 옆구리를 받쳐준다. 턴 동작이 깔끔하다. 때마침 비가 내렸고 조금 빠르다 싶게 코너를 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뒤가 ‘미끌’ 흔들렸다. 그뿐이었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가 즉각 개입해 흔들림은 잡아줬다.

2.0 엔진은 6단 변속기와 궁합을 맞춘다. 최고출력 184마력은 4,000rpm에서 터진다. 부드럽다. 두툼한 스펀지로 감싼 주먹에서 느끼는 펀치. 에코 모드로 달리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차가 변한다. 좀 더 예민하고 강하게 바뀌는 것. 하지만 변화의 폭이 크지는 않다. 극적 변화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90에서 110 정도의 차이다.

2.8 회전하는 핸들은 MDPS 방식이다. 적당한 반발력을 가졌다. 아무 저항이 없는 건 가속페달이다. 끝까지 아무 저항 없이 밟힌다.
차가 서면 엔진이 멈춘다. 다시 시동이 걸릴 때의 느낌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조금씩 더 세련되어가는 느낌이다. 한 걸음씩 기술이 다듬어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크루즈 컨트롤은 정해진 속도로 달릴 뿐, 어댑티브 기능은 없다. 코너를 돌며 앞차와 거리가 밀착되다시피 가까워지는 순간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한다. 차간 거리가 가까워져 충돌 위험이 있을 때 스스로 제동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이다. 차선이탈 방지장치도 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을 때 경고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욕심 같아선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에 조향 보정 기능까지 갖춘 차선이탈방지장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과욕이다. 컴팩트 SUV 시장에서 이 정도 기능을 가진 차도 드물다.

1.7 디젤 모델로 바꿔 탔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7단 DCT가 올라가는 기대주다. 최고출력 141마력.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가면 1,800rpm을 터치하고 1,200rpm으로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살랑살랑 변속을 이어간다. 시속 60에서 6단까지 올린다. 속도와 기어가 일대일로 물린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4,250~2,800rpm 구간을 오가며 변속한다. 30km/h까지 1단을 물고, 60km/h에서 3단으로 올라간다. 4단은 80km/h까지 커버한다. 변속느낌은 부드러운 편이다. 강한 직결감이 주는 거친 느낌보다 부드러운 변속느낌을 취했다.

rpm 게이지의 출렁임은 빠르고 즉각적이다. 변속이 일어날 때 rpm은 자동변속기보다 훨씬 빠르게 내려간다. 자동변속기가 장군의 거수경례라면, DCT는 군기 바짝 든 이등병의 거수경례다. 특히 내려가는 동작이 절도 있고 빠르다.

141마력의 힘도 부족하지 않았다. 원하는 만큼 충분히 빠르게 달렸다. 고속에서 엔진 소리는 조금 더 크게 다가온다. 엔진은 거칠지 않았고 잘 다듬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장의 블랙홀이라는 컴팩트 SUV 시장에서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건 폭스바겐의 티구안이다. 물 좋다는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렸을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투싼은 티구안을 정조준하고 있다. 투싼이 밀릴 일은 없어 보인다. 크기, 출력, 가격 모두 투싼의 경쟁력이 앞선다. 심지어 투산 1.7 엔진이 티구안 2.0 보다 출력이 앞선다. 안전 및 편의장비는 말할 것도 없다. 투싼은 최신형 모델이고 티구안은 모델 교체시기가 다가오는 구형 모델이다.

티구안이 앞서는 건 연비다. 그리고 ‘수입차’라는 타이틀. 과연 그 차이가 1,000만 원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투싼은 1.7과 2.0 디젤 엔진에 모두 5개 트림을 운영한다. 2,250만원을 주면 투산 2.0 모델을 살 수 있다. 1.7은 2,340만원부터다. 2.0 디젤 엔진에 6단자동변속기, 4WD 구성을 적용하면 2,600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비싼 트림에 풀 옵션을 얹으면 3,745만원까지 올라간다. 적용되는 옵션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비싸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룸미러에 뒷좌석 3개의 헤드레스트가 모두 걸린다. 룸미러의 시야를 제한한다.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뒷좌석 가운데 헤드레스트는 접어두는 방식이 좋겠다.
7단 DCT는 1.7에만 올라간다. 2.0에는 왜 사용하지 않았을까. 변속의 느낌, 효율 면에서 훨씬 우수한 DCT를 2.0 모델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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