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회장님 서킷, 포르쉐가 달렸다.

PWR17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 심장이 벌렁거린다. 호흡이 빨라진다. GT3를 비롯해 포르쉐의 모든 라인업이 도열해 있는 그곳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였다. 말끔하게 새 단장한 용인 스피드웨이는 훨씬 더 길어진 트랙으로 드라이버들의 피를 뜨겁게 만든다. 아무에게나 문을 열지 않는 까탈스러운 용인 스피드웨이다. 포르쉐 월드로드쇼가 이곳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쉽게 타기 힘든 차, 쉽게 오기 힘든 장소. 그 둘을 한꺼번에 느끼는 호사를 누렸다.

GT3가 있었다. 911 터보 S 역시 반가운 얼굴이었다. 마칸 디젤도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911 카레라를 타고 론치 콘트롤을 경험하고 박스터로 슬라럼 게임을 즐겼다. 이 모든 차들을 타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해마다 열리는 포르쉐 월드로드쇼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올해 포르쉐 월드로스쇼의 왕은 GT3다. 911이지만 리어스포일러가 왕관처럼 ‘똭’ 자리잡은 모습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자연흡기엔진의 최고봉 자리를 지키는 911 GT3는 레이스에 최적화되어 있다. 6기통 3.8리터 수평대향 엔진은 최고출력 475마력과 44.9kg.m의 최대 토크의 힘을 낸다. 911 GT3의 6기통 엔진은 911 카레라S와 동일한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나 크랭크샤프트와 밸브 기어를 비롯한 다른 모든 부품들이 GT3에 맞춰 특수 개조 또는 설계됐다.

GT3는 다른 911 모델들과는 달랐다. 주행모드 선택이 없다. 당연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수동변속에서 변속 방향도 다르다. 앞쪽으로 밀면 시프트 다운, 뒤로 당기면 시프트 업이다. 경주용차에 적합하게 만든 결과다.

그리고 GT3는 9,000rpm부터가 레드존이다. 9,000rpm까지 치고 오르는 엔진사운드와 차체의 반응은 환상적이다. 9,000까지 치고오른 rpm은 시프트업과 동시에 7,000rpm으로 떨어진 뒤 다시 부지런히 회전수를 올렸다. 용인 스피드웨이의 살짝 내리막 직선로를 시속 200km 넘게 달리는 느낌은 그리 짜릿할 정도는 아니었다. 더 높은 속도를 내지못한 아쉬움이 더 컸다. GT3에 그 정도 속도는 너무 편안한 일상속도일 뿐이다.

911 GT3는 정지 상태에서 최대 가속을 했을 때 3.5초 만에 100km/h를 돌파할 수 있고, 12초 내에 200km/h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완전히 새로 개조된 PDK 변속기의 최고단인 7단에서 315km/h가 나온다.

다음은 터보 S. 911 라인업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대형 쿨링 에어 인테이크, 그리고 쿨링 에어 인테이크 안에 수평으로 배치된 독립적인 프런트 라이트와 핀을 갖춘 프런트 바디는 터보 S의 특징.
연료 직분사 장치를 갖춘 6기통 3.8리터 바이터보 엔진은 560마력과 71.4kg.m의 힘을 낸다. 3.1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 가능하며 최고 속도 역시 318km/h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911 터보 S의 국내 복합 연비는 7.6km/l다.

쟁쟁한 스포츠카를 타다 마칸 디젤에 올랐다. 꽉 조이는 슈트를 벗고 점퍼로 갈아입은 느낌이다. 조금은 헐렁한, 하지만 포르쉐 특유의 스포티한 감각은 살아있는 느낌. 코너에서 물렁한 느낌이 드는 것은 먼저 탔던 911들이 하나같이 하드한 스포츠카였기 때문이다.
고속주행을 무리 없이 해내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포르쉐 특유의 안정감있고 확실한 제동감이 살아난다.
마칸은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확실히 사이즈가 작다. 국내에는 가솔린 엔진이 먼저 출시됐고 디젤 모델은 아직 출시 전이다. 마칸 S 디젤은 마칸의 세 모델 중 특히 효율적인 사양을 갖추고 있다. 마칸 S 디젤은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은 탑재해 최대 258마력과 59.2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6.3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옵션 적용 시 6.1초)만에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230km/h이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포르쉐 독일 본사에서 직접 주관하는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의 일환으로, 포르쉐 철학을 이해하고 브랜드를 체험하기 위해 마련된 전문적인 드라이빙 행사다. 이번 행사를 위해 독일에서 약 20대의 포르쉐 모델들을 공수했다. 스포츠카의 아이콘 911 시리즈를 비롯, 미드십 스포츠카 박스터∙카이맨, 4도어 그란투리스모 파나메라와 고성능 SUV 카이엔 등이 포함된다. 독일에서 파견된 5명의 포르쉐 전문 인스트럭터들은 핸들링, 브레이킹, 슬라럼 등 프로그램에 따라 포르쉐를 더욱 짜릿하고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을 전수한다.

포르쉐 코리아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6월 12일부터 6월 22일까지 ‘2014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개최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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