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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모터쇼는 소형차 바람이 거셌다. 작은 차의 나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모터쇼인데다 연비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는 세계적인 흐름이 반영된 이유다.

푸조, 시트로엥, 르노 등 프랑스 메이커 3사는 전통적으로 소형차에 강하다. 양산차를 기준으로 배기량 3.0 리터를 넘기는 차가 없을 정도다. 파리 시내를 달리는 차들을 보면 대형 세단을 찾기가 어렵다. 소형차와 바이크들이 물결을 이룬다. 그 틈새에 간간이 대형차들이 끼어있는 정도다. 중대형 세단이 주를 이루는 서울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파리모터쇼는 이같은 파리의 도시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었다. 푸조는 208, 308 GT, 시트로엥 칵투스, 현대차 i20, 벤츠 B클래스, 미니 5도어, ㅇ우디 TT, 피아트 500X, 포드 S 맥스, 기아 벤가, 리오, 쌍용차 XIV-에어 등 B, C 세그먼트 차들이 주를 이뤘다.

물론 크고 화려한 양산차와 컨셉트카들도 많았지만 소형차들이 큰차들에 밀리지않고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몇 년전부터 계속 이어지는 하이브리드 차종의 강세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받는 차종에는 어김없이 하이브리드 버전이 함께 하고 있었고 렉서스 NX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력으로 유럽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심지어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와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수퍼카에도 속속 하이브리드 모델이 자리잡는 중이었다. 람보르기니 아스테리온이 대표적이다. 일찌감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포르쉐는 이번에도 뉴 카이엔 S E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하이브리드 바람이 수퍼카 메이커까지 굴복시킨 셈이다.

파리모터쇼에서 드러나는 두 개의 주제, 소형차와 하이브리드를 하나로 묶는 것은 연비다.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효율, 즉 연비가 가장 큰 화두로 자리잡으면서 기름 잡아먹는 대형차들의 입지는 날이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파리모터쇼는 이런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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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