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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카니발이 신형으로 교체됐다. 94년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국내에 미니밴이라는 장르를 개척해온 카니발이다.

“아빠가 가르쳐준 세상” 기아차가 신형 카니발을 출시하며 던진 화두다. 가족과 함께 여행, 캠핑,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에 좋은 차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해낸 카피다. 일에 매달리느라 아이들에 소홀히 하는 아빠들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광고는 가슴 먹먹해지는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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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승과 11인승이 있다. 우선 디젤 모델이 먼저 출시됐다. 럭셔리를 지향하는 9인승은 LED 포지셔닝 램프와 프로젝션 안개등 등으로 구별된다. 11인승은 안개등과 범퍼가 일반형이다. 9인승은 18, 19인치 휠, 11인승은 17, 18인치 휠을 끼웠다. 시승모델은 카니발 2.2 디젤 9인승 프레스티지.

신형 모델이 나오면 덩치가 커지게 마련. 하지만 카니발은 거꾸로 갔다. 길이 5,115mm, 너비 1,985mm, 높이 1,740mm. 이는 기존 모델 대비 15mm 짧고 40mm 낮아진 사이즈다. 너비는 이전과 같다. 휠베이스는 40mm가 늘어 3,060mm다. 휠베이스가 늘면 주행안정성 면에서 조금 더 유리하다.

크기는 작아졌는데 실내는 넓다.  3인용 4열시트를 과감히 바닥에 묻어버리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게 했다. 대신 나머지 6개의 시트는 모두 독립형으로 구성했다. 9인승이지만 6인승 미니밴의 넓이를 가졌다. 바닥에 숨겨둔 팝업 싱킹 시트로 공간의 마술을 펼친 것. 팝업 싱킹 시트는 절묘한 신의 한 수다. 

격자무늬로 넓은 면적을 커버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당당한 모습을 완성하고 있다.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의 부리부리한 눈매가 살아있다. 밋밋할 수 있는 측면 모습은 번쩍이는 19인치 크롬휠이 포인트를 준다. 슬라이딩 도어로 좁은 공간에서도 타고 내리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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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3열 시트는 좌우 독립형 시트로 매우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앞뒤 공간도 그리 부족하지 않다. 좌우 시트 사이로 통로가 형성돼 실내에서 이동하기도 편했다. 220V 가정용 전원을 연결 할 수 있어 이동 중에 컴퓨터 등을 이용하거나 충전할 수 있다.

운전석 센터 콘솔은 넓고 깊다. 카메라를 툭 던저 넣었는데 툭 떨어졌다. 거의 추락 수준이다. 그만큼 깊은 공간을 가졌다. 콘솔의 용량은 23.4 리터. 내비게이션은 8인치 LCD 모니터를 통해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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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리터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의 힘을 낸다. 공차중량 2,138kg으로 1마력당 10.6kg, 1kgm당 47.5kg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2톤이 넘는 무게는 초반 가속에 부담스러울 정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묵직한 무게감이 발끝으로 전해진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게감은 점차 줄어든다. 1,750~2,750rpm 구간에서 고르게 터지는 최대토크가 2톤의 무게를 거뜬히 끌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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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담요로 한 겹 싼 느낌이다. 편안했고 조용했다. 미니밴인 만큼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공간과 시트가 강점. 여기에 더해 실내는 조용했다. 와이퍼 위치를 변경해 바람소리를 줄였고 흡음재 등을 적용해 엔진 소리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줄였다. 하체에는 언더커버를 사용해 로드노이즈를 차단했다. 차창을 완전히 닫으면 실외와 격리된 듯한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엔진소리는 거의 모든 주행구간에서 조용했다. 실내로 엔진소리가 넘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감으로 승차감을 뒷받침했다. D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4,200rpm까지 엔진회전수가 올라가고 변속된다. 변속과 함께 3,500rpm으로 후퇴한 뒤 다시 힘을 쓴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800을 커버하며 조용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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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이 타야하는 미니밴인 만큼 날카로운 조향감보다는 조금 무딘듯해도 안정감 있는 조향이 바람직하다. 생각보다는 안정감 있게 돌아나간다. 3.3 회전하는 스티어링휠은 차의 성격에 딱 맞춘 조향감을 보인다. 강원도 태백의 만항재는 코너가 계속 이어지는 재미있는 와인딩 코스다. 거침없이 코너를 공략하며 언덕길을 힘차게 올랐다. 팡팡 터지는 강한 힘은 아니지만 필요한 만큼의 힘은 부족함 없이 만들어 낸다. 때 되면 과외비며 등록금을 따박따박 내주는 엄마 아빠를 닮았다. 넉넉하진 않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쓰는, 힘차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엄마 아빠들. 가족의 행복을 담기에 딱 좋은 차다.

카니발은 좀 더 안전해졌다.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차체 구조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충돌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설명이다. 6개의 에어백이 탑승객을 보호하고 액티브 후드 시스템으로 보행자 안전까지 챙긴다. 초고장력 강판(AHSS : Advanced High Strength Steel / 인장강도 60kg급 이상)을 대폭 확대 적용해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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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은 몇 가지 제도적인 혜택을 보장 받는다. 6인 이상 타면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유로 6 인증을 통과해 2015년 9월까지 저공해차로 분류돼 혼잡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감면 등의 혜택도 받는다.

19인치 타이어를 끼운 모델의 연비는 11.2km/L. 18인치 타이어를 택하면 11.5km/L다. 가솔린에 비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판매가격은 9인승 모델이 2,990만원 ~ 3,630만원, 11인승 모델은 2,720만원 ~ 3,580만원이다.

수입 미니밴이 가솔린 엔진 위주이고 훨씬 더 고가임을 감안하면 카니발과는 분명히 다른 시장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카니발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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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변속레버를 이용해 수동변속을 할 때 변속감이 아쉽다. 시프트다운을 할 때 변속레버의 느낌이 어중간하다. 확실하게 변속 조작이 이뤄진 것 같지 않아 자꾸 한 두 번 더 레버를 당기게 된다.
6개의 독립된 시트는 만족스럽지만 3인용 4열 시트는 억지스럽다. 그 좁은 시트에 3명이 제대로 탈 수 있을지 의문이다. 3석 짜리 시트로 9인승 법규를 맞추는 대신 팝업 싱킹이란 이름으로 바닥에 묻어버린 것. 9인승이라 9명 태우다 마음 상하지 말고 그냥 럭셔리한 6인승으로 이용하는 게 맞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