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생이었다. 상고를 졸업하고 바닥에서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효준 BMW코리아대표는 지난 5일 인천 영종도에서 기자들과의 신년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기자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김 사장은 “당시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집세를 걱정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고 말을 이어갔다. 고졸 학력,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그려진 미생의 장그래와 다를 바 없는 출발이었다.
1995년 출범한 BMW코리아에 재무담당 상무로 합류할 때까지 그의 최종학력은 고졸이었다. 이후 방송대를 거친 뒤 연세대와 한양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회사에서도 승승장구했다. BMW코리아 사장에 올랐고 독일 BMW 본사의 수석 부사장 자리까지 승진했다. 성공한 미생, 즉 완생인 셈이다.
그는 “미생이 하도 유명해 만화와 드라마를 일부러 찾아서 봤다”고 밝히고 지금의 미생 세대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 사장은 “그래도 우리 때 일자리 걱정은 없었다. 본인이 원한다면 일자리는 있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을 보면 가슴 아프다. 그래도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놓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을 이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50~60명씩 공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뽑아 기술자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BMW미래재단이 진행하는 ‘영 엔지니어 드림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자동차를 공부하는 학생들 중 저소득 가정 학생들에게 전공분야와 진로상담, 멘토링, 해외견학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BMW가 벌이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중 하나다.
그의 생각은 이랬다. “독일은 선취업 후진학이 자연스러운 나라다. 듀얼 에듀케이션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모두가 대학에 가는 게 아니라 적성에 맞춰 직장을 잡고 나중에 기업을 통해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기업을 이끄는 CEO의 입장에서 그는 어떤 인재를 원할까. 대답은 명쾌했다.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의 미래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글로벌 인재가 필요한 시대다” BMW를 포함해 35년간 글로벌 기업에 몸을 담은 그로서는 당연한 말인지 모른다. “(김효준 사장은) 창의성과 호기심을 갖추고 성실한 인재를 높이 평가한다.” BMW코리아의 박혜영 부장이 덧붙인 말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