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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가 최초의 자동차 만들었다고? 뻥이요!

페이턴트모터바겐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아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벤츠 1호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기증했다. 오리지널 모델을 그대로 복사한 ‘레플리카’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1886년 벤츠의 창립자인 칼 벤츠가 처음 만들어 특허를 받은 자동차로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차다. 그 이전에 가솔린 엔진을 얹은 차는 없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이 차를 “세계 최초의 자동차”라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자동차는 없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벤츠가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처음 발명하기 이전에도 ‘자동차’는 있었다. 증기자동차다.

자동차의 역사는 1770년 프랑스의 조셉 퀴뇨가 만든 증기자동차에서부터 시작된다. 증기기관을 이용해 움직이는 자동차다. 물론 속도도 느리고 증기기관이 커서 불편하고 사고의 위험도 커서 지금의 개념으로 자동차라고 부르기에는 힘든 면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자동차’ 였다는 사실이다. 퀴뇨의 증기차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궤도를 벗어나 동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즉 ‘자동차’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퀴뇨의 증기차를 최초의 자동차로 불러야 하는 이유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등장했던 1886년 이전에도 많은 자동차들이 존재했다. 이보다 20년이나 앞선 1865년 영국에서 시행된 ‘적기조례’가 증거다. 적기조례는 최초의 자동차산업 규제법이었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위기에 몰린 마차사업자들을 위해 자동차의 속도를 시내에서 시속 3km 이내로 하고 차 앞에서 조수가 빨간색 깃발을 들고 뛰어가야 한다는 등의 규제를 담고 있었다. 벤츠 1호차가 나오기 이전에 이미 많은 자동차들이 거리를 달리고 있었음은 물론 이들을 규제하는 법까지 만들어 졌다는 것은 벤츠 1호차가 ‘최초의 자동차’일 수 없음을 말해주는 명백한 증거다.

그런데 왜 벤츠는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최초의 자동차’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기업커뮤니케이션 담당인 예성희 이사는 “내연기관, 즉 모터(엔진)를 가진 자동차라는 점에서 세계 최초의 자동차”라고 말했다.  벤츠보다 먼저 존재했던 자동차들은 내연기관이 없으니까 자동차가 아니라는 논리다. 그들만의 주장일 뿐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벤츠 1호차가 최초의 자동차라는 말은 뻥이다. 벤츠 1호차는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가 맞는 말이다. 최초의 자동차는 1770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증기자동차다. 벤츠 1호차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도 이미 많은 자동차들이 있었음을 적기조례가 말하고 있다.

DDP에 전시된 벤츠 1호차에 ‘세계 최초의 자동차’라는 문구는 빼야 한다. 지적했으니 서울시가 정확한 설명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벤츠 1호차 페이턴트모터바겐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아니다.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자동차다. 최초의 자동차는 1770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증기자동차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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