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 Benz; C-Klasse Fahrvorstellung Marseille 2014; C-250 Bl

벤츠는 모든 자동차 브랜드의 타깃이다. 벤츠만큼 좋다, 혹은 벤츠보다 좋다며 자랑한다. 벤츠의 엔진을 사용한다며 벤츠 이미지를 차용하는 회사도 있다. 그만큼 좋은지, 그보다 좋은지는 논외로 하고 많은 브랜드들이 벤츠를 비교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건 그만큼 벤츠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그들이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자동차의 선사시대에서부터 시작해 100년을 훌쩍 넘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벤츠가 신형 C 클래스를 한국에 선보였다. C 클래스는 벤츠 라인업의 기본, 럭셔리 모델의 시작이다. A, B 클래스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럭셔리라는 수식어는 C 클래스에서부터가 어울린다. 메르세데스 벤츠 C 220 블루텍 아방가르드를 타고 신형 C 클래스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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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모던 럭셔리’로 이 차를 표현한다. 몸에 잘 맞는 슈트를 차려입은 듯 단정한 모습에 벤츠의 포스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두 개의 선으로 단순하게 처리한 라디에이터그릴 한 가운데 자리한 벤츠의 삼각별이 그 포스의 근원이다.

눈을 밝힌 헤드램프는 영민해 보인다. 헤드램프를 대각선으로 가르는 아이라인은 살짝 치켜뜬 눈처럼 적당한 긴장감을 전한다. 뒷모습은 무게감이 있다. 트렁크 리드 끝은 날아오를 듯 선이 살아있고 리어램프는 중후한 느낌이다.
롱 노즈 쇼트 데크. 옆에서 볼 때 보닛이 길고 트렁크 라인이 짧다. 앞 오버행은 짧고 리어 오버행은 길다. 운전석은 정중앙에서 조금 뒤로 물러앉은 시트포지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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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색으로 마감한 실내에 들어서면 기분이 밝아진다. 환한 실내가 주는 효과다. 어둡고 무거운 실내가 아니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의 블랙 컬러와 어울려 지루하지 않은 실내를 연출했다. 센터페시아는 광택 재질로 심플하게 처리했다. 자주 닦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광택이 주는 고급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수많은 버튼을 나열한 모습에서 탈피해 심플하고 단순하게 처리한 부분도 마음에 든다.
아이패드처럼 생긴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돌출돼있다. 멋있지만 충돌사고시 2차 충격을 줄 수 있어 안전 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배치다.

시거라이터 아래로는 재떨이가 숨겨져 있다. 커버를 살짝 들어 올려야 재떨이가 드러난다. 아예 재떨이를 없애는 차들이 많은데 있는 듯 없는 듯 센스 있게 처리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시트를 조절해 허벅지를 충분하게 지지할 수 있다. 좀 더 편안하게 자세를 잡을 수 있는 것.

안전띠를 매면 시트벨트가 몸을 조였다가 풀어준다. 따뜻한 포옹을 하는 느낌이 참 좋았다. 의례적인 포옹이 아닌, 꼭 껴안아주는 그래서 마음이 전해지는 그런 포옹이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감성품질을 느낀다. 차와 운전자가 교감하는 느낌을 이런 부분에서도 받는다.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드러나는 차이가 만족감을 가르는 요소가 된다.

2.2 회전하는 스티어링휠은 매우 타이트한 편이다. 민첩함을 알려주는 신호다. 민첩하기 위해선 단단해야 한다. 하체가 잘 따라줘야 민첩함이 제대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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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리터 직렬4기통 터보 디젤엔진이 올라가 있다. 벤츠가 자랑하는 블루텍 기술을 적용해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이다. 1,400rpm에서 최대토크 40.8kgm가 터지고 최고출력 170마력은 3,000~4,200rpm 구간에서 분출된다. 중저속 구간에서부터 충분한 힘을 뽑아내는 엔진으로 우수한 효율을 자랑한다.

이를 증명하듯 시속 100km로 달릴 때 rpm은 겨우 1,400을 마크한다. 편안하게 움직일 때에는 2,000rpm 이상을 쓸 일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낮은 rpm에서 충분한 힘을 뽑아내니 엔진소리가 커질 일이 없고 덜덜 거리는 진동도 남의 얘기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조금 속도를 올려 달리면 엔진소리나 바람소리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잡소리가 도드라진다. 때로는 힘찬 엔진소리가 조금 더 크게 들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변속기는 3~7단이 시속 100km를 커버한다. 변속기를 선택하는데 따라 잔잔한 부드러움부터 폭발적인 힘까지 모두 느껴진다. 변속쇼크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가속페달의 킥다운 버튼은 반발력이 크다. 페달을 꾹 밟은 발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빠지면 튀어 올라온다. 필요할 때만 잠깐 사용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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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발표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7.4초 만에 시속 100km에 이른다. 스포츠세단에 버금가는 준수한 가속력이다. 최고속도는 233km/h. 얼마든지 원하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직진가속감은 역시 후륜구동세단이 갑이다. 안정감 있게 강하게 밀고 달리는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 고속에서도 운전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 도로와 밀착된 느낌은 아니다. 적절한 수준에서 승차감을 확보하며 안정감 있게 달렸다.

주행모드는 모두 5가지.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듀얼 등이 있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3가지 모드로도 거의 모든 주행상황을 충분히 커버해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밝은 대낮에도 선명하게 보인다. 내비게이션, 제한 속도, 크루즈 컨트롤 기능 작동 여부, 진행방향, 현재위치 등의 정보가 컬러 그래픽으로 구현된다. 벤츠에서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것은 신형 C 클래스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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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스타트&스톱 기능은 매끄럽게 작동한다. 브레이크 홀드 모드와도 충돌 없이 조화를 이룬다. 브레이크를 밟아 홀드모드를 작동하면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다시 밟아야 엔진이 살아난다. 합리적이고 조화롭게 세팅했다.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정속주행 기능만 한다. 스스로 차간거리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시스템은 아니다. 대신 프리-세이프와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 기능이 있어 충돌사고 위험이 있을 때 차가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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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을 적용한 C220 블루텍의 연비는 리터당 17.4km로 1등급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연비가 떠오르는 시대에 내놓고 자랑할만한 또 하나의 장점을 갖춘 셈이다.

C 클래스는 분명하게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시승차는 말하고 있었다.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안전을 확보했고, 승차감은 좀 더 개선됐고 과감하고 공격적인 운전에도 적극 대응했다. 시장에서 경쟁하는 모두의 타깃, 즉 ‘공동의 적’이 될 만한 차다. 그만큼 우수하다는 말이다.

판매가격은 5,6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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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스티어링휠 좌측 아래에는 각종 레버가 몰려있다. 와이퍼, 방향지시등, 핸들 어저스트, 크루즈컨트롤 시스템 등이다. 가끔 다른 레버를 건드리기도 한다. 한 두 개 정도의 레버에 기능을 통폐합하면 좋겠다.
철판이 드러난 트렁크는 보기 민망하다. 프리미엄, 혹은 럭셔리를 자처하는 벤츠라면 달라야 한다. 별거 아닌 부분이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소비자들은 실망한다.
시승차 타이어는 앞뒤가 각기 다른 브랜드인 짝짝이었다. 225/50 R17 사이즈의 타이어는 앞이 컨티넨탈, 뒤는 굿이어의 런플랫 타이어.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