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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드림카, 슈팅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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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카를 타고 어둠을 가른다. 드림카 나이트 드라이브!

말만 듣고도 그림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둠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드림카. 꿈속의 차들. 동원된 차들은 쿠페와 컨버터블, 왜건 등이다. 세단, SUS처럼 정형화된 틀에 박힌 차가 아닌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란 공통점이 있다. 면면은 이랬다. CLS 250CDI, CLS 슈팅브레이크, 친 350AMG, CLS 63 AMG, C220 CDI 쿠페, E 클래스 쿠페, E 클래스 카브리올레, SLK 200, SLK 350, SLK 55 AMG, SL 63 AMG. 세단과 SUV를 제외하고도 이처럼 많은 차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CLS 250 CDI 슈팅 브레이크를 배정받아 서울 워커힐에서 서종 IC를 거쳐 양수리로 돌아오는 구간을 달렸다. 빛이 점차 사라지고 어스름이 밀려오는 시간의 풍경은 그림처럼 예쁘다. 밤과 낮이 공존하는 시간, 하늘은 아직 파랗고 어둠은 점점 짙어가며 절묘한 야경을 만든다. 그 속으로 슈팅브레이크는 달렸다.

쾌적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좋은 만큼의 쾌적함을 슈팅브레이크는 간직하고 있다. CLS 5도어 쿠페로 포장했으나 트렁크 공간이 실내와 막힘없이 연결되는 구조. 그렇다. 이 차는 왜건이다. 하지만 벤츠는 왜건, 에스테이트라는 말을 사양하고 5도어 쿠페로 분류하고 슈팅브레이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짐은 싣는 차라는 의미가 스며있는 왜건이라는 말은 이 차와 안 어울린다는 것일까. 한마디로 ‘우린 고급이다’는 자존심이다. 슈팅브레이크가 고급이라는데 동의하지만 왜건이 저급이라는 말이라면 동의하긴 힘들다. 어쨌든 고급스럽고 편안한 차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도어트림과 대시보드에 켜지는 조명은 실내 분위기를 차분하고 격조 있게 만든다. 연인끼리 데이트할 때라면 멋진 무드등 역할도 하겠다. 뒷좌석 바닥 한 가운데 센터터널이 높게 솟아 공간을 갉아 먹고 있지만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다.

중저속에서 120km/h를 훌쩍 넘은 고속주행까지 슈팅브레이크는 차량 흐름을 따라 멋진 자태를 자랑하며 달렸다. 디젤인지 아닌지 소리만 듣고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 그만큼 조용하고 부드러운 엔진이다. 변속 순간의 순간적인 쇼크도 좀처럼 느끼기 힘들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펴야 변속순간을 알게 된다.


rpm 2,000을 넘나드는 구간에서 차량 속도는 시속 130km를 유지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끝까지 밟으면 힘자랑을 할 줄도 안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맹수처럼 거침없이 달린다. 신기한 건 불안하지 않다는 사실. 속도를 높여도 흔들림이 적고 바람소리도 급격히 커지지 않아 그저 편안할 뿐. 벤츠는 이래야 하는 거라며 우쭐거린다.

2.7 회전하는 스티어링휠은 4,955mm에 달하는 긴 차체를 제법 날카롭게 컨트롤한다. 좌우로 거칠게 차를 흔들어도 뒤가 부담 없이 따라오는 게 신기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제법인데” 리어에어서스펜션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

자동차 실내와 트여있는 트렁크 공간은 깊다. 뒷좌석까지 접으면 1,550리터로 확장돼 침대로 써도 좋을 정도. 오토캠핑용으로도 딱 좋겠다. 차를 세우고 누우면 그곳이 집. 생각만 해도 좋다.
직렬4기통 디젤엔진에는 연료 분사압력 2,000바까지 높인 커먼레일이 적용됐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은 어떤 주행영역에서도 충분하고 강한 힘을 공급한다. 7단변속기가 호흡을 맞추며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연비 15.0km/L로 2등급이다. 이 차를 꿈꾼다면 8,740만원이 있어야 한다. 리스나 할부로 꿈을 사는 건 우스운 일이다. 그건 꿈을 이루는 게 아니라 꿈에 저당을 잡히는 일일 테니.

그래서 하는 말이다. 슈팅브레이크가 드림카라면, 그래서 이 차를 갖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면. 당장 꿈에서 깨라. 꿈에서 벗어나 일상에 충실해라. 그래야 당신의 꿈이 이루어질 테니…….

오종훈의 단도직입
예쁜 차는 이기적이다. 예쁜 모습을 만들기 위해 이기적인 디자인을 채용한다. 앞 도어를 열면 도어의 각이 날카롭게 드러난다. 보행자나 함께 달리는 주변에 자칫 큰 해를 끼칠 수 있다. 예쁜 차가 착한 디자인이면 더 좋겠다.
은은한 실내조명은 분위기를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연출해주지만 사이드미러에 반사돼 거슬린다. 시야를 가로막거나 혼란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자꾸 신경 쓰인다.
앞 유리창과 대시보드가 맞닿는 부분에서 찌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동안 들리더니 다행히 나중에 스스로 사라졌다. 언제 또 드러날지 모른다. 슈팅브레이크 오너가 된다면 신경써서 살펴볼 일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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