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제품품질, 특히 제품의 매력이라는 측면에서 국산차를 크게 앞설 뿐 아니라 고장∙문제점과 같은 제품의 신뢰도, 특히 내구성에서 뛰어나다고 마케팅인사트가 주장했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최근 실시한 ‘자동차 품질 및 고객만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정리한 ‘한국자동차 품질 리포트’를 발표하고 그 상세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해 발표하고 있다. 그 세번째로 수입차의 경쟁력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자동차의 제품품질에는 제품력 부문과 신뢰성 부문이 있다. 제품력은 사용자가 그 차의 디자인∙기능∙성능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신뢰성은 차를 사용하면서 결함이나 문제점을 얼마나 경험했는지를 다루는 것으로 초기품질과 내구품질로 나누어 진다.

-제품 만족도(응답자 수 7,618명)

새 차 구입 후 1년 이내인 소비자들이 자동차의 디자인∙기능∙성능에 대해 내린 평가가 제품 만족도다. 이 부문은 국산차의 열세가 가장 심한 곳으로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큰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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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의 디자인∙기능∙성능에 대해 선호/비선호 부분을 물은 다음, 이를 종합하여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냐고 물었다. 8점 이상의 점수를 준 소비자의 비율을 체감만족률로 구한 결과가 [그림1]이다. 수입차는 2002년 조사 시작이래 국산차에 대해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해 왔으며, 그 차이는 모든 고객만족 지표 중 가장 큰 것이었다. 최근(2011-2012) 그 차이가 감소해 15%p 정도의 차이로 줄었으나, 2014년 다시 23%p 차이로 확대됐다. 수입차는 만족률이 상승한 반면 국산차는 내려갔기 때문이다. 수입차 중 가장 낮은 일본차도 국산차를 20%p 앞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수입차간의 차이는 크지 않아 4%p 차이에 그쳤다.

1,000점 만점으로 산출한 금년도 제품만족도에서는 체감만족률과 마찬가지로 유럽이 649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미국(638점), 일본(635점), 한국(576점)의 순이었다. 한국은 선두 유럽과 70점 이상의 큰 차이가 있었다.

산업평균(586점) 이상인 브랜드를 제품력 우수 브랜드로 선정했다[표1]. 전년도 3위였던 Audi가 669점으로 1위에 올랐고, 전년 1위였던 Benz(663점)는 2위에 그쳤다. 그 외 BMW(660점), Volkswagen(635점), 르노삼성(593점), 현대(587점)가 산업평균 이상인 우수브랜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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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만족도의 측정은 디자인∙기능∙성능 8개 측면에 대한 평가를 취합한 것이다. 국산차가 수입차에 비해 가장 낮은 것은 ‘주행성능’ 측면이었고, 그 외 ‘안전성/보안성’, ‘유지비/운용비’등에서 낮았다. 이는 국산차가 시급히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많은 고객만족 지표 중에 자동차의 판매와 가장 밀접한 것이 ‘제품만족도’이다. 수입차의 질주는 월등한 제품력의 효과이며, 좁혀지지 않는 국산∙수입간의 차이는 수입차의 약진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제품 신뢰성: 초기품질 (응답자 수: 3,899명);

자동차의 신뢰성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사용하면서 몇 건의 고장∙결함∙문제점을 경험 했는지이며, 구입 6개월 이내인 소비자가 경험한 것을 ‘초기품질 문제점 수’라 한다. 결과는 소비자가 평균 몇 ‘건’의 문제점을 경험 했는지로 제시된다. 따라서 그 수치가 작을수록 좋은 것이다.

2014년 조사의 초기품질 문제점 수, 즉 소비자들이 경험한 고장∙결함∙문제점 등의 평균은 국산차 1.60건, 수입차 1.35건이었다[그림2]. 국산차는 작년과 거의 비슷한 문제점 수를 보인 반면, 수입차는 0.37건 감소로 대폭 향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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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산차(1.62건)는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1.72건) 보다 적은 문제점 수를 기록했으며, 현대는 1.43건이라는 성적으로 수입차를 크게 앞섰다(참고: 초기품질, 처음으로 국산차가 수입차 앞서). 기아(1.62건)도 수입차를 앞섰다. 작년도의 역전은 현대∙기아의 선전과 수입차의 특별한 부진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산업평균(1.56건) 보다 적은 문제점 수를 기준으로 초기품질 우수브랜드를 선정했다. BMW가 1.01건으로 작년(1.22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Benz(1.09건), Audi(1.18건)로 독일 고급차가 상위권을 독식했다[표2].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가 1.41건으로 4위, 기아가 1.53건으로 5위로 우수 브랜드에 들었다. Toyota, Lexus 등은 최상위급 결과를 냈으나, 기준 사례수에 이르지 못해 공식적 집계에는 제외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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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인사이트가 측정한 한국 시장에서의 현대와 기아차 초기품질 점수는 미국시장에서 J.D. Power의 초기품질 점수(IQS)의 좋은 선행지표임을 여러 차례 보여준 바 있다. 지난 해 한국에서 선전한 현대의 성적은 금년도의 미국 IQS에서 탁월한 성과로 나타난 바 있다. 현대가 금년도에 다시 수입차에게 역전 당했다는 점은 내년도 현대의 IQS성과가 금년 만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제품신뢰성: 내구품질 (응답자 수: 6,153명); 새 차 구입 후 평균 3년이 경과한 차의 내구품질 문제점 수의 평균은 국산차 4.01건, 수입차 2.81건으로 수입차가 크게 앞섰다[그림3]. 지난 5년간(2009년 이후) 수입차의 평균 내구품질 문제점 수는 국산차 평균은 물론 국산차 1위 보다 훨씬 적었으며, 금년에도 그 우세가 이어졌다. 내구품질은 제품력 다음으로 수입차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강점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일본차의 우위가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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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5개 브랜드와 사례수 60이상인 수입 브랜드 3개를 포함한 비교에서는 BMW가 2.85건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Benz(2.97건), Volkswagen(3.04건)가 근소한 차이로 상위권을 차지했다[표3]. 현대(3.63건)와 르노삼성(3.66건)은 산업평균(3.91건) 보다 적은 문제점 수를 기록해 내구품질 우수브랜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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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의 문제는 수입차 평균이 2.81건인데 BMW가 2.85건으로 1위라는 모순된 성적이다. 그 이유는 브랜드별 사례수가 60사례에 미치지 못해 등수 매김에 제외된 Toyota와 30사례 미만으로 표에 제시되지 못한 Lexus, Honda등 일본차의 평균이 1.98건으로 크게 우수했기 때문이다. 판매만 뒷받침이 되었다면 일본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독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차 품질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명성 높고,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비교 분석할 만큼 판매량이 많지 않아 공식적인 비교에서는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차가 좀 더 많이 팔리게 된다면, 국산 브랜드는 산업평균 이하로 밀릴 수 있다. 일본차의 선전으로 새로운 품질 경쟁이 시작된다면,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이다.

수입차와 비교시 국산차의 가장 큰 약점은 소비자가 평가하는 제품품질이다. 국산차 소비자의 자기 차에 대한 만족도가 수입차 소비자의 자기 차에 대한 만족도에 크게 뒤진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체험평가라는 점이며, 다음 행동이나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국산차의 품질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다음 경쟁에서 부정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