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e Francis 2014_7

기아차 쏘울이 포프모빌로 간택될 수 있을까?

로마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기간중 이용한 쏘울에 큰 만족감을 표하고 로마에서도 쏘울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천주교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전했다. 준중형급인 기아차 쏘울이 작은 차로 ‘청빈의 미덕’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실내 공간도 생각보다 넓어 교황청 관계자들이 크게 만족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에 따르면 교황청 관계자들이 바티칸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기아차에도 이같은 의견이 전해진 것으로 안다고 그는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서 포드의 소형차 포커스를 이용한다. 교황청에서 쏘울을 공식 사용하게 되면 한국의 자동차가 교황의 차, 즉 ‘포프 모빌’이 되는 것. 기아차로서는 최고의 영예를 안게되는 셈이다. 쏘울이 포프모빌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주교 관계자는 내년 1월에 예정된 교황의 스리랑카와 필리핀 방문시 쏘울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교황청측에서 필리핀에서도 쏘울을 타기를 희망했다는 것.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쏘울은 앞으로도 교황의 해외 방문시 함께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아차는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교황의 방한 기간중 6대의 쏘울과 무개차로 개조된 싼타페, 카니발 등 모두 8대를 지원했다. 쏘울은 서울과 청주, 대전 3곳의 행사에 각 2대씩 지원됐다. 교황이 어느 차에 탔는지 위장하기 위한 경호와 보안 목적으로 각 지역별로  2대씩을 투입했다. 교황이 탄 차와 똑같은 모양의 쏘울을 위장용으로 1대 더 운용한 것. 하지만 교황이 이동중 계속 차창을 내려 손을 흔드는 바람에 2대를 투입한 의미는 퇴색하고 말았다.

04-Kia-Soul-Exterior

행사기간중 사용된 6대의 쏘울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이를 반납받아 기념모델로 전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고 천주교측에서는 6대중 일부는 기부를 받아 의미있는 용도로 이용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교황의 차와 관련해서는 일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차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교황을 이용해 차를 홍보한다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는 게 기아측의 공식 입장이다. 공식 입장 말고는 단 한마디의 말도 더 보태지않고 있다. 극도로 몸을 사리는 인상을 줄 정도다. 어떤 식으로든 이를 활용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태도를 보이는 것. 쏘울이 로마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편 쏘울과 함께 교황 방한시 이용할 차 후보에 올랐던 차는 쏘나타와 아반떼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교황 방한준비위에서 이들 3개 차종을 후보로 추천했고 교황청 관계자들이 사전점검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실제 차를 보고 쏘울로 결정했다. 길이는 제일 짧은 작은 차지만 차 높이가 월등히 높아 실내 공간이 넓은 게 선정 요인으로 보이다. 교황이 로마에서 타고 다닌다는 포드 포커스와 비교해 볼 때도 넓은 실내공간은 큰 매력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