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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쟁이 코란도 C의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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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코란도C를 신형으로 교체투입했다. ‘2015년형 코란도 C’다.

티볼리를 앞세워 1월 내수 판매량을 전년대비 25% 이상 크게 늘린 쌍용차다. 다시 코란도 C를 신형으로 교체 투입해 공격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형국이다.

코란도 C. 이름 참 잘 지었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코란도’라는 이름 자체가 한국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한다. 여기에 C를 붙였다. ‘코란도 氏’와 같은 음이다. 이름을 부르면 “예”하고 답할 것 같다. 센스가 있다.

코란도에서 뉴코란도, 다시 코란도 C 로 이어지는 동안 차는 점차 순둥이가 됐다. 코란도가 거친 자연을 누비는 마초의 차였다면 뉴코란도는 도시와 오프로드에 양다리를 걸친, 마초 냄새가 조금은 남아있는 차였다. 코란도C는 옛날을 잊어버린 듯 빌딩 숲에 너무 잘 어울리는 깍쟁이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깍쟁이가 되어버린 마초다.
앞바퀴 굴림과 사륜구동 두 종류의 구동방식이 있다. 시승차는 코란도 C RX 2WD 모델로 앞바퀴 굴림 방식이다.

신형 코란도 C의 변화는 엔진과 변속기 교체가 가장 크다. 2.0 다이내믹 에코 LET 엔진이다. 중저속 구간에서의 성능을 키워 발진 추월이 좋아졌다고 쌍용차는 소개했다. 이밖에 스피커에 마그네슘 진동판을 적용한 오디오 시스템, LED 룸램프 등 소소한 부분에도 변화를 줬다.

헤드램프는 완전히 변했다. 프로젝션 램프를 적용했고 그 아래 LED 램프를 보석처럼 박아놓았다. 원형으로 변경한 안개등은 범퍼 아래서 눈을 밝힌다. 리어램프에는 편안하게 빛을 발하는 면발광 타입의 LED를 적용했다. 뒤 따르는 운전자의 눈이 편하다. 범퍼 아래로 두 개의 머플러를 배치해 포인트를 줬다.

길이 4,410mm, 너비 1,830mm, 높이 1,675mm로 소형 SUV다. 크지 않은 덩치지만 실내공간은 좁지 않다. 특히 뒷좌석이 편하다. 2열 시트가 뒤로 최대 35.5도까지 넘어간다. 꼿꼿하게 불편한 자세가 아니라 긴장을 푼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다. 2열 바닥공간도 평평하다. 센터터널이라는 불필요한 공간을 제거해 공간의 효율을 높였다. 2열 시트까지 엉덩이가 닿는 바닥은 물론 등이 닿는 부분까지 열선을 깔아 따뜻한 실내를 만들었다. ‘시트의 평등화’다. 운전자만, 혹은 앞좌석만 따뜻한 시트를 누리는 게 아니라 탑승객 모두가 등까지 따뜻한 시트를 차별 없이 적용했다. 추운 날, 코란도 C의 실내는 평등하다. 뜨끈한 시트에 파묻혀 편안하게 달리다보면 승객들은 새끈거리며 곯아떨어지기 쉽다.

2열시트는 트렁크와 풀플랫으로 접힌다. 트렁크의 확장성이 큰 것. 운전하다 피곤하면 뒷좌석 접고 트렁크를 침대 삼아 늘어지게 한 숨 자도 좋겠다.

시동을 걸면 계기판에 앞바퀴 정렬상태가 표시된다. 바퀴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 색달라서 눈길이 간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눈에 쏙 들어오게 선명했다. 선명해서 눈이 편하다.

엄지손가락이 바쁘다. 변속기 레버에 손을 올리면 엄지손가락에 토글스위치가 걸린다. 엄지손가락을 까딱이며 수동변속을 하는 것. 패들시프트는 핸들 위로 올라가 역시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눌러 시프트 업, 다운을 하게 했다. 코란도 C에서 엄지손가락이 엄청 중요한
단, 수동 변속을 하기 위해서는 변속레버를 왼쪽으로 옮겨 수동모드를 먼저 택해야 한다.

슬슬 발걸음을 옮기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기다렸다는 듯 차체를 잡아채며 급하게 속도를 올린다. 디젤엔진 특유의 숨소리는 숨기지 않지만 가솔린처럼 빠르고 가볍게 속도를 올린다. 기대 이상의 순발력이 의외다.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데 전혀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보였다. 원하는 만큼 충분히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핸들은 3회전한다. 도심형 SUV로 무난한 세팅을 택했다. 예민한 조향보다는 승차감까지 고려한 편안한 조향을 택했다고 보인다.

rpm은 4,000을 터치하며 변속이 이뤄진다. 일본 아이신이 만든 6단 변속기다. 변속기는 1,998cc, 149마력의 엔진 출력을 부드럽게 조율해낸다. 변속쇼크가 불쾌하거나 거칠지 않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을 이어가면 30, 60, 10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일어난다. 3단이 시속 100km을 커버하지 못하고 4단으로 넘긴다.

고속주행에서 앞창에 부딪히는 바람소리는 제법 들린다. 바람 소리에 신경 쓸 건 없다. 적당한 수준으로 오디오 볼륨을 올려주면 된다. 스피커 떨림판을 마그네슘으로 만들어 훨씬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는 오디오다. 음이 찌그러지지 않고 명료하게 들린다. 음원이 좋으면 미세하게 다른 음질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만그룹의 인피니티 오디오다.

이 차의 복합 연비는 12.8km/L다. 3종류의 타이어가 사용되지만 연비는 차이가 없다. 가장 넓은 타이어를 끼워 측정한 결과를 하나의 연비로 표시했다. 타이어별로 구분해 표기하지 않고 가장 안 좋은 조건에서 측정한 연비를 표시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연비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소비자들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추세를 반영해 가장 안 좋은 조건의 결과를 일괄 적용했다는 것. 코란도 C에는 225/55R18과 225/60R17, 215/65R16 등 3종류의 타이어가 사용된다. 편평비가 60이나 65인 타이어라면 공식 연비보다 좋은 수준을 기대해도 좋겠다.

만듦새는 더 좋아졌다. 인테리어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핸들의 촉감, 버튼의 느낌, 재질의 선택이 제법 좋다. 앞 창과 만나는 지붕 끝선은 재질의 단면이 드러나지 않게 잘 마무리했다.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음을 손 끝이 먼저 느낀다.

판매가격은 2,083만원부터 2,695만원까지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사이드브레이크는 너무 세다. 운행을 마치고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울 때 힘이 많이 들어간다. 여성 운전자라면 부담을 느낄 정도다. 사이드브레이크의 반발력을 많이 완화시켜야 하겠다.
핸들은 차의 크기에 비해 조금 큰 듯 하다. 핸들 사이즈를 조금 줄이면 운전하는 재미가 조금 더 살아날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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