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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마술,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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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리터 엔진 하나로 디젤과 가솔린을 커버한다. 181마력부터 고성능 306마력까지 커버하는 것도 기본은 2.0 엔진이다. 그동안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던 볼보가 2.0 엔진의 마술을 선보였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핵심 직렬 4기통 2.0 엔진을 기본으로       화려한 엔진 라인업을 펼쳐 보이고 있다. 하나의 엔진 블록으로 디젤과 가솔린 3개의 엔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관심사중 하나는 플랫폼 공용화다. 플랫폼 하나로 다양한 차종을 커버하는 것.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 관리 면에서 자원의 집중과 효율을 달성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볼보를 이를 다시 엔진에 적용했다. 엔진의 플랫폼을 단순화하는 대신 기본 엔진으로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 심지어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까지 같은 엔진으로 만들어 냈다. 기본은 직렬 4기통 2.0 엔진이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이 단일 규격의 엔진에서 만들어졌다. 45kg을 줄였고 연비는 35%를 개선했다. 하이브리드에도 대응하는 마법 같은 엔진을 만들어 냈다.

드라이브 E로 명명된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새 모델들을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시승했다. 기자가 타본 차들은 S80 디젤, S60 가솔린, 그리고 XC70 디젤 세 차종. 각 차량의 상품성은 차후에 다루기로 하고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시승기를 정리한다.

새로운 파워 트레인의 출현은 기존 파워트레인의 퇴역을 의미한다. 볼보가 자랑하던 5기통 엔진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의미다. 또한 중국 자본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볼보가 전혀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새 역사를 시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볼보의 주력 세단 S80 D4를 시승했다. 엔진은 정숙했다. 최근의 디젤엔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볼보의 새 디젤 엔진은 확실히 조용했다. XC70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8단변속기와 맞물려 만들어지는 181마력의 힘은 충분했고 여유가 있었다. 초반 가속은 물론 극한을 넘나드는 고속에서도 안정적으로 힘을 뽑아냈다.

다이내믹함을 강조하는 빨간 바탕의 계기판은 드라이버의 감성을 자극했다. D4 엔진은 S80, S60, V60, XC60, XC70에 적용된다.

엔진 자체의 안정감 못지않게 인상적인 것은 새로 도입한 8단 자동변속기. 아이신이 제공하는 새 변속기는 모든 속도에서 엔진의 안정된 반응을 끌어냈다. 변속쇼크는 느끼기 힘들었다. 고속에서도 rpm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엔진이 힘들어하지 않는다.
8단 기어박스는 포르쉐 등 고성능 스포츠카에 적용되는 론치콘트롤에도 대응한다. 최적의 구동력을 확보해 최고의 가속력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D4 엔진에는 커먼레일과 터보자처가 적용됐다. 각 인젝터마다 인텔리전트칩을 집어넣어 연료분사 압력과 연료량을 모니터링하고 정밀제어한다. 볼보가 말하는 ‘I 아트’다. 각 실린더마다 자리한 칩을 통해 각 실린더의 연료량을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 연료분사압력은 2,500바로 1행정에 최대 9번까지 연료를 나눠 분사할 수 있다. 그만큼 폭발압력을 분산시켜 소음과 진동이 크기 않고 완전연소에 가깝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S80과 XC70에서 느낀 D4 엔진은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앞서 얘기했듯이 상품성에 대한 평가는 유예하기로 한다.

S60에서 만난 T5 엔진은 팽팽한 탄력이 살아있었다. 주행 영역에서 순간적으로 뽑아내는 힘, 즉 가속력이 인상적이었다. 245마력의 T5 엔진은 S80과 S60에 적용된다. 조금 과하게 엔진에 스트레스를 가해도 여유 있게 받아 줬다. 엔진 사운드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다. 귀를 자극하는 소리가 아니라 달리고 있음을 소곤대는 수준이다. 가솔린 엔진에서도 8단 변속기의 안정감은 빛을 발했다.
가솔린 엔진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같이 적용됐다. 수퍼차저는 3,500rpm 미만의 중저속 구간에서 기계적으로 연결해 빠른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 이상의 엔진회전구간은 터보차저의 영역이다. 같은 엔진으로 볼보는 300마력 이상의 성능을 뽑아낸다. 아직 국내 도입 이전인 306마력의 T6 엔진이 그렇다.

볼보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크기를 줄였을 뿐 아니라 터보, 수퍼차저 등을 적용해 주어진 조건에서 최고의 파워를 끌어내고 있다. 볼보가 주목한 것은 공기다. 공기를 최대한 엔진에 불어넣음으로써 출력을 최고로 끌어낸다는 것. 기통수나 배기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단점이라기보다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디젤과 가솔린이 하나의 엔진 블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디젤엔진을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가솔린보다 압출비가 높은 디젤엔진이 훨씬 더 강한 엔진블록을 필요로 하는 게 지금까지의 상식이다. 이를 근거로 추론해본다면 가솔린 엔진과 같은 엔진블록을 사용하는 디젤엔진의 내구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물론 반대로 얘기하면 디젤엔진과 같은 블록을 사용하는 가솔린 엔진의 내구성은 크게 의심하지 않아도 되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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