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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샹젤리제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전쟁

파리 최고의 쇼핑가 샹젤리제 거리는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쟁터다.

파리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으로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의 10월초는 초가을이 완연한 날씨다. 간간이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연휴를 찾아 해외로 쏟아져나온 중국인들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 있다. 파리를 찾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찾게되는 거리는 프랑스 최고의 관광지이면서 쇼핑 타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많은 관광객들에게 자사의 상품을 알리고 이미지를 높이려는 자동차메이커들의 선전장이기도 하다.

프랑스 자동차 3사인 푸조 시트로엥 르노가 각각 이 거리에 전시장을 열고 안방을 지키고 있는가하면 벤츠와 피아트, 토요타도 전시장을 열어 관광객들의 시선 붙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차를 팔기 위한 전시장이 아니다. 자사의 대표 모델을 내보이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미니카, 의류 등의 기념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인구가 붐비는 곳은 푸조 전시장인 ‘푸조 애비뉴’다. 푸조의 컨셉트카 ONXY를 전시장 한 가운데 배치하고 푸조의 주력 모델인 308도 쇼윈도에 잘 보이도록 전시했다. 푸조 1호차도 한켠에 세워두고 누구나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트로엥 전시공간 ‘시트로엥 에비뉴’는 독특한 컨셉의 건물을 세워 멀리서도 한눈에 보인다. 5층 건물 전체를 활용해 시트로엥의 주력 모델 C1과 칵투스를 비롯해 시트로엥 모터스포츠 관련 전시물들을 배치해두고 있다.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푸조와 시트로엥 사이에는 벤츠가 ‘스위트 갤러리’라는 전시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다. 제일 아래쪽에는 피아트가 ‘오토모빌 카페’를 차리고 피아트의 주력 모델 ‘500’을 전시해두고 있다. 역시 판매보다는 홍보와 이미지 업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건너편으로는 르노와 토요타가 자리하고 있다.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르노의 전시장은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토요타는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모델 ‘야리스’를 전진배치해 프랑스 국민들의 국민정서에 다가서려는 모습을 반영했다.

샹젤리제 거리의 자동차 전시장은 하나같이 판매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판매보다는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들의 거리에서 자동차 판매가 실제로 이뤄지기는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고 전세계에서 몰려든 구매력을 가진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거리를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갖는다면 각자의 나라에서 차를 살 때 샹젤리제 전시장에서의 경험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 혹은 계산을 하고 전시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제 샹젤리제를 둘러 볼 때에는 자동차 전시장도 편하게 둘러볼 일이다. 뭔가 사지 않으면 불편한 명품샵에서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주 편안하고 여유있게 명품샵 못지않게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자동차들을 감상할 수 있다. 샹젤리제에서 말이다.

파리=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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