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이 모터쇼에 참석했다. 참석만 한 게 아니라 무대 위에 올라 제품 소개까지 했다.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 김종석 위원장이다. 그는 29일 부산모터쇼 프레스데이에 참석해 무대에 올라 신형 카니발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카니발이 우수한 성능으로 고객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생산현장에서 열정을 바쳐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기아차 노조는 고객들의 사랑과 성원에 땀과 정성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카니발의 품질을 노조가 보증하는 모양새다. 카니발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노조의 어깃장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아차 노사가 힙을 합해 카니발 판매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이렇다할 신차가 없는 기아차의 입장에서는 올 뉴 카니발을 앞세워 최근의 점유율 하락을 만회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행히 반응이 좋다. 1주일만에 7,000대가 넘는 계약 실적이 이를 말해준다. 여기에 노조의 보증까지 더했다. 노사가 똘똘 뭉친 모습이다. 보기 좋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2009년 4월 2일,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 기아차는 쏘렌토R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기아차 노조위원장이 함께 자리해 “나부터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얘기하고 “품질과 생산을 노조지부장으로서 책임지고 약속한다. 나를 믿고 ‘쏘렌토R’를 많이 사랑해주고 적극 홍보해 달라”고 호소했다.<사진> 공교롭게 당시의 노조위원장도 김종석씨였다. 김위원장은 모하비 신차발표때에도 나서서 비슷한 발언을 했었다.

신차발표회나 모터쇼 현장에서 만나는 노조위원장은 신선했다. 2009년 이후 그런 모습은 사라졌다. 2014년 부산모터쇼에서 다시 만난 노조 위원장은 그래서 더 반가웠다. 싸우는 모습보다 힘을 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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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