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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시트로엥 C4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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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이 7인승 미니밴 그랜드 피카소에 이어 5인승 크로스오버 모델인 C4 피카소를 국내에 출시했다. 국내 출시한 시트로엥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며 모델을 늘리고 있다. 고급 모델인 DS 라인을 먼저 투입한 이후 좀 더 대중적인 C4 모델을 늘리고 있는 것. 프랑스 자동차의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시트로엥 C4 피카소를 만났다.

국내에선 그리 존재감이 크지 않은 차지만 유럽에선 나름 인기를 끄는 모델이다. 2013년 6월 유럽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16만대 넘게 팔리며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차다.

짧은 길이에 담아낸 넓은 공간

통통한 모습. 세단이라고 하기엔 조금 높고, 그렇다고 SUV 스타일은 아닌, 독특한 모습이다. 스타일부터 뭔가 다르다. 틈새를 파고드는 영민함이 보인다. 현대차 아반떼보다도 짧은 4,430mm의 길이지만 폭은 1,825mm로 훨씬 넓이다. 높이도 1,610mm로 큰 편이다.


짧은 길이지만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시트 포지션을 높여 편하게 앉을 수 있고 머리 윗 공간도 여유롭다. 지붕이 높다. 내리누르는 압박감 대신 공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뒷좌석 가운데 센터 터널이 없어 제한된 공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탁 트인 시야가 답답한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절로 미소가 번지고 감탄사가 터진다. 착 가라앉은 기분이 짧은 사이에 업된다. 우울증 치료제로 딱이다.

A 필러를 얇게 두 갈래로 쪼개고 앞 유리를 머리 위까지 끌어올렸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창 밖 풍경이 파노라마를 이루며 다가온다. 창 밖 풍경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C4 피카소를 통해 보면 그럴듯한 풍경으로 보인다. 차창이 너무 넓다 싶으면 선바이저를 내리면 된다. 그래도 다른 차들보다 훨씬 넓다. 고속버스 앞창과 견줄만한 넓이다. 대단하다.

7인치 모니터와 12인치 스크린 계기판

계기판은 대시보드 중앙으로 옮겼다. 7인치 터치패드 방식의 내비게이션 모니터와 그 위로 12인치 HD 스크린 계기판이 위 아래로 자리했다. 파노라믹 HD 스크린 계기판은 깊숙하게 넣어 선명하게 보인다. rpm 게이지를 보이게 할 수도 있고 그 자리에 멋진 풍경사진을 올려주기도 한다. USB를 통해 원하는 사진을 계기판에 띄울 수도 있다. 이래저래 눈이 호강하는 차다.

대시보드와 앞유리창까지는 공간이 깊다.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이 있다. 글로브 박스도 깊어서 이것저것 많이 넣어둘 수 있다. 537리터인 트렁크는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1,851리터까지 확장된다. 2열 바닥 아래 공간에도 추가 적재 공간이 있고 트렁크 아래에도 수납공간을 더 만들었다.

핸들 아래 조그만 작대기가 변속레버다. 장난감 같다. 출발 할 때 D로 넣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주차할 때까지 변속레버 만질 일은 거의 없다. 변속할 일도 없지만 굳이 변속을 한다면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된다. 핸들을 쥔 채로 또깍 또깍 만지면 정확하게 반응한다. – 패들을 툭 치고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6단이 4단으로 떨어지고 순간적으로 넘치는 힘이 짜릿하게 터진다. rpm은 4,200을 터치하고 3,200까지 내려간 뒤 다시 치고 올라간다. 힘이 있다.

움직임은 부드럽다. 깊은 가속을 하면 앞에서 훅 잡아채듯 속도를 높인다. 시속 100km, D 레인지에서 1,600rpm이다. 같은 속도에서 4단 2,600rpm까지 커버한다. 차분한 순항과 열정적인 주행을 넘나든다. 6단변속기가 ‘조증’과 ‘울증’을 변화무쌍하게 조율해낸다.

진행 방향 밝혀주는 헤드램프

정확하게 3회전하는 핸들은 반응이 즉각적이다. 앞 뒤 반응에 시차가 없다. 민첩하고 경쾌한 조향은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밤에는 핸들 조작에 따라 헤드램프가 반응한다. 왼쪽으로 핸들을 돌리면 헤드램프가 왼쪽을 더 밝게 비춰준다. 어두운 길에서 진행 방향의 시야가 더 선명해 운전 부담을 줄여준다.

아주 조용한 건 아니어서 이런 저런 소리들이 적당히 섞여 들린다. 바람소리와 엔진소리, 그리고 노면 잡소리도 시끄럽지 않게 들어온다. 흔들림에 약한 작은 크기지만 의외로 안정감은 수준급이다. 속도를 많이 올리면 밀착감은 떨어지고 조금 흔들리는 느낌이 온다. 그래도 잘 달린다. 즐길만한 불안감이다. 그렇게 빨리 달릴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연비 14.4km/L, 4,190 만원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은 인상적이다. 재시동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게다가 빠르다. 재시동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0.4초다. 도심 정체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이 진면목을 보인다. 부드럽고 빠른 재시동으로 피곤함이 덜하다.

2.0 리터 디젤엔진은 유로 6 기준을 만족시키는 블루 HDi 엔진을 올렸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kgm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14.4km/L. 판매가격은 4,190만원이다.

작은 차체에 담아낸 넓은 공간, 눈이 즐거운 구성, 아기자기한 주행성능, 시트로엥 C4 피카소는 프랑스의 감성을 고집스럽게 담아낸 재미있는 차였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헤드라이트 로빔으로는 시야확보가 어렵다.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국도에서 로빔으로 운전에 필요한 시야 확보가 안 된다. 하이빔을 켜야 필요한 시야가 확보된다. 헤드램프의 조사각 조절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핸들에는 좌우, 상하로 나뉘어 많은 버튼들이 자리했다. 버튼 수가 많고 직관적이지 않아 익숙할 때까지는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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