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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배의 매력을 가진 BMW 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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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라인업에 또 하나의 모델이 더해졌다. X4다. SUV 사이즈에 쿠페 보디를 얹어놓은 듯한 틈새 차종이다. 기존 모델 라인업의 틈새를 촘촘히 매우는 BMW의 광폭행보가 만든 또 하나의 작품이다. 스포츠카의 주행감, 쿠페의 아름다움, SUV의 기능성, 여기에 자린고비의 알뜰함까지 갖춘 매력덩어리인 차다. X4를  곱하기 4로 풀어보면 4배의 매력을 가진 차라고 할 수 있겠다.

세단과 마찬가지로 SUV 라인업에서도 4와 6은 쿠페 스타일이다. X6가 먼저 나왔고 X4가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BMW의 SUV라인업은 1, 3, 5로 이어지는 스포츠 액티비티 비클, 4와 6으로 이어지는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로 확장됐다.

BMW는 인천 영종도에 오픈한 드라이빙센터에서 X4를 론칭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 발표회를 마친 뒤 서킷으로 무대를 옮겼다. X4를 1랩 2km에 달하는 서킷 위를 달렸다.

BMW는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로 이 차를 정의한다. SUV에 쿠페 스타일을 적용해 아름다운 SUV를 만들어냈다.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어낸 것. 조금 작은 X6로 봐도 무방하다.

기본적으로 X4는 X3를 기본으로 만들었다. 길이 4,671mm로 X3보다 14mm를 키웠다. 높이는 1,624mm로 노면에 36mm 더 낮아졌다. 운전석 위에서 정점을 이루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 라인이 이 차의 생명선. 윗부분만을 보면 측면 모습이 포르쉐 911과 많이 닮았다.

키드니 그릴, 그리고 면발광 타입의 LED 램프 안쪽으로 자리한 트윈 헤드램프는 변화하는 전통을 잘 보여준다. BMW의 전통적인 디자인 포인트이지만 새로운 형태로 개선을 거듭하는 디자인이다. 브랜드의 핵심을 이루는 부분을 잘 간직하면서 도전적으로 개선을 이어가는 BMW의 자세는 볼때마다 경이롭다. 그런 면에서 모범적인 브랜드다.

보닛의 굴곡은 얇은 셔츠 안으로 드러나는 근육을 닮았다. 우락부락하지 않은 매끈한, 잘 다듬어진 근육이다.

그 안에 이 차의 힘을 만들어내는 심장이 들어가 있다. BMW가 자랑하는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기술이 적용된 신형 엔진이다. 시승차인 뉴 X4 x드라이브 20d에는 2.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디젤엔진으로서는 비교적 높은 회전구간인 4,000rpm에서 최고출력 190마력이 터진다. 최대토크 40.8kg·m은 1,750~2,500rpm 구간에서 고르게 뿜어져 나온다. 공차중량 1,745kg의 차체를 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끌어올린다.

고성능 모델인 뉴 X4 xDrive30d에는 3.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올라갔다.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에 5.8초가 걸린다.

2인 1조로 차에 올라 서킷으로 나갔다. 전체 길이 2.6km 코스에는 650m의 직선로가 자리하고 모두 17개의 코너가 숨어있다. 이외에도 오프로드, 원선회 코스 등이 마련돼 있다.

핸들은 2.3회전한다. 아주 예민한 조향비다. 거의 스포츠카 수준이다. 이에 비해 핸들은 조금 큰 듯하다. 스티어링 휠이 조금 더 작았다면 날카로운 조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다. X3는 핸들이 3회전한다. 여기에서 두 차의 성격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SUV 기능에 좀 더 충실하기 위해선 스티어링 휠이 약간의 유격을 두고 3회전 이상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반면 날카로운 조향감을 강조하려면 유격은 거의 없고 3회전 미만의 조향비로 세팅해야 하는 것. X3는 전자에 가깝고 X4는 후자에 가깝다.

X4는 거칠지 않았다. 잘 튜닝된 파워로 서킷의 코너들을 차근차근 공략했고 직선로에서는 제법 빠르게 속도를 올렸다. 잘 조련된 말처럼 드라이빙 서킷을 달렸다. 엔진 소리는 시끄럽지는 않았으나 완전히 숨겨지지 않는 정도. 적당히 엔진 사운드를 즐기는 운전자에겐 감미로울 수밖에 없는 소리다.

코스는 재미있지만 차들이 좌우로 나란히 달리기엔 좁은 감이 있다. 앞뒤로 나란히 열을 지어 달려야 한다. 자동차 경주를 한다면 측면 충돌이 빈번하겠다.

코너는 아기자기 재미있다. 깊은 헤어핀과 좌우로 이어지는 이중 코너도 있어 운전하는 동안 한 순간도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 가속반응이 더딘 에코 프러스 모드는 서킷에선 어울리지 않는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과감하게 코너에 진입했더니 살짝 슬립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반 운전자라면 스포츠플러스보다는 스포츠모드가 어울리겠다.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깊게 밟으면 rpm은 4,800까지 치솟는다. 변속은 거칠지 않다. 변속이 일어나면서 3,700rpm까지 떨어진 엔진회전수는 다시 다음 변속을 위해 치솟는다. 직선로에서 시속 13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직선코스가 좀 더 길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X4는 SUV라기보다 세단에 가까운 주행성능을 보였다. 서스펜션은 단단했고 시트포지션도 SUV 치고는 낮은 편이어서 적극적으로 코스 주행을 할 수 있었다.

 

급경사로와 모래길, 사면로, 철길, 물길 등으로 구성된 오프로드 코스로 무대를 옮겼다. 급경사로와 좌우로 기울어진 사면로에서 정보 표시창에 차의 경사도가 표시된다. 차가 어느 정도 기울기로 움직이는지를 운전자가 알 수 있다.

오르막 경사에선 차를 멈춰 다시 출발해도 브레이크가 밀리지 않았고 내리막에서는 힐다운 어시스트 기능이 있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가속을 받지 않고 천천히 내려온다. 초보자도 편하게 다룰 수 있다.

돌길, 철길 등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핸들만 가만히 조정하고 있으면 차가 뒤뚱거리면서 알아서 앞으로 전진한다. 운전자가 개입할 일이 거의 없다. BMW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X 드라이브는 앞뒤 구동력을 0~100, 100~0까지 조절한다. 상황에 따라 완전 앞바퀴굴림, 혹은 뒷바퀴굴림으로도 변신하는 것. 좌우 바퀴간 구동력 조절까지 해주는 퍼포먼스 컨트롤이 기본적용 된다고 BMW측은 소개했다.

8단 자동변속기는 핸들을 쥔 채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변속할 수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힘찬 움직임은 물론 얌전한 새색시의 발걸음까지 패들시프트만으로 조절할 수 있다. 손가락 까딱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심심하면 일 없이 패들시프트를 조작해보는 게 흠이라면 흠.

X4에는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가 기본 적용된다. 이를 통해 24시간 이머전시 콜, 긴급 출동, 텔레서비스 예약콜 서비스 외에 다양한 BMW 온라인 서비스 등을 만날 수 있다. 손가락으로 목적지를 찍어 입력할 수 있는 iDrive 터치 컨트롤러, 하이파이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 앞뒤 히팅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등도 유용한 편의 장비들.
가격은 BMW 뉴 X4 xDrive20d xLine이 7,020만원이며, 뉴 X4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는 8,69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코너를 돌 때마다 오른쪽 무릎을 센터페시아 좌측에 지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너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무릎 닿는 곳이 딱딱해 아플 정도다. 무릎을 지지하는 부분이 조금 소프트했으면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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