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DCT

현대차의 DCT는 부드럽고 폭스바겐의 DCT는 씩씩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두 회사의 DCT를 함께 타 본 느낌이다.

현대차는 14일, 경기도 화성의 남양연구소에서 ‘테크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열었다. 현대차의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만든 자리다. 현대차는 앞으로 다양한 기술을 대상으로 이 같은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처음 택한 기술이 바로 7단 DCT.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DCT)는 성능과 연비를 함께 잡는 기술이다. 두 개의 클러치를 사용해 1, 3, 5단과 2, 4, 6단을 각각 하나의 클러치가 담당한다. 1단으로 주행중일 때 또 다른 변속기는 2단 기어와 미리 연결되어 있다가 빠르게 변속을 이어간다. 변속과정에서 동력손실이 생기고 연비도 나빠지는데 변속을 매우 빠르게 진행하면서 동력손실과 연료낭비를 막는 것.

폭스바겐이 처음 도입한 이후 독일계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사용이 늘면서 변속기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 6단 DCT를 첫 도입한데 이어 올해 7단 DCT를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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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연구소 테스트 트랙에서 직접 시승을 통해 DCT를 경험했다. 7단 DCT가 적용된 폭스바겐 골프와 폴로도 함께 시승하면서 그 차이를 느껴볼 수 있었다. 엑센트, 벨로스터, i30, i40와 폭스바겐 골프와 폴로를 번갈아가면서 체험했다. 급가속 대신 가속페달을 20~30% 정도만 사용했다. 차근차근 변속되는 순간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폭스바겐이나 현대차나 변속이 빠르게 이뤄졌다. DCT의 특성이다.

폭스바겐의 7단 DCT는 변속순간이 정직하게 느껴졌다. 직결감이다. 수동변속기가 거칠게 하지만 확실하게 변속을 이뤄나가는 것처럼 조금 거친 느낌이 있지만 그런 직결감을 통해 정확한 변속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변속 패턴도 비교적 비슷했다. 2,000~3,000 rpm 구간에서 규칙적인 패턴으로 변속이 일어났다. 절도있는 변속감을 느꼈다.

현대차의 7단 DCT는 차에 따라 변속패턴이 조금씩 달랐지만 어느 차에서나 ‘부드러운 변속감’이라는 공통점을 만날 수 있었다. 변속구간은 상하 500rpm 정도로 좁았고 수시로 변속이 일어났다. 벨로스터 같은 경우 2,000rpm 전후에서 수시로 변속이 일어났다. 심지어 rpm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흔들림없이 시프트업이 일어나기도 했다.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가면 80km/h에서 7단까지 올랐다.

현대차의 DCT 변속패턴이 차마다 조금씩 다른 점은 “의도적인 튜닝”이라고 현대차는 밝혔다. 차의 성격에 따라 기어비를 달리하고 변속패턴을 다르게 해 차 고유의 특성을 드러내게 했다는 설명이다. 필요하다면 폭스바겐처럼 직결감이 강한 DCT로 만들 수 있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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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변속기 개발실장 임기빈 이사는 “시장에 따라 DCT의 특성을 달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결감을 좋아하는 유럽 시장과 승차감을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 맞춰 DCT의 특성을 달리 세팅하겠다는 것. 시장의 성격에 맞춰 조율한 DCT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7단 DCT를 적용한 i30라해도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의 특성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차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의 7단 DCT는 폭스바겐의 7단 DCT에 비해 좀 더 높은 토크를 소화할 수 있다. 최대 허용토크가 현대차는 34.0kgm로 폭스바겐의 25.5kgm보다 높다. 1.7 디젤 엔진까지 커버해야 하는 만큼 허용 토크 한계치를 높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또, 7단 DCT를 자체 개발하고 생산도 직접 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췄다고 밝혔다. 전세계 주요 변속기 업체들을 통해 공급받게 될 경우 가격은 크게 높아져 경쟁력 확보에 지장을 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화성=오종훈 yes@aut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